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잠깐인 것을
지극히 짧은 시간을 ‘잠깐’이라고 합니다. 일순간(一瞬間)이라는 말은 눈 한번 깜박할 사이를 뜻합니다. 불교에서 잘 쓰이는 말에는 영겁(永劫)도 있지만 찰나(刹那)도 있습니다. ‘찰나주의’라고 하면 “과거나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 다만 현재의 이 순간에 충실하되 쾌락을 추구하며 멋지게 살자”는 뜻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오래 전에 ‘꽝’하는 소리와 함께 지구를 포함한 태양계가 형성된 것이 50억 년 전은 될 것이라는 ‘정보’를 나는 책을 통해 터득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긴 시간에 대한 이해가 있을 리 없습니다. ‘역사 5천년’이니, ‘새 천년’이니 하는 말을 자주 쓰긴 하지만 그 뜻을 제대로 알고 쓰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고백합니다. 나는 ‘시간’을 모릅니다.
사람이 사는 70년~80년의 세월은 50억년의 긴 세월과 감히 비교할 수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인생이란 일순간도 안 되는 것 아닙니까? 그 일순간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입니까? 가수도 배우도 무대에 서는 시간은 짧습니다. 대통령도 국무총리도 장관도 국회의장도 당 대표도 원대 대표도 모두 길어야 5년 아닙니까? 50억년에 비하면 ‘잠깐’입니다.
이것이 다 한가한 사람의 한가한 생각이라고 누가 비웃어도 나는 할 말이 없습니다. 그래도 나의 삶의 종점을 저만큼 바라보면서 하는 말이니 귀담아 들을 필요는 있다고 나는 믿습니다. 저마다 무대 위에 서겠다고, 한번 차지하고는 물러나지 않겠다고 아귀다툼을 벌이고 있으니 사람 사는 세상이 소란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욕심을 버리는 것이 오히려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 것입니다. 하루를 살아도 행복하게 살아야죠. 얼굴을 찡그리고 천 년 만 년을 살면 뭘 할 겁니까? 웃으세요. 사랑하세요.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잠깐’입니다.
김동길(www.kimdonggill.com) ‘자유의 파수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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