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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2만명 시대의 정책과제

탈북자를 사회복지의 대상이 아니라 남북통합 시대를 준비하는 주체로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Written by. 하태경   입력 : 2010-02-01 오전 10:5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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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한 해 동안 한국에 온 탈북자가 2,952명, 지금까지 총 18,009명이 입국하였다. 2010년에 2만 명을 넘을 전망이다. 최근의 탈북자 입국추이를 보면 중국에 체류하는 탈북자의 한국행이 가속화되고 있고 한국에 이미 입국한 탈북자가 북한에 있는 가족과 연계해 탈북과 한국행을 지원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2006년 이후북한당국의 주민들에 대한 정치적ㆍ경제적 통제와 위반행위에 대한 단속과 처벌 강화는 그 대상자들이 탈북과 한국행을 선택할 수밖에 없도록 강제하고 있는 현상도 발견된다. 그리고 탈북자들을 통해 국경너머에서 북한으로 유입된 한국의 발전상과 탈북자에 대한 정착지원제도는 북한주민의 탈북과 한국행을 강력히 유인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의 정치ㆍ경제적 개혁이 없거나 미미할 경우 북한주민의 탈북과 한국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게 될 것이다.

우리 정부는 해외체류탈북자에 대해서는 소극적 대응을 하고 있으나 입국한 탈북자의 정착지원제도는 종합적인 지원체계를 잘 갖춰놓았다. 정부의 해외탈북자에 대한 정책적 입장은 한국행을 희망하는 탈북자 전원을 수용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탈북자가 자신의 힘으로 동남아시아 4개국 등 제3국으로 월경해 재외공관 등 우리정부의 관할권 안으로 진입하기 전에는 어떠한 보호조치나 지원은 없다.

국내 정착 탈북자에 대한 정책은 북한에 대한 체제우위 선전의 필요성 등 정책적 필요와 입국자 규모에 따라 변천해왔다. 사선을 넘어 망명한 귀순자에 대한 거액의 정착금 지급에서 탈북자 입국규모가 증가하자 1993년부터는 사회복지 차원의 지원으로 전환되었다. 그러다 1990년대 중반 이후 북한주민의 대량탈북으로 한국입국자 규모의 폭발적 증가가 예상되자 정부는 '북한이탈주민의 보호와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여 탈북자의 자립에 정책목표를 두었다. 이 법에 따른 탈북자 정착지원 제도는 정착금과 주거지원, 취업지원, 교육지원 및 1종 의료급여와 기초생활보장의 사회복지까지 종합적인 지원체계가 잘 갖춰져 있다. 또한 정부의 지원 외에도 민간의 NGOs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지역사회에서 탈북자들의 성공적인 정착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탈북자의 사회적응 실태는 많은 이들의 염려를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한 북한인권단체의 조사에 의하면 만 15세 이상 탈북자 중 44.9%만이 취업하였고 실업률은 9.5%로 나타났다. 실업률은 일반국민의 세 배나 되고 취업한 탈북자도 직업별로는 주로 단순노무직과 서비스직, 산업별로는 주로 제조업과 숙박ㆍ음식업, 그리고 일용근로자의 비율이 42.6%로 월등히 높다. 이는 모든 면에서 북한사회와 크게 이질적인 우리사회와 탈북자들의 의식수준, 시민들의 탈북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다.

한편으로 탈북자 중 기초생계비를 받고 있는 사람이 60.2%에 이른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고용률과 실업률을 고려하면 일부 탈북자는 취업상태에서 생계비를 부정수급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탈북자 밀집거주지역인 서울 강서구와 인천 남동구에서 각각 132명과 145명이 허위진단서를 발급받아 생계비를 부정수급 했다가 발각돼 무더기로 입건되기도 했다. 또 일부 탈북자들은 정부가 지급하는 장려금을 받기 위해 직업훈련을 받거나 자격증을 취득하기도 한다.

이러한 탈북자의 사회적응 실태는 탈북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 예측되는 현재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우선 국가가 탈북자의 성공적 정착까지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하고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또한 탈북자는 모두 사회복지의 대상자라는 생각도 지양해야 하며 혹시 정부지원제도에 과도한 것이 있어 탈북자의 자립의지보다 정부의존성을 자극하는지도 살펴야 한다. 한편으로는 시민들의 탈북자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다가오는 남북통합 시대에 대비하여 탈북자 리더 양성과 탈북자의 역할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필자는 다음의 정책과제를 제안한다.

첫째 하나원의 기능을 입국초기 탈북자의 심신 휴식, 건강진단 및 긴급처방, 주택 등 행정 절차로 최소화하고 사회적응교육 기능을 민간에 이양해야 한다. 제3국 수용소 생활로부터 최소 2개월에서 최대 6개월까지 폐쇄된 공간에서 수용생활을 한 탈북자들에게 하나원에서의 12주 집단생활과 사회적응교육은 효과보다는 고통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둘째 탈북자에 대한 특별한 지원혜택의 실효를 점검하고 정비해야 할 때이다. 1종 의료급여 혜택은 탈북자가 취업을 꺼리게 만드는 요인이 되어 사회적응에 장애가 되고 있다. 또한 각종 장려금 제도도 실효가 있는지를 점검하고 탈북자의 정부지원 의존성을 줄이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

셋째 탈북자를 사회복지의 대상이 아니라 남북통합 시대를 준비하는 주체로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정부와 기업, NGOs는 남북통합 또는 북한재건 시 핵심 추동력으로서 역할을 할 탈북자 리더 양성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탈북자들을 지원하는 북한인권운동가들(한국인, 외국인 포함)에 대한 지원도 섬세히 배려해야 한다. 또한 탈북자의 북한 내 인적연계망이 현재 남북관계에서는 물론 향후에도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관련 NGOs의 활동을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끝으로 탈북자의 성공적 정착에서 중요한 것은 남북한 주민통합이다. 이를 위해 전 국민적 북한바로알기 캠페인을 통해 탈북자에 대한 우리사회의 인식을 제고해야 한다. 시민통일교육은 그 한 방안이 될 수 있으며 이러한 캠페인에서 탈북자가 교사의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이들에 대한 교육훈련에 정부와 NGOs가 힘을 기울일 것을 제안한다. http://www.cfe.org/

하태경(열린북한방송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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