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의선) 빈 수레가 요란하다"
지난 11일 경의선 화물열차 개통에 정부와 주요 언론들이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가운데, 관련내용을 취재한 일간지 기자가 철도연결의 경제적 가치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중앙일보 예영준 기자는 14일『텅 빈 채로 달리는 ‘철마’』라는 제목의 취재일기를 통해, “경의선 개통 다음날부터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11~13일 기관차에 매달린 10량의 컨테이너가 텅 빈 채 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14일에도 열차에 실을 화물 수요는 없다고 한다”며 “운행 첫날 북측 판문역에 도로경계석을 내려놓은 다음, 개성공단에서 만든 신발 등을 싣고 온 게 운송량의 전부”라고 밝혔다.
이같은 지적에 정부는 “어렵사리 남북이 합의한 사항인데 처음부터 결행할 수는 없다”며 “빈 차로라도 운행하는 게 안 하는 것보다 더 낫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한다. “일시적 현상”이라는 것이다.
통일부 관계자도 “개성공단 입주 업체들이 이미 트럭 운송 계약을 해 둔 상태여서 당장은 열차운송 물량이 없다”면서도 “다음주부터는 늘어날 것”이라고 낙관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예 기자는 “올 들어 11월 말까지 10만7891t의 건설자재.원자재가 남에서 개성공단으로 올라갔지만 거기서 상품으로 만들어져 내려온 물량은 10분의 1인 1만7337t에 불과하다”며, 이는 “화주(貨主)들이 열차편으로 관심을 돌려도 막상 싣고 내려올 짐이 별로 없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과 관련해 “정부가 가시적 성과를 내기에 급급한 나머지 화물 수요 예측을 소홀히 했다는 비판이 나온다”며, 특히 “지난달 남북 총리회담에서 경의선 개통 날짜를 12월 11일로 발표할 때부터 대통령 선거일(19일)을 염두에 둔 택일이란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와함께, “우연의 일치라고 믿고 싶다”면서도 열차 개통일이 “이재정 통일부 장관의 취임 1주년과 겹친 것”에 의혹을 나타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계속해서 “비슷한 사례는 또 있다”며 “7일 남측인사 200여 명이 금강산에 올라가 치른 이산가족면회소 남북사무소 준공식”도 문제삼았다.
그는 “이날 완공된 것은 남북 실무진이 입주할 사무실에 지나지 않는다”며 “정작 핵심 시설인 면회소 자체는 내년 상반기에 준공될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아울러 “이 역시 대통령 선거를 의식한 이벤트성 행사로 보는 시각이 있다”고도 덧붙였다.
예 기자는 “10.4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 교류.협력사업이 활발해지고 각종 회담에서 많은 합의사항이 나오고 있다”며 “이런 때일수록 정부는 성과를 과시하기보다 내실을 다지는 데 쏟는 게 어떨까”라고 충고(?)했다.
더불어 “경의선 운행은 2000년 남북 정상회담 이후 7년간 공을 들인 사업”이라며, 자신의 지적은 “'화물' 없는 '화물열차' 운행으로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 비판을 듣는 현실이 안타까워 하는 말”이라고 밝혔다.(Konas)
김남균 코나스 객원기자(http://blog.chosun.com/hil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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