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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 전 차관보, "미북협상 비관적…절차도 목표도 실종"

“미북 양측 발표에서 상호주의가 전혀 보이지 않아”
Written by. 이숙경   입력 : 2019-10-07 오후 1:5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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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이번 미북 실무협상에 대해 외교적 절차나 목표도 실종된 비관적 결과라고 말했다.

 미국의소리(VOA)방송에 따르면 6자회담 미국 수석대표를 지낸 힐 전 차관보는 6일(현지시간) VOA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번 실무협상은 협상의 기본 원칙조차 지켜지지 않은 회담이었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적 무능과 북한의 어리석은 전략이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 국무부는 이번 실무협상을 ‘좋은 논의’였다고 한 반면 북한은 ‘역겨운 회담’으로 일축한 것에 대해서 힐 전 차관보는 “협상에서 첫번째 해야 할 일은 협상을 마무리할 때 무엇을 발표할 것인지 파악하는 것으로 양측이 말을 맞추는 과정”이라며, “그런데 이번엔 양측이 각각 다른 회담에 참석한 것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즉 “무엇을 합의했고 무엇을 합의하지 못했는지에 대해서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고진전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걸 보여주는 신호여서 우려스럽다”며 “무엇인가로 향하는 절차조차 아니어서 더욱 비관적인 결과”라고 말했다.

 미국 측이 ‘창의적인 방안’과 ‘많은 새 계획’들을 협상장에 들고 들어갔다는 게 국무부 설명인데, 창의적이라고 부를 만한 방안들이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힐 전 차관보는 “추측하고 싶지는 않다”고 전제하고, “‘창의적’이라고 표현하면서 그게 무엇인지 설명하지 않는 건 좀 이상하다”며 “비밀리에 진행하는 건 이해하지만, 문제가 무엇인지, 어떤 가능성이 있는지 분명히 이해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진전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걸 보여주는 걱정스러운 징후”라며 “다만 ‘창의적인 방안’이라는 건 일부 제재를 일시 유예하는 방식이 아니었을까 싶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추측일 뿐이고, 너무 앞서가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또 앞서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가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방안’ 언급에 기대감을 보인 적이 있다며 북한이 실제로 미국 접근법의 변화를 기대한 게 아닌가라는 질문에, 힐 전 차관보는 “미국은 북한 문제를 내년 대통령 선거 때까지 조용하게 끌고 가려고 했던 것이 분명하고 북한도 지금까지는 그런 의도에 동조하는 듯 행동했다”며 “이번 회담이 이렇게 극적으로 마무리된 건 그래서 매우 흥미롭다”고 분석했다.

 이번 회담 후 미국은 2주 뒤에 재협상을 하자고 했고 북한은 2주 동안 미국 셈법이 바뀔 리 없다고 거부한데 대해서 힐 전 차관보는 “미국이 부처간 논의를 통해 새 접근법을 마련하기에 매우 짧은 기간이 맞지만 저를 불편하게 만드는 건 양측 발표에서 상호주의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짚었다.

 그는 “북한과 미국의 말이 따로 놀고 있고, 특히 국무부 대변인은 미-북 협상의 어려운 역사에 대해 말하지만, 그보다는 회담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제대로 알려야 한다”며, “저는 절차상의 문제라고 보고, 이 절차상의 문제는 트럼프 행정부가 ‘외교’라는 것을 아직 정립하지 못했다는 걸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북한이 어차피 정상 간 논의를 선호했으니 이제 더 이상의 실무협상을 거부하지 않을까라는 질문에 그는 “북한이 정상회담을 선호하는 건 사실이지만 스웨덴 회담이 아무 결과도 없이 하루 만에 끝나버린 걸 보면, 북한은 전혀 진지하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며, “제가 미국 협상단에 있었다면 북한에 ‘이 문제에 진전을 만들지 못하는 상황에선 정상회담을 자꾸 요구하지 말라, 어차피 불가능하니까’라고 말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추가 정상회담 일정을 잡는 것과 이번 협상의 내용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고 덧붙였다.

 김명길 대사가 이번 협상을 끝낸 뒤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여부가 미국에 달렸다고 경고했는데 북한의 추가 무기 실험도 가능하다고 보는가 라는 질문에 힐 전 차관보는 “북한이 그런 입장을 밝히는 것 자체가 어리석은 행동”이라며 “북한이 핵과 미사일 실험을 하는 건 스스로의 결정이지 트럼프 행정부에 달린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저 북한이 이 모든 절차에 진지하지 않다는 걸 보여줄 뿐이고, 북한이 영변 핵시설 폐기를 카드로 내세우려고 했다면 진작에 미국을 제대로 설득했어야 한다”며 “미국에게 ‘깜짝 놀랄 제안이 있다’는 식으로 접근하는 건 협상이 아닌 어리석은 짓일 뿐”이라고 강조했다.(konas)

코나스 이숙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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