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새 ‘국가안보전략’ 보고서가 우리 안보에 미치는 영향
미국 오바마 행정부가 새롭게 작성한 ‘국가안보전략(NSS)’ 보고서를 지난 6일 의회에 제출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후 15개월 만인 2010년 5월 보고서를 내놓은 지 5년 만이다.
이번 보고서는 오바마 행정부 출범 초기 이후 달라진 안보환경을 반영한 ‘오바마판 국가안보전략 2.0’으로 볼 수 있다. 국제사회의 최대 위협으로 부상한 폭력적 극단주의 세력인 ‘이슬람 국가(IS)’ 격퇴와 오바마 대외정책의 핵심인 ‘아시아 재균형’ 전략이 명시된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패권 확장 드라이브가 국가안보의 직접적 위협으로 적시됐고, 사이버 안보와 기후변화 대응, 전염병 퇴치가 미국 안보전략의 새로운 골간을 형성했다.
보고서에서 우리 안보와 관련한 분야는 다음과 같다.
① 과도한 군사개입 자제
이번 보고서에서는 해외 군사개입에 소극적이고 새로운 모험을 회피하는 오바마 대통령의 신(新)고립주의 색채가 오히려 강해졌다는 평가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대외적 현안에 대해 과도한 개입을 자제하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전략적 인내’ 기조는 통상 대북(對北)정책을 상징하는 비공식 용어이나 대외개입 정책 전반에 걸쳐 이 같은 표현을 쓴 것은 전례가 없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보고서 서문에서 “우리가 당면한 도전과제들은 전략적 인내와 끈기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국익을 보호하고 동맹과 우방에 대한 안보공약을 지켜야 하지만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할 때 과도한 개입(over-reach)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② ‘아시아 재균형’ 전략 명시
오바마 집권 2기의 간판 외교정책인 ‘아시아 재균형’ 전략을 재천명한 것이 주목된다. 이라크와 아프간에 쏠려있는 경제·군사·외교적 자원을 아시아로 이동하는 구상을 이번 보고서에 명시한 것이다.
보고서가 ▲ 한국·일본·필리핀·태국 등 조약동맹들과의 안보협력을 심화하고 ▲ 베트남·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중국과 해양분쟁을 벌이는 동남아 국가들을 지원하며 ▲ 아세안과 동아시아 정상회의, APEC 등 역내 다자주의 틀에 대한 개입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
보고서는 일단 중국과의 관계를 ‘협력과 경쟁’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이 전략의 기저(基底)에는 부상하는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핵심 전략이 깔려있다. 그리고 보고서는 ▲ 해양안보 ▲ 무역 ▲ 인권 분야에서 국제적 기준과 규범을 준수할 것을 촉구하고 중국군의 현대화와 세력 확장을 긴밀히 감시하겠다고 못 박았다.
③ 북한 도발은 심각한 위협이나 북핵은 원론적 언급
보고서는 북한의 경우 5년 전 ‘고립이냐, 대화냐’의 양자택일을 압박하던 기조와는 달리 북한발 위협의 심각성과 비핵화를 원칙적으로 강조하는 수준에 그쳤다. 보고서에는 북한이라는 단어가 세 차례 나온다. 모두 북한의 도발과 위협이 심각한 위기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차원에서 언급됐다.
보고서는 ▲ 북한의 도발과 동·남중국해의 영유권 분쟁이 긴장 고조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 아시아 역내에서 해양영유권 분쟁과 북한의 도발이 긴장 고조와 충돌로 이어질 위험이 있고 ▲ 한반도(북한)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공약은 북한의 무기개발과 확산에 따른 심각한 위험에 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언급은 5년 전 보고서에 비해 북한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 보려는 정책적 의지가 약해 보인다는 평가를 받는다. 남은 2년간의 오바마 대외정책 리스트에 북한과 한반도 현안이 계속 ‘후순위’로 밀려나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④ ‘사이버’ 안보에 대한 강조
최근 소니 픽처스 해킹사건 이후 주목받는 사이버 안보가 새로운 국가안보의 키워드로 떠올랐다. 보고서는 “국가의 번영과 안보는 개방적이고 상호 호환적이며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인터넷”이라며 “우리의 컴퓨터 네트워크 인프라가 사악한 정부와 범죄 행위자, 개인들에 의해 타깃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사이버전 위협을 염두에 둔 조치다.
그리고 특히 사이버 안보분야를 거론하며 “중국 정부 또는 민간기업에 의한 영업비밀 절도에 맞서 우리의 기업과 네트워크를 보호하기 위한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상을 평가할 때 우리 안보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군사개입 자제가 다소 걱정되긴 하다. 그러나 작년 10월 SCM에서 ‘전작권 전환(한미연합사 해체)’의 재(再)연기, 한미연합사와 美210여단의 현 위치 잔류가 합의되었기 때문에 북한 무력도발에 미국의 즉각적인 참전이 가능하다.
다만 주한미군 방어에 핵심적인 사드(전구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국배치가 우리의 반대로 무산될 경우 주한미군의 철수를 우려해야 할 수도 있다.
주한미군에 가해지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은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그래서 미국은 우리의 사드배치 반대를 ‘한미동맹의 약화-한국의 중국으로 경사’로 오해할 수 있다. 이로 인해 북한 위협에 대응하는 미사일방어망이 일본에 중점 배치될 경우 한미동맹의 약화가 불가피하다.
그러면 미국의 ‘아시아중시전략’은 한미동맹-미일동맹에서 미-일-호주 동맹으로 무게가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의 당사자는 한국이다. ‘북한 비핵화’를 위해 우리 정부가 전면에 나서야 한다. 정부의 올바른 판단을 기대한다.(Konas)
김성만 예비역해군중장(재향군인회 자문위원, 前 해군작전사령관)









![[안보칼럼] 강한 국군이 곧 평화의 조건이다](/img_data/article/260930/260930_63035.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