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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재난까지 政爭 대상 삼지 말라

정치권의 조급한 개입은 화급하게 불을 끄기 위해 달려가는 소방관을 붙들고 이래라 저래라 관여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Written by. 송대성   입력 : 2010-04-05 오전 9:2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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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서해 백령도 근해에서 발생한 국가적 재난인 해군 초계함 천안함의 침몰사고를 맞아 온 국민은 실종된 해군 병사들의 인명 구조를 갈망하면서 가슴 아파하고 있다. 해군 용사들의 인명 구조에 대한 염원은 여와 야, 보수와 진보, 정치인과 비정치인이 따로 있을 수 없다.

일반적으로 국가적인 재난을 맞은 경우 국격(國格) 높은 나라 국민들은 다투고 있던 갈등들도 모두 조용히 접고 오직 대동단결해 재난을 처리하는 주역들을 중심으로 일사불란하게 한 방향으로 매진한다. 국가적 재난을 당하면 국격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이다.

그런데 실종 인명 구조를 위해 피 말리는 사투의 노력을 넘어 또 다른 순국자(殉國者)까지 나온 지금 정치권은 국가재난마저도 공방(攻防)과 정쟁(政爭)의 대상으로 삼는 엇박자 행보를 보임으로써 국민의 빈축을 사고 있다. ‘진상조사특위를 구성하여 따지자’ ‘임시국회를 열어 대정부 질문을 하자’ ‘긴급 현안을 질의하자’ ‘정보위원회를 열자’ 등 일부 정치권의 주장들이 바로 재난 처리에 골몰해야 할 주역들의 에너지를 분산시키고 소진케 할 수 있는 정치권의 엇박자 행보다.

정치권의 이러한 행보는 우선 인명 구조를 위해 사력을 다해 몰두하고 지휘해야 할 주역들의 임무 수행에 큰 지장을 주게 된다. 인명 구조를 위해 분초를 다투면서 총지휘해야 할 그 바쁜 순간에 국방장관을 비롯한 핵심 간부들을 장시간 국회에 붙들어 놓고 차분하게 과학적으로 따져야 할 내용들을 조급하게 갑론을박하면서 진행한 29일 국방장관 국회 청문회를 두고도 국민의 지탄이 거세다.

인명 구조 다음으로 중요하고 화급한 과제는 천안함의 침몰 원인을 한 점의 오차도 없이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일이다. 지금 언론이나 정치권에서 거론되고 있는 침몰 원인과 관련한 추측들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객관적인 사실로 수렴되고 있는 내용들도 있지만, 진실과는 거리가 먼 허상적이고 정치적인 내용도 많다.

만약 현 단계에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사실들은 배제된 채 정치적인 목적을 띤 주장들을 가지고 정치권에서 갑론을박하게 되면 향후 천안함 침몰의 진실은 실종될지도 모른다. 그 결과는 일파만파의 파문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지금은 정치권이 나설 때가 아니다. 의혹은 의혹을 재생산해 사회를 혼란스럽게 만든다.

지금 이 순간에는 우려되는 사항 하나하나를 일일이 존안(存案)해 놓고, 화급한 재난구조 작업들이 마무리된 뒤 차분하게 따져야 한다. 천안함 침몰사고는 해상에서 단순하게 발생한 민간 해상사고가 아니라, 1200t급 해군 초계함 침몰이라는, 심각한 많은 의미를 갖고 있는 국가 안보 사항이자 군 작전 사항이다. 그리고 군 작전 관련 정보는 국가 이익이라는 차원에서 다 공개할 수 없는 경우도 많다. 군 작전 관련 정보들을 모두 생중계하면서 작전을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정치권은 적어도 지금 험한 파도 속에 실종된 해군 용사들의 인명 구조와 수색작업이 끝날 때까지, 그리고 가장 중요한 천안함의 침몰 원인이 객관적으로 정부 당국에 의해 공식 발표가 있을 때까지 재난 처리 주역들이 차분한 마음으로 침착하게 일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면서 기다리고 지켜봐야 한다. 정치권의 조급한 개입은 화급하게 불을 끄기 위해 달려가는 소방관을 붙들고 이래라 저래라 관여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지금 이 시점에서 정치권이 몰두해야 할 일은 천안호 침몰 사고와 관련한 전반적인 국가 위기관리 시스템의 미비점 보완, 객관적인 원인 파악 후 국가 전략적인 대처 방안 등을 두고 지혜를 모으고 고민하는 것이다.(http://www.sejong.org/)

송대성(세종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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