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되는 미일동맹과 혼돈의 평택기지
반미투쟁의 상징이 되어버린 평택기지
일본과 중국의 동북아 주도권 경쟁에 포위된 대한민국
미국과 일본은 5월 1일 양국간 군사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아태지역에서 일본 자위대의 역할을 확대하는 내용의 주일미군 재배치 최종보고서를 확정했다. 미국은 워싱턴주에 있는 육군 제1군사령부를 개편한 통합작전사령부를 2008년까지 일본 가나가와현의 자마(座間) 미군기지로 이전하고 일본은 신설 예정인 육상 자위대의 중앙기동집단사령부를 함께 배치해 육해공군 통합임무를 수행하는 거점사령부(UEX)로 개편하기로 하였다. 또한 일본 항공 자위대의 항공총대사령부도 2010년까지 도쿄의 미군 요코다(橫田) 공군기지로 이전하기로 하였다. 이로써 미일동맹은 공동 발표문에서 언급한대로 “새로운 단계”에 진입하게 된 것이다.
이번 합의는 1996년 ‘미일안보동맹의 재해석’에 이은 획기적인 조치로서 양국간 군사협력이 더욱 공고해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양국간 회의에서 누카가 일본 방위청 장관이 현행 미일방위협력지침(가이드 라인)의 개정을 제의하고 이에 대해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이 “매우 중요한 제안”이라고 호응한 점(2006. 5. 3, 동아일보)과 “주한미군 재편이 어떤 방향으로 이루어지든 미국은 일본을 동북아 전략 거점으로 삼겠다는 것을 분명히 한 것”이라는 일본 방위청 관계자의 설명(2006. 5. 3, 조선일보)이 이를 뒷밭침해 준다.
두말할 것도 없이 이번 합의는 한반도 위기 상황과 최근 동북아 지역에서 급속히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의 잠재적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다. 이는 양국이 공동 발표문에서 “아태지역도 세계의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불투명성과 불확실성을 낳고 있다”고 표현한 것이나 양국의 국방장관이 공히 중국의 군사력 강화에 대한 투명성을 요구한데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2006. 5. 3, 동아일보)
이번 합의를 통해 주일미군과 일본자위대는 실질적인 일체화(一體化)가 이루어졌다는 분석이 나올 만큼 협력이 강화됨에 따라 한미동맹의 군사적 의미가 상대적으로 약화될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이는 김대중 정권에 이어 노무현 정권에서도 계속되고 있는 민족공조(民族共助)와 반미친중(反美親中) 정책에 기인한다. 특히 동북아 균형자론,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반대,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등과 같은 일련의 반미 정서적 정책을 계속해온 노무현 대통령은 5월 3일에 열린 민주평통자문회의 미주지역회의에서 “미국에 언제까지 기대 살수는 없다”고 말했다.(2006. 5. 4, 동아일보)
이러한 반미 정서는 미군기지 이전 문제의 추진 과정에서도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평택미군기지 확장저지 범국민대책위원회(범대위)’ 소속 단체들은 ‘영농투쟁’이라는 구실 아래 불법적인 투쟁을 계속해왔다. 이에 따라 미군기지 이전 반대투쟁은 주민의 생존권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반미투쟁’으로 전락되었다. 지난 5월 4일에 있었던 공권력과 시위대 사이의 충돌 과정에서 연행된 524명 가운데 현지 주민이 10여명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난 점은 이를 단적으로 웅변해 주고 있다. 이제 평택기지는 반미투쟁의 상징적 지역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동일한 시기에 일어나고 있는 한미동맹의 균열과 미일동맹의 강화라는 현실에 직면하여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 것인가? 우리에게 과연 누가 친구이며 누가 적인가? 한미동맹의 균열을 즐기고 있을 일본과 중국에게 우리의 안보를 맡길 것인가? 한미동맹에 균열이 나타나기 시작하자 일본은 수시로 독도 문제를 일으키고 있고 중국은 동북공정을 적극 추진하면서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일본과 중국의 동북아 주도권 경쟁에 포위된 우리는 이제 미국으로부터도 따돌림을 당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미국과 중국이 남북한을 배제한 채 공통이익에 기초해 한반도의 미래를 직접 구상해야 한다”는 로버트 졸릭 미국 국무부 부장관의 주장은 우리에게 무엇을 시사하고 있는가? 일본과 중국을 효과적으로 견제하고 나아가 일본과 중국을 포용하기 위해서는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길 뿐이다. 이를 위해서는 한반도와 동북아의 미래에 대해 한미간에 공동의 이익을 찾는 것이 시급하다.
현재 한미간에는 주한미군의 역할 문제와 공동의 위협에 대한 인식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이들 문제는 구체적으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과 전시작전통제권 문제의 이견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 핵심은 북한의 위협과 중국의 급속한 부상에 대한 인식의 차이에 있다. 미국은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고 있고 중국을 협력국가인 동시에 가상적국으로 상정하고 있다. 일본은 이와 같은 미국의 입장에 동의하고 있는 반면 우리는 북한을 동반자로 인식하고 있고 중국을 적국으로 생각하지 않고 있다. 그 결과가 한미동맹의 균열과 미일동맹의 강화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뉴라이트닷컴 http://www.new-right.com)
김익겸 (동북아전문가, 정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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