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자주권 침해자는 관광금지"…마약중독자·테러범도 차단
북한이 '자주권을 침해한 자'를 비롯해 마약중독자와 테러범 등의 북한 내 관광을 금지한 사실이 북한 학술지를 통해 확인됐다.
연합뉴스가 27일 입수한 '김일성종합대학학보 2026년 제72권 제2호(법률학)'에는 이런 내용을 담은 논문 '공화국 관광법률관계에 대한 일반적 이해'가 실렸다.
논문은 관광 당사자들 간의 법적 권리와 의무관계를 뜻하는 관광법률관계 전반을 다루면서 관광객을 국가, 관광지도기관, 여행사를 비롯한 기업소 등과 함께 관광법률관계의 당사자이자 "관광활동의 주인, 직접적 담당자"로 정의했다.
이어 "관광객은 우리나라 영역에서 관광을 진행하는 사람들로서 공화국 공민과 외국인(해외동포 포함)으로 구분한다. 우리나라 영역에 대한 관광은 국적, 민족별, 성별, 연령, 정견, 신앙에 관계없이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서술했다.
하지만 이와 함께 "우리나라의 자주권을 침해한 자, 국제테러범, 마약 중독자, 전염병 환자를 비롯하여 국가의 안전과 관광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자들은 우리나라에서 관광을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2023년 8월에는 제정된 관광법이 지난해 개정된 사실도 이번 논문을 통해 알려졌다.
논문은 "2023년 8월 30일 관광부문의 부문기본법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관광법'이 채택되고 2025년 7월 1일 수정보충"됐다고 밝혔다.
'자주권 침해자' 등의 북한 내 관광 금지가 어느 법령에 규정돼있는지 논문에는 구체적으로 거론돼있지 않으나 관광법 개정 과정에서 추가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개정 전 관광법은 관광객의 의무를 규정한 제16조에 ▲ 국가안전과 사회질서, 공중도덕과 생활풍습에 저해를 주는 행위 ▲ 국가, 군사비밀을 탐지하는 행위 ▲ 관광자원과 관광대상을 파괴하거나 손상하는 행위 등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명시했지만, 자주권 침해자나 테러범, 마약중독자, 전염병 환자는 언급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최근 국가성과 주권을 강조하는 흐름이 '자주권 침해자 관광 금지'와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규창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자주권'은 북한 헌법에는 있지만 개별법에는 나타나지 않던 표현"이라며 "기존 관광법에 언급된 안전과 사회질서에 자주권이 추가로 명시됐다면 국가안전 차원을 넘어 주권과 국가성을 강화하려는 북한의 의지가 반영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자국 체제를 위협한다고 판단하는 외국인의 입국을 사전에 차단하고 오토 웜비어 사건과 같은 외국인 억류·송환 논란을 예방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미국 대학생이던 웜비어는 2016년 1월 단체 관광으로 북한을 찾았다가 정치선전물을 훔치려 한 혐의로 체포돼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약 17개월간 억류된 그는 이듬해 6월 의식불명 상태로 풀려났으나 미국 귀환 엿새 만에 숨졌다.
이후 북한은 2022년 형법을 개정하면서 '공화국 존엄모독죄'를 추가하고 최고형을 사형으로 규정했다. 또 2023년에는 국기·국장훼손죄를 신설하는 등 최고 지도자나 체제, 국가상징에 대한 비판·모독 행위를 통제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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