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시장’을 통해 본 민간인 보호의 중요성
영화 ‘국제시장’은 한 가정의 가장을 중심으로 6·25전쟁 이후 한국 근현대사의 주요 사건을 겪으며 가족을 위해 희생해온 한 남성의 칠십 평생을 그린 것이다.
영화 도입 부분에서 전개된 흥남철수가 한 가족 비극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즉 철수를 위해 유엔군 배를 타는 과정에서 어린 덕수의 등에 업혀 있던 동생 막순이가 배 아래로 떨어지고 막순이를 구하기 위해 아버지는 배에서 내리게 된다. 결국 덕수 가족은 생이별을 하게 되고 어린 덕수는 동생을 잃었다는 죄책감과 한 가정의 가장이라는 평생의 멍에를 지게 된다. 이를 시발점으로 해 어린 덕수가 한국의 현대사와 함께 파독 광부, 베트남전 파병, 이산가족의 아픔 등 파란의 가족사를 겪는 과정을 그린 것이 이 영화의 줄거리다.
그러나 이 영화는 우리 군이 항상 기억하고 명심해야 할 부분에 대해 경종을 울린다는 측면에서 그 의미를 되새기고자 한다. 덕수 가족의 흥남철수 과정에서 당시 이를 담당했던 유엔군이 ‘POC’(Protection of Civiliansㆍ민간인 보호)의 중요성을 인식했더라면 이들 가족의 불행은 막을 수 있었다고 본다. 민간인 고문관이 피란민을 배에 태우기 위해 유엔군사령관과 선장을 설득하고, 그 결과 적재됐던 무기를 내리고 피란민이 배에 승선하는 과정은 전쟁 그 이상의 전투였다.
‘POC’는 1990년대 이후 분쟁을 겪은 국가를 중심으로 무고한 시민이 폭력 및 분쟁의 희생양이 되면서 유엔을 통해 그 중요성이 강조됐다. 유엔은 1999년 최초로 UNAMSIL(시에라리온 유엔임무단)을 통해 ‘민간인 보호’를 유엔 임무단의 위임명령으로 부여한 이후 아프가니스탄(UNAMA), 콩고(MINUSCO), 남수단(UNMISS), 중앙아프리카(MINUSCA), 말리(MINUSMA) 임무단의 주요 임무가 됐다. 즉 ‘POC’가 최근 설립된 유엔평화유지임무단의 가장 중요한 임무가 된 것이다.
이러한 임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유엔은 안전보장이사회, 평화유지활동을 담당하는 평화유지활동국(DPKO), 평화유지활동에 병력을 제공하는 병력공여국, 마지막으로 평화유지활동을 담당하는 평화유지요원 간 POC의 중요성 및 임무수행을 위한 각자의 역할 등에 관한 지속적인 교류와 피드백을 실시하고 있다.
영화 ‘국제시장’의 흥남철수에서 보여진 바와 같이 ‘POC’는 전쟁이라고 하는 불확실하고 복잡할 뿐만 아니라 나에게 주어진 가용자원도 충분하지 않은 비현실적인 기대하에서도 반드시 군인·지휘관·부대·국가지도자가 항상 고뇌해야 할 부분이다. 우리는 6·25전쟁을 겪은 국가로서 전쟁의 고통을 알기에 그 어떤 나라보다도 세계 평화유지활동에 모범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제 파병임무뿐 아니라 전군이 전·평시를 막론하고 작전계획을 수립하거나 훈련할 때에도 전술적·작전적·전략적 차원에서 POC를 고려한 훈련과 계획이 준비돼야 한다.
박순향 (국방대학교 PKO센터 전문교수)
* 국방일보 1월 16일 17면 ‘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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