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이 “대화에 소극적인 배경”은 南이 ‘적극적’이기 때문
박근혜 대통령은 올 1월 19일 청와대에서 열린 안보분야 업무보고에서 남북대화 교착(膠着)상태의 원인에 관해 질문했다. “북한이 대화 수용에 소극적인 배경은 무엇입니까”라고 물었다. 하지만 그 자리에 배석했던 안보분야 참모들은 박 대통령의 질문에 답변하지 못했다.
박 대통령의 질의에 대한 정답은 복잡하지 않다. 북한이 대화에 소극적인 배경은 남한이 대화하자며 북한에 적극적으로 덤벼든 탓이다. 북한은 대화할 생각도 없는데 남한 정부나 민간단체들이 대화하자며 계속 북측에 졸라대다시피 했다. 여기에 북한은 남한이 그토록 대화하고 싶으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지불해야 한다며 느긋이 버티게 된 것이다. 북한이 대화에 소극적인 이유이다.
부동산 거래에서 건물주는 팔 생각이 없는데 매입 희망자가 자꾸 팔라고 졸라대면 건물주는 소극적으로 응하며 값을 올리게 마련이다. 부동산거래 법칙이다. 북한이 남북대화에 “소극적으로 나오는 배경”도 바로 부동산 거래 법칙과 같다. 정치·경제적으로 대가를 더 많이 얻어내기 위한 전술이다.
북한은 2000년 김대중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대가로 5억 달러를 회담 前 선불(先拂)로 뜯어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정상회담에 관심이 전혀 없었는데도 갑자기 김 대통령이 만나자며 서둘자 김은 자기 몸값을 한껏 부풀려 받아 냈다.
김정일은 5억 달러 외에도 김 대통령이 북한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을 인정토록 했고 비전향장기수들을 북송토록 하는 등 남한 적화의 토대를 닦아갔다. 김정일은 노무현 대통령도 정상회담에 매달린다는 허점을 파고들어 정상회담 대가로 천문학적인 북한 사회간접자본시설 건설 약속을 받아냈다.
그밖에도 북한은 여러 형태의 문화·스포츠·예술 교류 등의 대가로 남한으로 부터 엄청난 달러를 챙겨갔다. 북한은 남한이 이산가족 상봉을 위해 서둔다는 점도 이용해 쌀과 비료를 대가로 받아 냈다.
김정일은 이명박 대통령에게도 정상회담에 적극적이란 약점을 파고들었다. 이 대통령의 회고록에 따르면, 남북정상회담이 물밑 접촉을 통해 ‘9부 능선을 넘어설 정도로 진전이 됐지만, 북한이 5억 달러 선(先)지원 등 과도한 경제적 반대급부를 요구해 성사되지 못했다.’고 했다.
김정일은 김대중 대통령에게서 정상회담 대가로 5억 달러를 先 지급으로 받아냈던 방식 그대로 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조건에도 先 지급을 내걸었던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에게도 정상회담 대가로 그와 유사한 先 지급 조건이 따를 것으로 추측키 어렵지 않다.
북한은 5.24 대북 제재조치도 대화를 미끼로 해제시키려 하고 있다. 북한은 기회 있을 때 마다 남한이 대화하려 한다면 5.24 제재를 먼저 풀라고 압박해왔다. 지난 1월 23일에도 북한의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5.24 제재조치를 그대로 두고서는 “그 어떤 대화나 접촉, 교류도 할 수 없다.”고 했다.
북한이 대화에 응하는 것이 남한에 크나 큰 시혜나 베푸는 것처럼 여기는 데는 필시 까닭이 있다. 북한은 대화에 응해주면 남북한 간에 화해분위기가 조성돼 남한 정권에 도움을 준다고 판단한다. 그래서 북한은 대화에 응해주는 것이 남한 정권에 대단한 시혜나 베푸는 것처럼 여기게 된 것이다.
실상 남북한이 긴장관계로 치닫게 되면 남한 주민들은 전쟁재발 불안감에 휩싸이게 된다. 전쟁불안감은 집권당의 표를 깎아내리고 해외자본 유치에도 불리하다. 야당과 좌편향 세력은 전쟁불안감에 편승해 북한에 퍼주며 비위 맞춰 주라고 아우성친다. 여기에 친북적인 지도자는 대북 퍼주기와 비위 맞추기를 “평화보장 보험”이라며 종북정책으로 나선다.
그런가하면 등뼈없고 기회주의적인 지도자는 정상회담 분위기 조성을 위해 북한의 고약한 버릇을 고쳐주지 못한 채 대북 유화책으로 돌아선다. 대한민국 자유민주 체제가 안고 있는 구조적 취약점이다.
그러나 김대중·노무현의 햇볕정책 결과가 입증해 주었듯이 대화에 관심이 없는 북한에 아무리 퍼준다 해도 남북 간의 진정한 평화와 협력은 보장되지 않는다. 도리어 북한에 의해 남한 적화의 길만 열어 줄 따름이다. 그래서 김·노 두 정권 시절 수많은 국민들은 그들의 대북 퍼주기와 비위맞춰주기로 대한민국이 “빨갱이 나라”된다며 절규해야 했다.
박근혜 정부는 북한에 정상회담을 비롯해 남북대화를 구걸하지 말고 의연하게 대처해야 한다. 북한이 대화의 필요성을 절감할 때까지 정부는 국방을 든든히 다져가며 기다려야한다. 그렇지 않고 정부가 북한의 군사도발 협박에 겁먹거나 정상회담을 위해 지난 날 처럼 북한에 퍼주거나 비위맞춰준다면 우리의 자유체제는 내파(內破)위기로 빠질 수 있다.
대한민국의 평화와 번영은 김정은 북한 로동당 제1서기 같이 광기서린 독재자로 부터 돈 주고 살수 없다. 김에게 대화하자며 졸라댄다고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김정은이 변할 때 까지 우월한 군사력과 물샐 틈 없는 안보 대응태세를 갖춰야 한다. 이것만이 이 땅의 평화와 번영을 보장할 수 있다. 이스라엘처럼 말이다.(Konas)
정용석 (단국대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 / 前 남북적십자회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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