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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역대 관인·관직 DB구축, 정만조 교수

Written by. konas   입력 : 2007-04-26 오후 4: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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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인ㆍ관직 DB구축 정만조 교수= 국민대 국사학과 정만조(61) 교수(가운데)가 고조선 이후 1910년까지 한국 역대 관인ㆍ관직 DB 구축 사업을 2005년도 이후 벌이는 중이다. 동 대학 한국학연구소가 기획한 이 사업은 문헌이나 금석문에 등장하는 한국사 모든 관인(관료)과 그들이 역임한 관직자료에 대한 집대성을 목표로 한다. 장일규(왼쪽), 이근호(오른쪽) 박사 등이 참가한다. 

 날짜별 관료 검색, 고조선 이후 9만여명 수집 

 "경국대전과 같은 법전에 규정된 정치제도가 그대로 현실로 운용되었다고 생각할 수는 없습니다. 이를 저는 '죽은 사실'이라고 간주합니다. 이런 '죽은 사실'은 실제 제도운용을 통해 나타난 사실과의 대비를 통해 검증이 되어야 합니다."

 국민대 국사학과 정만조(鄭萬祚.61) 교수는 2005년도 이후 3년째 이 대학 한국학연구소가 벌이는 '한국 역대 관인(官人)ㆍ관직(官職) 정보망 구축' 사업 연구책임자로 이 작업을 통괄한다.

 이 사업 성과를 중간결산하는 학술대회 개최를 하루 앞둔 26일, 연합뉴스 기자와 만난 정 교수는 법전이 규정한 제도가 현실에서는 어떻게 운용되었는지 실태를 파악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 사례로 조선시대 관료 숫자를 들었다.

 정 교수는 우선 관인, 즉 관료(官僚. 공무원)를 "국가에서 녹봉(祿俸)을 받는 사람"이라고 규정하면서 "물론 시대에 따라 차이는 있겠으나 학계에서는 대체로 3천명 규모였다고 말하지만 누구도 검증을 할 수 없는 막연한 수치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 부분은 아직 정 교수가 이끄는 정보망 구축사업에서도 확인하지 못한 상태다. 하지만, 올해말 이 사업이 완성되면 그 실태가 전모를 드러낼 것으로 확신한다. 조선시대사 전공인 정 교수가 관인ㆍ관직 정보망 구축사업이 갖는 의미는 이런 점에서 찾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한국학술진흥재단에서 매년 3억원씩, 2007년도까지 9억원을 지원하는 이번 사업은 고조선 이후 1910년 조선왕조 멸망에 이르기까지 문헌이나 금석문 등에 등장하는 역대 모든 관인과 그들의 관직 자료에 대한 집대성을 목표로 한다.

 그 구체적인 작업 실태로 정 교수는 영조시대 양사(兩司)로 꼽히는 사간원(司諫院)과 사헌부(司憲府)의 관인ㆍ관직 일자별 DB 자료를 제시했다.

 이에 의하면 사간원의 중추인 대사간ㆍ사간ㆍ헌납ㆍ정언1ㆍ정언2, 그리고 사헌부 핵심들인 대사헌ㆍ집의ㆍ장령1ㆍ장령2ㆍ지평1ㆍ지평2를 지낸 인물 내력이 연대와 월별은 물론이고 날짜별로 도표화돼 있다.

 사간원 정언1의 경우 1728년 5월1일 현재는 심태현이었다가 같은달 11일에 이광보로 교체됐으며, 보름이 지난 26일에는 서종옥으로 바뀌고 있다. 한데 열흘이 지난 6월6일에는 조상명이 취임하고, 같은달 13일에는 한현모가 그 자리를 대치한다.

 탄핵을 담당하는 사간원 정언이 도대체 왜 이렇게 자주 바뀌는가에 대한 질문에 정 교수는 "조선시대 언관은 다른 직책이 있는 '핀치 히터'라고 보면 이해가 쉽다"면서 "특정한 사안이 있을 때 그 논의에 (언관으로) 참여했다가 본래 자리로 돌아가곤 했다"고 설명했다.

 관인ㆍ관직 DB 구축사업은 이처럼 어떤 왕조, 사회를 구성한 거대한 관료조직의 그물망을 "사건과 관인과 시간이라는 3개 축을 중심으로" 그려낸다. 이렇게 해서 현재까지 검출된 한국사 역대 관인은 9만1천440명이며 그들이 역임한 관직은 2만250건이다.

 정 교수는 중간결산물 중 하나로 조선시대 영의정에 이르는 주요 길목을 찾은 점을 꼽았다. 162명 전부를 대상으로 그들이 걸어간 길을 추적한 결과, 영의정은 대체로 과거급제→언관ㆍ경연관→6조의 당하관ㆍ당상관→의정부 당상관→대신의 코스를 거쳤으며, 관료 진출 이후 대략 30여 년만에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자리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정 교수는 이런 작업들을 통해 조선시대 엘리트 코스가 어떤 것이었으며, 나아가 그 시대를 움직인 핵심세력도 추출할 수 있다고 말한다.

 나아가 극작가나 문화이벤트 제작자 등 문화분야 종사자에게는 정확하게 고증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으며, 조상의 행적에 대한 사실적 차원의 욕구도 충족시켜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이번에 구축된 자료는 무료 웹서비스를 실시할 방침이다.

 물론 애로도 많다. 조선후기에는 기본자료인 왕조실록 외에도 그보다 더욱 방대한 승정원일기 같은 자료가 있어 사간원 정언처럼 날짜별 역임자를 찾아낼 수 있지만, 조선전기로 옮겨가면 이처럼 세밀한 작업은 불가능하며, 고려시대를 지나 삼국시대로 가면 기본자료의 열악함을 면할 길이 없다.

 이 사업을 위해 동원된 자료로는 삼국사기와 삼국유사, 고려사와 고려사절요, 조선왕조실록(고종ㆍ순종실록 포함) 외에도 각종 금석문, 고려시대 묘지명 등이 있다. 이에는 이근호(조선시대), 장일규(삼국시대) 박사를 비롯한 석박사 등 30명이 참여하고 있다.

 정 교수는 조선시대사 전공자답게 이렇게 구축된 DB를 족보와 연계하는 작업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족보에 대한 신빙성 논란도 많은 만큼 그 진위도 판별할 수 있게 된다.

 족보와 관련해 정 교수는 재미있는 현상을 지적한다.

 "이상하게도 고려시대 조상에는 '평장사'(平章事. 고려시대 정2품관)를 역임했다는 사람이 많은 반면에, 조선시대 족보에는 통정대부(通政大夫. 조선시대 정3품관)가 그렇게도 많아요."(연합)

 konasnet@kona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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