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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칼럼] 아프간 파병, 국익에 기초해야

정부의 아프간지원 핵심은 지방재건, 45년간의 파병 경험 큰 자산
Written by. 최경선   입력 : 2009-11-28 오후 4:5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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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의 첫 해외 파병은 베트남 전쟁때였다. 64년 9월11일 제1이동외과병원 요원 130명과 태권도 교관단 10명 등 장병 140명이 우리 해군의 상륙함(LST)을 타고 부산항을 출항, 베트남으로 향했다. 대한민국 국군 창군 이후 최초의 해외 파병이었다.

 故 박정희 대통령은 우리 장병들의 월남파병에 대해 3일간 밤잠을 안자고 고민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파병을 하는 것이 국방의 안정과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아래 월남파병을 결정했다고 문서에서 밝히고 있다.

 65년 3월에 한국군사원조단(비둘기부대)이 파견되었고 10월9일 해병 청룡부대가 베트남 퀴논에 상륙했다. 건군 이래 최초의 전투병 해외 파병이었다. 이어 육군맹호부대, 66년 9월 육군백마부대가 참전했다. 73년 3월까지 8년 6개월동안 연인원 32만 명의 국군 장병이 베트남에서 1170회의 대규모 작전과 55만 6천회의 소부대 작전을 전개했다. 이러한 전공은 북한의 남침의욕을 좌절시키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이후 91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을 계기로 걸프전쟁이 발발하자 의료지원단 154명과 공군수송단 160명(수송기 5대) 등 비전투 요원 314명이 쿠웨이트를 비롯한 중동 지역에서 전후 복구사업에 참여했다.

 같은 해 9월,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으로 국군이 유엔 평화유지활동(PKO)에 참가할 수 있게 되자 93년 7월 아프리카 소말리아에 상록수부대(공병대대)를 파견해 치안유지, 도로 보수공사, 사랑의 학교 및 기술학교 운영 등 주민지원 활동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한국인의 박애정신을 널리 알렸다. 

 이러한 성공적인 PKO 활동의 성과로 2002년 1월 한국군 장성으로는 최초로 유엔평화유지군 사령관에 임명되었고, 이라크 아르빌에서 4년 반 동안 의료와 건설지원 임무를 완수한 자이툰부대는 현지 주민들로부터 ‘신이 내린 선물’이라는 격찬을 받을 정도로 한국의 ‘평화’ 이미지를 세계에 깊이 각인시켰다.

 현재 해외 파병활동 중인 한국군은 14개국 700여 명이다. 이 가운데 310여 명은 유엔 평화유지군(PKF)으로 분쟁지역에서 정전협정 이행 여부를 감시하고 지뢰를 제거하는 등 군사임무를 수행 중이다. 레바논 남부 티르 지역에서 활동중인 동명부대 장병들은 성공적인 평화유지 공로로 평화유지군의 최고 영예인 유엔메달을 수상했다.

 어디 그 뿐인가? 한국군의 조직화된 체계, 협동정신과 단합된 모습 등은 타국의 군대에서 한국군을 배우자는 움직임이 일 정도로 모범을 보여주고 있다.

 지금 국내에서는 아프간 병력파병에 대한 찬반 논의가 뜨겁다. 우리나라의 국가 수준을 고려해 국제사회에 기여해야 한다는 의견과 과거 아프간 인질사건의 재발 우려, 타국의 학살과 전쟁을 용인하는 비평화적 행위라는 논란 등이 일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UN의 정식 요청에 따라 아프간의 안정과 재건을 위해 지방재건팀(PRT) 인원 150여명과 보호병력 300명을 파견키로 결정하고 준비중이다.

 6·25전쟁 당시 1인당 국민소득 50달러로 동북아시아의 최빈국이던 한국의 경쟁력은 지금 세계에 손꼽힐 수준이다. 그러나 선진국들로부터 돈 버는 데는 능수능란하지만 베푸는 데는 인색한 나라로 인식되고 있다. 내년 G20 정상회의 유치국으로서의 국격에 비해 국제사회의 기여도는 매우 낮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있다. 

 과거 UN가입국들이 우리나라를 도와줬던 것처럼 선진국으로 발돋움한 우리가 낙후된 나라를 도우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또 아프간 파병은 국가 위상을 높이고 국익을 챙길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파병은 여론에 이끌려 결정되어서도 안되고 정치논리에 좌우 되어서도 안된다. ‘국익’이라는 냉철한 판단에 기초해야 한다.

 북한의 핵위협으로 인해 미국의 핵우산이 절실한 상황에서 한미간의 동맹관계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도 아프간 파병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유엔과 타 파병국과의 군사협력은 미래 통일한국을 위한 군사외교의 밑거름이기도 하다.

 국군 장병의 실전경험 배양도 빼 놓을 수 없다. 지금까지 해외에 파병된 장병들은 파병경험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그래서인지 지원자가 넘친다. 국내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다양한 전술지식을 실전을 통해 쌓고 외국군과의 교류를 통해 시야를 넓히는 것은 물론, 외국에서 느끼는 대한민국의 위상을 통해 한국인으로서의 뿌듯함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의 아프간지원 핵심은 지방재건이다. 전투가 아니다. 물론 불안한 아프간 내부의 치안상황으로 미루어 볼때 우리의 인명피해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아프간이 안전한 지역이라면 국제사회의 도움이 필요없을 것이다. 탈레반이 재집권하게 되면 아프간 주민들의 삶은 극도로 피폐해지게 된다. 지금 아프간 국민들은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어떤 희생과 위험도 감수하지 않겠다는 것을 전제로 파병을 고려한다면 우리는 국제사회에서 인정 받을 수 없다.

 우리는 국제사회를 떠나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없다. 파견을 반대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파병 규모를 충분히 키워 그들의 안전을 위한 조치에 힘을 실어야 할 때다. 그래야 지방재건팀이 제대로 된 임무수행을 할 수 있다. 이런 면에서 지난 45년간의 파병 경험은 우리가 가진 큰 자산이다. 악조건 속에서 아프간의 재건에 땀흘릴 이들이 자부심을 느끼고 국위를 선양할 수 있도록 격려해 주자.(konas)

코나스 최경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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