“軍인권 중요하지만 戰力 훼손하는 마구잡이 처방은 곤란”
"최근 일련의 군 기강 사건은 성장통의 하나라고 봅니다. 이를 계기로 장비와 의식이 모두 선진화돼 명실상부한 강군(强軍)으로 도약해야 할 것입니다."
10월1일 '국군의 날'을 앞두고, 국내 최대 예비역 단체인 재향군인회를 이끌고 있는 박세환(75·ROTC 1기) 향군회장을 29일 서울 성동구 집무실에서 만났다. 박 회장은 28사단 윤 일병 폭행 사망 사건 등과 관련, "군 선배의 한 사람으로서 국민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창군 후 66년 동안 우리 군은 쓰레기장에서 장미꽃을 피우는 기적을 일구었지만 장비 현대화에 치중한 나머지 군대 문화 선진화는 다소 뒷전으로 밀어 놓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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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제2의 윤 일병 사건을 근본적으로 막으려면 무엇보다 장병들의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며 "(부대 운용의 중추인) 대대장 교육을 활성화하는 등 장병 정신교육에 관련된 조직과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박 회장은 "하지만 사고 예방에만 치중한 나머지 군이 전쟁을 수행해야 하는 조직이란 사실을 간과한 채 전투력을 훼손하는 처방을 마구잡이로 내놓은 것도 큰 문제"라며 "육군참모총장을 물러나게 한 것이나 일반 부대 상시 면회가 그런 사례"라고 했다.
박 회장은 2009년 9월 33대 향군회장으로 취임한 뒤 34대 회장을 연임, 내년 4월 퇴임을 앞두고 있다. 그는 "재임 5년 동안 한미연합사 해체(전작권 전환) 반대 1000만명 서명운동 등을 통해 전작권(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재연기를 이뤄내고, 파산할 뻔했던 향군의 재정 위기를 극복한 것을 보람 있게 생각한다"고 했다.
박 회장은 특히 2009년 11월 방미 중 친한파 다선 찰스 랭걸 의원이 '정말 1000만명 서명운동을 했느냐'고 묻던 일이 인상적이었다고 한다. 그는 "전작권 문제는 자존심 문제가 아니라 생존 문제"라며 "다음 달 열릴 한·미 국방장관 회담 때 전작권 전환 시기를 못박지 말고, 북한이 핵을 포기하거나 우리가 북핵 대응 능력을 완벽하게 갖추는 등 조건이 충족됐을 때 전환하는 것으로 명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우리 사회의 각종 갈등이 커지고 있는 것에 대해 "역전의 용사들이 목숨을 내던지며 지켜온 대한민국이 극단적 소수 세력에 결딴나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며 "공자가 '君君 臣臣 父父 子子(군군 신신 부부 자자)'라고 강조했듯이 각자 자기 위치에서 역할을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세환 재향군인회장
* 출처 : 조선일보 9월 30일자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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