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나라가 이 꼴이 되었나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이사장으로 취임한 여자가 입이 걸어서 막말을 잘 하고 욕을 잘한다고 해서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더욱이 그 이사장이 영어나 불어나 중국어로 떠드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나라 망신을 시킬 일은 없다고 여겨집니다.
그러나 이 사람이 지휘자인 정명훈 감독을 헐뜯기 시작하면 이것은 국가적으로 큰 손실을 면치 못하게 되는 불상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것은 마치 유엔의 사무총장으로 일하는 반기문이 비행이 있다고 충주사람들이 유엔본부 앞에서 시위를 하는 것과 비슷한 추태입니다. 오늘의 정명훈은 조국을 빛내는 세계적 지휘자이기 때문에, 만에 하나 그에게 무슨 ‘비행’이 있었다 하더라도 소문 내지 않고 그 ‘비행’을 척결할 필요가 있다고 믿습니다.
오늘 우리는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을 계기로 대통령의 인사행정의 난맥상을 여실히 들여다보며, 개탄을 금치 못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소통’에 문제가 있다는 말이 나온 지는 오래됩니다. 그뿐 아니라 그가 요직에 임명하려는 일꾼들의 전력이 검증이 제대로 돼 있지 않아서 자진사퇴가 불가피했던 경우가 비일비재였습니다.
그런데 오늘 청와대의 명운이 걸린 이 중대한 사건 때문에 도마 위에 오른 전‧현직 장관과 비서관들의 작태는 시중의 칼잡이‧폭력배를 무색케 합니다. 무슨 억울한 일이 있었다 하여도 조직폭력의 부하는 두목에게 반기를 들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 조직은 무서운 힘을 갖게 되는 겁니다. 오늘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비리’ 때문에 법정에 드나드는 고위 공직자들이 모두 저 살겠다고 (그렇게 한다고 살게 되는 것도 아니련만) 대통령을 향해 칼을 뽑아드는 것을 절대로 용납 못할 패륜입니다.
이런 패륜아들을 주변에 끌어 모아 측근을 형성한 대통령도 그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김동길(www.kimdonggill.com) ‘자유의 파수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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