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6년 간의 임기를 마치는 마주르키 다루스만 유엔 북한 인권특별보고관이 “북한 인권 문제는 시스템의 문제”라며 북한 체제에 대해 지적했다.

 다루스만 보고관은 지난주 열린 유엔특별절차 운영위원회 참석차 제네바를 방문한 후 9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인권은 단순히 강제노동 등의 문제가 아니라 체제까지 포함하는 전 시스템의 문제라고 볼 수 있다”며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다루스만 보고관은 “김정은이 내부 결속과 체제 안정을 위해 핵실험을 하고 있지만, 북한 내부에서는 새로운 경제 체제의 등장 가능성이 엿보이는 등 변화가 있다”며 “주민들도 북한 경제가 매우 낙후돼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이 핵실험을 통해 체제를 유지하려는 시도가 오히려 대북제재 등 역효과를 불러오면서 인권 문제 해결을 어렵게 하는 등 핵 문제가 인권 문제까지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북한 인권 쟁점을 ICC에서까지 세부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인권 침해 정도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북한 인권은 진실 규명과 법적 메커니즘 모두 병행돼야 실현된다”고 설명했다.

 6년간 북한 인권 실태를 살펴본 다루스만 보고관은 “비슷한 내용의 결의안을 제출하기만 할 뿐 의미 없는 행위를 반복한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가장 힘들었다”고 임기를 돌아봤다.

 그는 이어 “실질적 변화를 끌어내기 위한 다른 접근 방식을 고려야 한다”며 북한 인권을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취약 집단에 대한 우선 지원을 제안했다. 그는 “여성, 어린이, 장애인, 노약자 등 취약 집단에 우선 접근해 북한 스스로 위협적이지 않다고 생각하도록 만들어 국제 사회와 신뢰를 쌓도록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다루스만 보고관은 후임 특별보고관의 역할에 대해 “인권 침해와 관련된 명확한 진상규명과 함께 북한 내에서 일어나는 경제적 변화 움직임을 중심으로 (북한 주민에 대한) 격려와 협력이 끊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유엔은 이달 13일 개막하는 제32차 인권이사회 회기 마지막 날인 다음달 1일 후임 특별보고관을 선출할 예정이다.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에서 활동했던 세르비아 출신 여성 인권운동가 소냐 비세르코, 데이비드 슬린 초대 주북한 영국대사, 인권단체 '휴먼라이트워치(HRW)'의 대변인을 지낸 헝가리 및 미국 국적의 리드 브로디 등 8명이 지원했다.(Konas)

코나스 강치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