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北 비판보다 대화 촉구에 방점…"인내·신뢰" 강조
이재명 대통령은 1일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의 지뢰 폭발 사고의 여파 속에 치러진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북한에 대한 비판보다는 '대북 대화'의 필요성에 방점을 찍었다.
북미대화의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상황에서 이번 사고로 인해 '페이스메이커 구상'이라는 큰 전략까지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는 판단 아래 메시지 관리를 고심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제78주년 국군의날 기념사에서 "확실한 안보는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를 만드는 것"이라며 남북 간의 신뢰 회복을 거듭 강조했다.
앞으로 정부의 대북 기조와 관련해서는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을 낮추기 위한 실질적 조치를 일관되게 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북한을 향해서도 "신뢰를 회복하고, 단절된 대화를 복원하는 길에 북측도 이제는 함께하기를 기대하고 촉구한다"고 말했다.
지뢰 폭발 사고와 관련해서는 부상 장병과 가족을 위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 대통령은 이번 사고를 "불의의 사고"라고 부르며 "부상을 당한 우리 장병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이어 "빠른 쾌유를 빌며, 가족들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이미 우리 군과 유엔군사령부가 이번 사건의 원인이 북한군 매설 지뢰임을 사실상 공식화하고 이를 '정전협정 위반'으로 규정했음에도, 이 대통령은 북한의 책임에 대해서는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사고에 대해 '진상규명 후 응분의 조치'(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를 예고했지만, 한편으로는 이로 인한 한반도 평화공존 정책의 동력 위축도 방지해야 하는 딜레마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내달 예정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전후로 북미대화가 성사될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는 점도 염두에 뒀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미대화 국면에 이 대통령이 '페이스메이커'로서 어느 정도 존재감을 보이느냐에 따라 한반도 안보 정책 전반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정부의 대북 정책이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았다는 점을 부각하는 동시에 최대한 북한을 자극하지 않는 '로키'로 메시지를 조율한 것 아니겠느냐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북한이 이번 지뢰 사고를 '자작극'이라고 주장하며 오히려 이를 빌미로 국경선에서 실사격을 하면 보복하겠다고 위협하고 나서는 상황에서 이 대통령의 대화 촉구가 어느 정도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이 대통령도 앞서 사고에 대한 철저한 진상 조사를 주문하며 "진상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조사가 최종적으로 완료된 이후 대응 방식과 수위를 정하는 과정에서 북한과의 긴장도가 높아지는 상황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 대통령이 이날 북한의 책임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것을 두고 보수 야권에서 비판을 집중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이에 대한 민심의 반응도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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