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30일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 주변에서 미국 해군 구축함이 ‘항행의 자유’ 작전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남중국해는 중국.일본.동남아시아 국가 해군이 작전을 펼치는 전략적 요충지로 중국은 매 해역에 대한 영해권을 주장하고 있고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주변국이 반발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은 미군이 동맹국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지역을 포함, 전 세계 각지에서 작전을 수행해 왔고 이는 정치적 고려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견지함으로써 중국과 심각한 갈등이 점증되고 있다.

 특히 미국은 중국의 일대일로에 맞서 태평양에서 해양우세를 인도양까지 확장한다는 소위 ‘인도-태평양 전략’을 추진했고 그 일환으로 종전의 미 해군 ‘태평양사령부’ 명칭을 인도양까지 아우르는 ‘인도-태평양 사령부’로 개칭해 중국의 서방해양 진출에 대한 강한 압박의지를 보이고 있다.

 미국은 자국이 수행하고 있는 소위 ‘항행자유작전’은 전통 국제법과 유엔해양법협약에 근거한 합법적 통항의 자유를 행사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중국은 자국의 국내법과 해양 안보 등을 이유로 자국 영해 내 외국군함의 통항은 사전에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15일 국도호텔에서 열린 한국해로연구회-동아시아연구원 공동해양포럼에서 인하대 김현수 교수는 ‘항행의 자유작전에 관한 미국과 중국의 입장’을 주제로 발표하면서 “이 문제는 국제법과 국내법의 충돌, 관련법규의 해석, 국가간의 이해관계의 충돌, 국가 해양정책 시행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안보문제 등이 종합적으로 관련된 사안”이라며, “미국이 근거로 내세우는 국제법과 중국이 주장하는 국내법 준수 요구와의 충돌 문제로 귀결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교수는 “미중 양자간의 관계는 국가간의 관계이므로 국제법규가 적용돼야 한다”며 “양자간 이견이나 충돌이 발생할 경우 해당국가의 국내법이 아닌 관련 국제법이 우선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날 포럼에서 동덕여대 이동률 교수는 ‘중국의 해상 실크로드 전략’을 주제로 발표하면서 “‘일대일로’는 시진핑 정부가 핵심 국정과제의 하나로 제시한 ‘해양강국 건설’을 위해 구체화된 프로젝트의 일환이라 해석된다”며 “중국의 해양진출은 기존 해양패권국인 미국의 견제와 동남아 지역 불안정성 고조로 오히려 중국 부상의 주요장애가 될 수 있는 딜레마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중국은 해상 실크로드 사업을 통해 해상강국화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연선에 있는 동남아 국가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런데 동남아 국가들은 전통적으로 중국에 대한 위협인식을 내재하고 있는데다 해양 영유권 문제로 분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 입장에서는 어려운 외교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그 예로 “지난 3월 미국 글로벌 개발센터 보고서에 의하면 일대일로 프로젝트 지원을 받은 몇몇 국가들이 경제상황이 악화되고 있고 중국 국유기업이 참여한 인프라 건설사업이 재검토되거나 취소되는 사례가 있다”며 “해상실크로드 사업은 그 특성상 협력 대상 국가들의 정권교체나 내부 정치동향에 취약한 점 등이 중국이 의도하는 방향과 목표로 일방적으로 전개할 수만은 없는 사업적 특성을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교수는 “향후 해상 실크로드와 인도-태평양 구상간 경쟁이 심화된다면 미국과 중국은 협력 대상국을 상호 견인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장기적으로는 네트워크에 참여하고 구성하는 지역 국가들의 입지가 상대적으로 강화되는 역설이 발생할 가능성도 엿보인다”고 전망했다.(konas)

코나스 이숙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