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복무 도중 탈영했던 60대 노인이 30년만에 경찰에 자수해 헌병대로 넘겨져 화제가 되고 있다.

박모(61.대구 수성구)씨는 지난 1965년 공군에 입대해 제주도에 있는 한 부대에서 군생활을 시작했으나 내성적인 성격 탓으로 적응을 못하다 이듬해 탈영을 했다.

이후 박씨는 6년여동안 도피생활을 하다 검거돼 10개월 형기를 채운 뒤 남은 복무 기간을 채우기 위해 부대에 다시 배치됐다.

그러나 새로 시작한 부대생활에서도 적응을 하지 못한 박씨는 위로 휴가를 나온 지난 1974년 12월말 부대로 복귀하지 않고 말았다.

도피 생활을 시작한 박씨는 군무 이탈자라는 딱지 때문에 결혼도 하지 못한  채 제주도와 대구 등지에서 막노동을 하며 생계를 이어왔다.

박씨는 도중에 부대로 돌아갈 생각도 들었지만 이미 1차례 탈영을 한 전과가 있어 처벌이 더 무거워질 것이라 생각해 30년 동안 남의 눈을 피해 도망다녔고 3남1녀 집안의 장남이었지만 가족도 만나지 못했다.

그러나 계속되는 방랑생활에 지친 박씨는 서울에 살고있는 아버지(86)가 돌아가시기 전에 찾아뵙고 용서를 구해야겠다고 생각, 지난 10일 밤 자신이 거주하는 동네의 경찰지구대를 찾아 자수, 30년 도피생활의 마침표를 찍었다.

박씨는 헌병대 조사에서 "국민으로서의 의무를 저버리는 것이 얼마나 큰 죄인지를 도피생활 내내 실감했다"며 "이제 제대로 된 신분을 되찾아 80이 넘은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용서를 구할 수 있게 돼 마음이 편하다"라고 말했다.

공군은 박씨의 군무이탈 혐의는 이미 공소시효(7년)가 지나 처벌을 할 수 없지만 명령위반죄를 적용해 처벌 수위를 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kon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