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7일 경북 칠곡군 다부동전적기념관에서 의미 있는 행사가 있었다. 바로 이승만 대통령과 미국의 트루먼 대통령의 동상 제막식이었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대독한 축전을 통해 “이곳 다부동은 최초의 한미 연합작전으로 낙동강 방어선을 사수한 격전장이다. 한미 청년들의 고귀한 목숨은 70년 동안 굳건한 한미동맹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이승만 대통령은 자유야말로 역사의 원동력이라고 확신하였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기초하여 이 나라의 비전과 전략을 마련한 선각자이다. 우리가 지금 누리는 자유와 번영은 이들의 희생과 헌신에 기초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두 분의 동상 비문에 새겨진 것과 같이 자유는 그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전적으로 공감한다.

특히 올해는 정전협정 70주년과 한미동맹 70주년이 되는 해이기에 이번 동상 제막식은 큰 의미가 있다. 더구나 이승만 前 대통령이 서거한 지 58년이 지난 지금, 기념관 건립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뜻깊은 해가 되었다. 이에 필자는 이승만 대통령기념관 건립 추진, 이승만 대통령기념관 건립 의의와 공적 및 이승만 대통령기념관 건립에 따른 국민 통합 기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이승만 대통령기념관 건립 추진위원회 발족

박민식 국가보훈부장관은 2022년 5월 13일 취임 이래 이승만 대통령기념관 건립의 필요성을 계속 제기해 왔다. 그는 기념관 건립추진 배경과 관련하여 “이승만 前 대통령이 ‘건국의 아버지’인 만큼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직결된다”고 강조하면서, “이승만 대통령의 기념관은 단순히 물리적인 건축물이 아니다. 대한민국을 세운 많은 건국 영웅들의 제자리를 찾는 것은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정통성을 확인해 주는 일이고 어떤 다른 일보다도 가장 중요하고 숭고한 미션”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그의 주장에 공감대가 확산되면서 2023년 6월 28일 드디어 이승만 대통령기념관건립추진위원회가 정식으로 발족하였다.

김황식 前 국무총리가 추진위원장을,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 등 이승만 하야를 촉발한 4·19 학생시위 주역이 다수 참여하고 이인수·박지만·노재헌·김현철·김홍업 등 이승만·박정희·노태우·김영삼·김대중 前 대통령 자제들이 추진위원회의 고문을 맡으면서 그 의미를 더했다. 또한 원로 영화배우인 신영균 한주홀딩스코리아 명예회장은 이승만 前 대통령과 인연이 있는 서울 강동구 고덕동 땅 4천평을 기념관 부지로 쾌척함으로써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이러한 상황은 이승만 대통령기념관 건립이 원만하게 잘 진행될 좋은 조짐으로 보인다.

이승만 대통령기념관 건립 의의와 공적

드디어 이승만 대통령기념관 건립을 위한 첫 삽을 떴다. 기념관 건립을 위한 비용은 정부가 일부를 지원하고 나머지는 국민 성금으로 짓기로 했다. 이승만 대통령이 서거한 지 58만에 대통령 기념관 건립이 추진된다고 하니 늦어도 한참 늦었다. 박정희,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前 대통령은 각각 기념관이 있다. 초대 대통령의 기념관이 없다는 것은 10대 경제대국 중의 하나인 대한민국의 위상과도 맞지 않다.

사람은 누구나 인생을 살면서 공과(功過)가 있기 마련이다. 대통령이라고 해서 예외일 수는 없다. 완벽한 자가 있다면 그는 사람이 아닌 성인(聖人)일 수밖에 없다. 이승만 前 대통령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이승만 前 대통령의 공과를 따져보며 과(過)보다는 공(功)이 훨씬 더 크다고 필자는 확신한다. 간략히 그의 행적을 둘러봐도 그는 평생을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했다. 나라를 되찾은 뒤에는 제헌국회 의장으로 대한민국의 헌법을 만드는데 일조했으며, 초대 대통령에 취임해서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초석을 마련했다. 
 
특히 북한이 6·25 전쟁을 일으켰을 때는 미국을 움직여 UN군이 참전토록 하여 현재의 대한민국을 이루었으며, 미국을 끈질기게 설득하여 한미동맹을 체결하고 굳건한 안보태세를 확립하였다. 이뿐만 아니라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기틀은 물론 농지개혁, 의무교육제도 도입 등 낡고 병든 신생국가의 새로운 터전을 위해 모든 분야의 기초를 마련하는 데 매진하였다. 그의 업적은 일일이 열거하기도 버거울 정도로 어마어마하다고 하겠다. 이승만 前 대통령의 이런 업적을 기반으로 우리 대한민국은 산업화와 민주화의 기틀을 이루었다. 이는 이승만이라는 인물이었기에 가능했다. 따라서 이승만 前 대통령의 기념관 건립을 계기로 지금보다 더 활발하고 객관적인 연구가 이루어져서 그의 업적이 올바르게 평가받는 날이 오기를 기대하고 또 소망한다.

이승만 대통령기념관 건립에 따른 국민 통합 기대

필자는 이승만 대통령기념관건립추진위가 발족했다는 소식을 처음 접했을때 믿기 힘들었다. 그동안 이승만 대통령기념관 건립과 관련한 말만 나오면 찬·반 여론이 심해지고 결국은 흐지부지되는 일이 반복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논란은 이승만 前 대통령에 대한 객관적이고 공정함보다는 이념에 따른 진영 논리가 지배적이었다. 필자는 이번 이승만 대통령기념관 건립이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보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당시 4·19 학생시위 주역인 한화갑 前 민주당 대표를 포함하여 다수가 기념관건립추진위원회에 참여하였고, 기념관건립추진위원회에 직접 참여는 하지 않았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둘째는 前 대통령 자제들이 추진위원회의 고문을 기꺼이 맡은 것이고, 셋째는 초기에 다소 부정적 인식을 가졌던 이종찬 광복회장도 지금은 적극적 지지를 약속했다. 넷째, 주무 부서인 국가보훈부 박민식 장관의 확고한 의지이다. 그리고 더 희망적인 것은 이승만 대통령기념관 건립에 공감하는 국민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한 단계 더 성숙한 국민 의식과 국민 대통합의 시그널이라고 하겠다.

이영석(우석대학교 국방정책대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