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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고위급 협상 타결에 대한 분석

Written by. 김성만   입력 : 2015-08-25 오전 10: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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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의 지뢰공격과 서부전선 포격 도발로 촉발된 남북한 군사적 대치를 풀기 위해 판문점 ‘무박 4일’ 43시간 가까이 마라톤협상을 벌인 남북 고위급 대표단이 25일 00시55분 ‘공동보도문’에 전격 합의했다.

 공동보도문은 6개 항목으로 다음과 같다.

 1. 남과 북은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당국회담을 서울 또는 평양에서 빠른 시일 내에 개최하며 앞으로 여러 분야의 대화와 협상을 진행해 나가기로 했다.

 2. 북측은 최근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 남측지역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로 남측 군인들이 부상을 당한 것에 대하여 유감을 표명하였다.

 3. 남측은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모든 확성기 방송을 8월 25일 12시부터 중단하기로 하였다.

 4. 북측은 준전시 상태를 해제하기로 하였다.

 5. 남과 북은 올해 추석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을 진행하고 이를 위한 적십자 실무접촉을 9월초에 갖기로 했다.

 6. 남과 북은 다양한 분야에서 민간교류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우리 정부의 평가

  우리 측 수석대표로 협상을 했던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25일 청와대로 돌아와 가진 브리핑에서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을 통해 도발행위에 대한 재발방지와 남북관계 발전의 계기를 마련해 매우 다행스럽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이 같이 말한 뒤 “쌍방의 합의사항을 성실히 이행하고 대화와 협력을 통해 신뢰를 형성함으로써 새로운 남북 관계를 만들어나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이어 “이번 회담에서 북한이 지뢰도발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방지와 긴장 완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번 합의는 북한이 위기를 조성하면서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을 요구한데 대해 정부가 이를 거부하고 일관된 원칙을 갖고 협상한 결과”라며 “그동안 북한은 우리 국민에게 불안과 위기를 조성하고 양보를 받아내 왔는데, 우리 정부에서는 그것이 절대로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북한도 확인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긴장된 상황 속에서 생활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정부를 신뢰하고 협조해준 접경지역 주민을 비롯한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기자회견에서 ‘협상이 늦어지게 된 이유’에 대해 “근본적으로 금번에 발생한 지뢰 도발 등 일련의 사건에 대해서 우리는 북한이 주체가 되는 사과를 받아내고, 또 재발 방지 약속을 받아내야 했다. 그런 과정에서 협상이 대단히 길어졌고,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는 관계로 시간이 좀 오래 걸렸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재발 방지를 끈질기게 요청한 이유는 재발 방지가 되지 않으면 이러한 도발 사례가 또 생기고, 국민의 안정과 안보 불안이 되는 도발의 악순환을 끊을 수 없기 때문에 재발 방지약속을 요구했던 것이다”라고 답변했다.

 그리고 김 실장은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이라는 표현에 재발 방지의 의미가 포괄적으로 들어가는 것”이라고 했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확성기 방송 중단의 대가로 도발에 대한 재발 방지 약속을 한 셈으로 봐도 될 것”이라며 “만약 다시 도발이 일어날 경우 우리는 지체 없이 확성기 방송으로 먼저 대응하며 추가적인 대처를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분 석

  추석 이산가족상봉을 하기로 한 것 외에는 성과가 없는 것 같다. 정부 평가와는 달리 합의문에 다음과 같은 문제가 있다.

 첫째, 북한으로부터 무력 도발에 대한 사과, 재발방지를 약속받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은 24일 현재 진행 중인 고위급 접촉과 관련, “이번 회담의 성격은 무엇보다 현 사태를 야기한 북한의 지뢰도발을 비롯한 도발행위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가 가장 중요한 사안”이라며 “매번 반복돼온 도발과 불안 상황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북한의) 확실한 사과와 재발방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런데 합의문 2항에는 도발주체가 없는 유감표명이라 ‘사고를 당한 친구 아들을 병문안하면서 말하는 일반적인 위로의 말’과 다를 바 없다.

 과거 우리 정부는 북한이 도발했음을 명시한 사과를 받아냈다.

 ① 청와대 무장공비 침투도발(1968년 1·21 사태) : 북한 김일성은 1972년 5월4일 당시 방북한 이후락 중앙정보부장과의 면담에서 “그것은 대단히 미안한 사건이었으며 우리 내부에서 생긴 좌익맹동분자들이 한 짓이지 결코 내 의사나 당의 의사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북한 김정일은 2002년 5월13일 당시 한국미래연합 대표 자격으로 방북한 박근혜 의원에게 “극단주의자들이 일을 잘못 저지른 것이다. 미안한 마음이다. 그때 그 일을 저지른 사람들이 응분의 벌을 받았다”고 재차 유감을 표명했다.

 ② 북한잠수함 강릉해안 침투사건(1996.9.18) : 북한은 같은 해 12월29일 중앙통신과 평양방송을 통해 “막심한 인명피해를 초래한 남조선 강릉해상에서의 잠수함 사건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시한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그러한 사건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며, 조선반도에서의 공고한 평화와 안정을 위하여 함께 힘쓸 것”이라고 사과성명을 발표했다.

 ③ 제2연평해전 도발(2002.6.29) : 북한은 도발 다음 날 우리 측에 보낸 전통문에서 “이 사건은 계획적이거나 고의성을 띤 것이 아니라 순전히 아랫사람들끼리 우발적으로 발생시킨 사고였음이 확인되었다. 이에 대하여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다시는 이런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자”고 적시했다.

 그리고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2013년~2014년의 무인정찰기 영공침투, 2015년 8월의 서부전선 포격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 이는 북한에게 과거 도발에 대해서는 면죄부를 준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없지 않다.

 둘째, 대북 5·24조치가 무력화 될 소지가 있다.

 합의문 3항과 6항에서 ‘대북확성기 방송을 중단하고, 민간교류를 활성화하기’로 한 것은 천안함 폭침(2010.3.26)에 대한 2010년 5월24일의 대북 5·24조치에 반하는 내용이다.

 우리 국방부장관은 당시 북한이 천안함 폭침에 대해 ‘사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 대북심리전(확성기, 전광판, 전단 등)을 재개하기로 했다. 그래서 아직까지 북한의 사과 한줄 없는 상황에서 확성기 중단은 5·24조치에 대한 위반이다.

 그리고 민간교류의 활성화는 5·24조치의 ‘△ 남북 간 일반교역은 물론 위탁가공교역을 위한 모든 물품의 반·출입 금지 △ 개성공단과 금강산지구를 제외한 북한지역에 대한 우리 국민의 방북 불허 및 북한주민과의 접촉 제한 △ 북한에 대한 신규투자 불허,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의 투자확대도 금지, 개성공단의 생산 활동은 지속되도록 하되 체류인원은 축소 운영 △ 대북(對北) 지원 사업은 원칙적으로 보류, 다만 영유아 등 취약계층에 대한 순수 인도적 지원은 유지’를 위반할 수 있다.

 이상과 같이 이번 협상 타결은 일면 성과가 있는 것으로 보이나, 과거 북한 도발과 연관하여 자세히 분석하면 북한 김정은 정권의 ‘준전시상태 선포, 휴전선 지역 포병전력 2배 증강, 잠수함 50여척 출항, 공기부양정 20여척 전진배치, 북한지역 전쟁분위기 조성 등’의 협박에 굴복하여 졸속으로 처리한 합의란 비난을 면키 어렵다.

 이른 시기에 후속 회담을 통해 잘못된 것을 바로 잡기를 바란다. (Konas)

김성만 (예, 해군중장. 재향군인회 자문위원 / 前 해군작전사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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