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장애 아빠 수발드는 초등생
지체 장애를 앓는 아버지와 단 둘이 살며 집안일은 물론 아버지의 대소변 처리까지 척척 해내는 초등학생이 있어 주변에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전북 전주인후초등학교 6학년 김주성(12)군.
주성군의 아버지 김복경(47.지체장애1급)씨가 불의의 사고를 당한 것은 1998년 10월께. 어린 주성군을 충남 서산의 절에 맡겨 두고 안면도에서 고기잡이 배를 탄 김씨는 '아차'하는 순간 기관실 내 기계에 몸이 끼었고 결국 목 신경이 끊어졌다.
어머니와는 태어나자 마자 헤어졌기때문에 아버지 김씨가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동안 오갈데 없는 어린 주성군은 절과 친척집을 전전하다 결국 충남 보령에 있는 한 고아원에 맡겨지게 됐다.
3년 넘게 '생이별'을 해야 했던 이들 부자가 다시 한 지붕 아래서 살게 된 건 3년 전. 복지시설에서 함께 생활하던 이들 부자는 큰 맘을 먹고 작년 9월 '독립'해 지금의 인후동 집으로 이사왔다.
비록 정부의 지원으로 얻은 전세방이지만 여기저기 옮겨 다닐 필요도 없고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지낼 수 있는 둘만의 보금자리여서 기쁨이 남다르다.
대신 설거지와 방청소 등 집안일은 물론, 아버지 김씨의 수발은 오롯이 주성군의 몫이 됐다.
"제가 아무리 화를 내고 혼내도 인상 한번 찡그리지 않고 도와줘요. 어린 놈한테 벌써부터 짐을 안겨 준 것 같아 미안할 따름이죠."
하루 종일 침대와 휠체어에서 생활하는 김씨의 대소변을 매일 치우는 일은 성인도 쉽게 하기 힘든 일이지만 어린 주성군은 묵묵히 하루에도 수차례 아버지의 소변통을 비우고 대변을 치워내고 있다.
아버지 앞에서 단 한번도 싫은 내색을 하지 않을 정도로 의젓한 주성군은 "아무리 집안일이 많아도 아버지와 떨어져 고아원에서 지낼 때보다 훨씬 행복하다"며 도리어 해맑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아버지가 그림을 그리고 싶어하는데 제대로 배우시질 못했다. 누군가 와서 가르쳐주면 좋을텐데..."라며 아버지에 대한 생각을 한순간도 놓지 않는 의젓한 효자지만 만화 영화를 보면 텔레비전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천상 어린이다.
담임 정헌도(42) 교사는 "또래 친구들과도 잘 지내고 이해심도 깊다. 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서도 밝고 구김없이 잘 자라서 감사한 마음"이라며 주성군을 칭찬했다.
작년 전주시에서 주는 효행상을 받은 주성군은 올해도 어린이날을 맞아 모범어린이로 선정돼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받는다.
"경찰관도 하고 싶고 축구 선수도 하고 싶고... 하고 싶은 게 너무 많다"는 주성군은 "아버지와 함께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는 게 가장 큰 소원"이라며 활짝 웃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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