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50대 이혼부부, 벽 가르고 한지붕 삶 고수
미국의 50대 부부가 철천지 원수가 돼 이혼했지만 20여년간 살아온 집에서 서로 나가지 않겠다고 우기며 벽체를 설치하고 사는 '기묘한 동거'를 이어가고 있어 화제다.
11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에 따르면 뉴욕시내 중산층이 사는 보로우파크 지역에 사는 사이먼 텁(58)씨와 채너 텁(57)씨는 21년전 친구의 소개로 만나 가정을 꾸려 4자녀를 뒀지만 이제는 멀리서 상대를 보면 아예 얼굴을 돌리고 만나기 조차 꺼리는 사이다.
당시 스웨터 공장을 경영하며 부유하게 살던 사이먼은 아내와 함께 정성껏 집을 꾸미며 단란한 가정을 만들어갔으며 채너는 평범한 가정주부가 되길 원하는 남편의 말을 따라 취업도 포기한채 가정에 충실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이들 부부는 끝내 갈라서게 됐지만 그 이유에 대해서는 서로의 주장이 극명하게 엇갈린다.
사이먼은 "아내는 내 재산을 노리고 결혼했다. 2005년 부도가 나면서 더이상 번듯한 생활을 하지 못하게 되니까 이혼을 신청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채너는 "나이가 들면서 내게 관심 멀어져 훨씬 젊고 이쁜 아내를 원했다. 화장실 변기도 내리지 않아 내가 뒤처리를 해야 했다"며 사이먼의 불성실이 원인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결국 이혼 과정에서 채너는 남편이 폭행했다는 경찰 조서를 근거로 퇴거명령을 받아냈으나 사이먼이 이의를 제기하면서 '벽체 가설'을 제시했고 판사는 이를 받아들였다.
지난해 12월 이웃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500 달러를 들여 베니어판 등으로 벽체가 들어서 분리시켜놓은 시가 100만 달러짜리 3층 집에서 채너는 주차장과 정문, 2층 부엌, 방 4개, 3층의 정원 등을 사용하고 있고 사이먼은 1층 거실 및 거실로 통하는 옆문, 1층 욕실, 2층 다이닝룸을 사용하고 있으며 1,2층을 통하는 계단을 따로 만들었다.
채너는 18~20살인 세 자녀와 함께 살고 있고 사이먼은 16살 아들과 함께 2베드룸짜리 인근 아파트에서 주로 생활하고 주말에만 방문해 사용중이다.
채너가 "한밤중에 자다가 나를 깨워서 애인을 만나러 간다며 양말을 신겨달라, 커피를 끓여라고 주문하는가 하면 소리지르고 신경질 내고, 음식물을 던졌으나 최선을 다했다"고 주장하면 사이먼은 "거짓말이다. 애인을 가진 적도 없다. 현기증을 느껴 딱 한번 양말을 신겨 달라고 했을 뿐이다"고 반박하는 등 양측의 주장이 너무 다른 형편.
이런 다툼에 대해 지역 언론에서는 주택 등 재산분할을 놓고 죽음을 결사한채 다투는 부부를 그린 1989년의 영화 '장미의 전쟁(War of The Roses)'을 빗대어 '브루클린판 장미의 전쟁'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24년간 뉴욕에서 이혼 관련 일을 처리해온 스탠리 하이슬러 변호사는 "이혼하면서 막상 치솟는 주택비를 감당할 수 없어 같은 집에서, 심지어 침실 1개짜리 아파트에서 수년째 참고 견디며 사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이들처럼 집에 벽을 쌓고 지내는 이상한 사례는 처음이다"고 말했다.
채너는 "철천지 원수와 한 지붕 아래에서 살아야 하는 고통에 대해 판사는 외면했다"면서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한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하지만 사이먼은 결코 이 집을 떠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곧 부엌을 만들 예정이며 나로서는 이대로 영원히 만족한다"고 밝혔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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