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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설을 믿는다

Written by. 김동길   입력 : 2016-03-07 오후 4: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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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류의 역사를 이해함에 있어 여러 가지 의견이나 주장이나 이론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 중의 하나가 ‘역경설’(逆境說, adversity theory)입니다. 문명이나 문화는 모두 역경의 산물이라는 것입니다.

 인류의 4대문명이 다 강변에서 생긴 까닭이 무엇입니까? Nile강변에서 이집트 문명이, Tigris-Euphrates 두 강변에서 Mesopotamia 문명이, 인더스 강 유역에서는 인도문명이, 그리고 황화 유역에서는 한국인이 익숙한 중국문명이 발상하였습니다.

 강은 우기(雨期)가 되면 범람하였기 때문에 농경사회에서는 물 관리가 인간의 생존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었으므로 둑을 쌓는 일, 운하를 파는 일, 절기를 헤아리는 일, 문자를 만들고 기록을 남기는 일이 필요하게 되었을 것이고, 노력동원(勞力動員)이 불가피했던 그 시대에는 강변의 정치는 전제주의(專制主義, Oriental despotism)가 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만일 인류의 조상인 Adam과 Eve가 에덴동산에서 의‧식‧주의 문제는 전혀 걱정하지 않고 계속 하나님의 뜻에 순종만 하였다면, 그리고 계속 그 낙원에 눌러 살았다면, 고생이야 없었겠지만 인류의 오늘의 문명은 생기지 않았을 것이니, 문명이 역경의 소산이라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한국의 오늘은 일제 36년의 시련과 6‧25전란이라는 역경의 산물입니다. 일 년 내내 여름처럼 덥고 산과 들에는 바나나와 야자수 열매가 늘 있는 하와이의 섬들에서는 새로운 문명이 태동하지 않고, Amazon강변과 밀림 속에서 이렇다 할 문명을 시대하기 어렵습니다. 일제의 혹독한 탄압이 없었다면 안중근, 이봉창, 윤봉길 같은 거물들이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고, 6‧25의 비극이 없었다면, 서울‧부산‧인천‧대구 같은 근대화된 도시는 생기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나는 걱정만 하고 앉았는 이 나라의 지도층 인사들에게, 경제공황의 위기에서 미국을 살린 32대 대통령 Franklin D. Roosevelt가 낙담하고 있는 국민을 향해 미소를 띤 얼굴로 던진 이 한 마디를 기억하라고 당부하는 바입니다. 그는 두려워할 것이 아무 것도 없다면서 “우리가 두려워할 것은 공포심 그것뿐이다”라고 하며 국민 전체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었습니다.

 “What we have to fear is fear itself”

 역경이 우리를 살리고 우리를 키운다는 사실을 잊지 맙시다.

김동길(www.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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