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작전통제권' 환수, 韓美동맹 해체와 다름없어"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1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건군 제57주년 기념식 연설에서 '전시(戰時)작전통제권행사' 문제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과 관련 그 진의(眞義) 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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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자주국방은 자주독립 국가가 갖추어야 할 너무나도 당연하고 기본적인 일이며, 국방개혁안은 바로 이러한 자주국방 의지를 담고 있다"고 전제한 뒤 "(우리 군대는) 전시작전통제권 행사를 통해 스스로 한반도 안보를 책임지는 명실상부한 자주군대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자주'와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는 전혀 별개의 문제
현재까지 국군의 전시작전통제권은 1978년 유엔사령부(UNC) 해체에 대비하여 창설된 한미연합사창설 공문에 의해 한미연합사사령관이 행사하도록 되어 있다. 군사전문가들은 전시작전통제권의 환수는 북한의 요구대로 유엔사령부와 한미연합사의 존재를 무력화한 뒤 주한미군을 철수시켜 국체(國體)를 변경하려는 의도로 분석하고 있다.
이처럼 전시작전통제권 환수가 노 대통령이 주장하듯 '자주'가 아닌 국체변경의 수단으로 분석되는 가장 큰 이유는 '자주'와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문제와 전혀 무관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의 전시작전통제권은 한미 양국의 동등한 '공동방위'체제로 되어 있다. 따라서 전시작전권환수 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한국이 미국에 예속되어 있는 것처럼 홍보하고 국민 자존심을 자극하는 거짓 선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초대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을 지낸 유병현 前 주미대사는 "한미연합사는 한미 양국 대통령을 공동의 통수권자로 하고 있다"며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연합사사령관 권한 행사 부사령관(한국군) 동의 하에 이뤄져"
"한미연합사 사령관은 주한미군 사령관으로서 발언할 때는 미국을 대표하지만 연합사 사령관으로서는 한국 대통령의 지휘도 받는다. 또 비록 미군 장성이 연합사 사령관을 맡고 있지만 그의 권한 행사는 한국군 부사령관의 동의아래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특히 연합사 휘하의 구성군 사령관 중 지상군, 해군, 상륙군, 특전사령관을 한국군 장성이 맡고 있다. 공군사령관만 미군이 맡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연합사 사령관의 결심이 내려지기 전이나 작전 수행중에 얼마든지 한국군 측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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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한국시사문제연구소'의 이선호 소장(66·행정학 박사)은 '한국안보의 당면과제와 우리의 대응자세'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4단계 한미관계의 진전과정을 분석하고 다음과 같이 한미연합사령부의 해체 및 전시작전통제권의 반납을 지적하고 있다.
첫째, 주한 美 지상군의 감축 및 후방 임시 배치. 둘째, 전시작전통제권의 반납('작전계획 5027'의 무효화) 및 한미연합사의 해체, 셋째, 주한 美 지상군 완전 철수 및 유엔군 사령부의 일본 이전. 넷째, 한미상호방위조약 개정 또는 폐기.
日 신문 "한반도 유사시 주일미군이 작전 지휘"...유엔사 해체 가능성 언급
이 가운데 유엔군 사령부의 일본 이전은 주한미군 측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한국 내 反美문제와 결부,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문제와 함께 거론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달 26일 니혼게이자이(日經) 신문은 주일미군 재배치 완료시 일본 '가나가와'현 자마기지(CP Jama)로 이전하는 주일미군 거점사령부(UEX)가 한반도 유사시 작전을 지휘한다고 보도한바 있다.
신문은 양국정부가 주일미군 재배치와 관련 이미 ▲주일미군 도쿄 소재 요코다 비행장을 항공자위대와 공동 사용, 미사일 방어를 위한 공동작전센터를 설치하고 ▲美 본토의 육군제1군단사령부를 자마기지로 이전 배치, UEX로 운용하는데 사실상 합의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어 자마기지 UEX의 주요 기능 중 하나는 한반도 유사시 미국 본토 등에서 실전부대가 파견 됐을 때 작전을 지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사실상 한반도내 유엔사의 해체로 볼 수 있다.)
北·남한 내 운동권, 6.25 이후 줄기차게 유엔사 해체 요구
그러나 유엔사가 해체되면 한미연합사창설 공문의 부칙(한미연합사령관, 유엔군사령관직 겸임이 작전통제권 효력발생의 조건)에 따라 한미연합사령관 역시 작전통제권을 상실하게 된다. 이 때문에 북한과 남한내 親北운동권은 6.25 전쟁이후 지금까지 줄기차게 유엔사 해체를 요구해 왔으며 이들의 이런 입장은 그대로 주한미군의 지위 변경 논란과 일맥 상통한다.
노 대통령의 이번 언급이 예사롭지 않은 것은 최근 크게 변화하는 남북관계 때문이다. 최근 정부는 현재의 '정전(停戰)체제'를 남북한과 미국이 참여하는 '평화(平和)체제'로 바꾸는 문제를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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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면담한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평통사: 대표 문규현, 홍근수),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 평화네트워크 등의 親北 단체 관계자들은 '평화체제'의 개념을 한국군 감군과 주한미군철수, 북한의 핵 개발과 선군 정치를 지지하는 북한식 연방제통일로 설명해왔다.
이 같은 주장은 지난달 19일 6자 회담 공동성명에 받아들여져 "한반도 평화협정 체제를 협상하기 위한 별도 포럼을 만들자"는 문구가 채택되기도 했다. NSC 고위 관계자 역시 지난달 28일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문제는 역대 어느 정부보다 참여정부가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실질적인 준비를 하고 있다"며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관련해서도 정부에서 구체적인 안을 가지고 접근하고 있는 만큼 지켜봐 달라"고 밝혔다.
평화협정 체결, 유엔사 해체 주한미군 지위·성격 재조정 불가피
북한은 최근까지도 "남한의 군사주권은 미국이 갖고 있다"며 "평화협정은 남한과 풀 문제가 아니라 미국과 풀 문제"라고 주장해왔다. 이 때문에 앞으로 평화협정 논의 국면으로 갈 경우 작전권 문제가 핵심 이슈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성철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정전체제가 평화체제로 전환되면 ▲전시작전통제권 남한 반환 ▲주한미군의 완전철수 ▲평화유지군(PKO) 전환 등 3가지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동국대 이철기 교수(정치학) 역시 "정전협정이 평화협정으로 바뀌면 우리가 원하지 않더라도 정전협정의 한 당사자인 유엔사가 해체될 것이고, 이 경우 유엔사 형식을 띠고 있는 주한미군의 지위와 성격의 재조정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한편 군사전문가들은 자주국방과 배타적인 단독국방은 전혀 다른 개념으로 전시작전통제권의 반환과 이에 따른 주한미군의 지위 및 성격의 재조정은 한국에게 '자주'를 안겨 주는 대신 치명적 '안보위험'을 초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유는 미군장성 대신 국군장성을 사령관에 임명하는 형태로는 유사시 한미연합작전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는 기본적으로 미국만이 개발·보유·운용하고 있는 첨단무기체계를 관리 할 수 있는 능력을 한국군이 갖지 못하고 있다는 기술상의 한계에 기인한다.
韓, 對北 전략·전술정보 전적으로 주한미군에 의존
한국군은 현재 전략정보의 100%, 전술정보의 70% 이상을 주한미군으로부터 제공받고 있으며, 북한 신호정보(SIGMINT·Signal Intelligence)의 99%, 영상정보(IMINT·Imagery Intelligence)의 98%를 전적으로 미군의 기술력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례로 오산 美 공군기지에 파견되어 있는 美 제5정찰대대 소속의 최신 U-2S 정찰기 3대는 하루에 1회씩 교대로 출격해 휴전선 인근의 20㎞ 고공에서 7∼8시간씩 비행하면서 북한 쪽 60∼70㎞ 지역을 TV카메라로 촬영하듯 샅샅이 정찰한다. U-2S기를 한 번 이륙시켜 작전에 투입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100만 달러로 한국 공군은 이 기체를 미국으로부터 거저 얻는다 해도 예산문제 때문에 제대로 운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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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국군장성을 사령관으로 하는 한미연합사 유지가 어려운 근본적 이유는 작전통제권이 근본적으로 戰時를 상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미 양국은 북한의 남침을 상정해 '작전계획 5027(OPLAN 5027)을 발전시켜왔다.
전면전을 토대로 작성된 작계 5027의 경우 주한 美 8군이 태평양사령부의 명령을 받아 한반도의 전면전에 대비해 1973년에 만들어졌다. 한미 양국군은 2년 단위로 이 작전계획을 개정하고 있는데 작계 5027의 경우 한미연합군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무력으로 일거에 김정일 정권을 타도하고 남북한의 자유통일을 구현하는 것을 상정하고 있다.
유사시 美 증원전력, 한국군 지휘관이 지휘할 수 없는 요소
또한 미국은 한반도 전쟁 발발시 美 해군 전력 40% 이상, 공군의 50% 이상, 해병대의 70%이상의 증원전력을 전개시킨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는데 이들 병력과 장비들은 한국군 지휘관이 지휘할 수 없는 요소들이다. 실제로 이러한 美 증원전력은 '신속억제방안'(FDO) 및 '전투력증강'(FMP), '시차별부대전개제원'(TPFDD)에 의거 한반도에 위기상황이 발생할 경우 주한미군사령관이 요청하고, 美 합참의 지시에 의해 전개되며, 한반도에서 부대통합 과정을 거쳐 전장에 투입된다.
이런 식으로 유사시 한반도로 이동해오는 미군은 69만 명이 넘는다. 평시 한국군의 총병력이 69만인데 이 보다 더 많은 미군 병력이 한반도로 이동해 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군사전문가들은 "북한의 도발을 실질적으로 억제해온 것은 햇볕정책이 아니라 미군의 증원계획"이라고 강조한다.
"자주국방과 배타적인 단독국방은 전혀 다른 개념"
따라서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는 한미연합사는 물론 유사시 69만의 미군증원계획을 포함한 '작계 5027' 등 한미연합방위체계 무력화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방연구원(KIDA)의 차두현 선임연구원은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문제와 관련해 "주한미군은 그 자체로도 중요성을 지니지만 한반도 유사시에 미국이 한국을 돕겠다는 對韓안보공약의 상징적 존재"라며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韓美동맹의 변화에 따라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도 거론할 수 있겠지만, 이 같은 논의는 우리 軍의 국방능력이 증대되고 미군이 한국의 국방력 신장에 저해된다는 판단이 설 때 제기돼야 한다. 이것을 '자주'라는 모호한 논리로 주장하면 곤란하다. 자주국방과 배타적인 단독국방은 전혀 다른 개념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경우 회원국은 전시 작전 통제권을 미군이 맡고 있는 나토군 사령관에게 주고 있는 것이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konas)
김필재 (코나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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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06 오후 12:4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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