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저지·국격제고·원전수출 큰걸음"
* 미국 워싱턴에서 지난 12일부터 열린 핵안보정상회의에서 우리 한국이 2012년 제2차 핵안보정상회의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국내 최고의 핵안보 전문가인 김태우(60·정치학 박사) 재향군인회 정책자문위원이 14일 국방일보와 특별 인터뷰를 가졌다. 이에 konas는 이번 회의 성과와 한반도 안보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인터뷰 기사를 게재한다.<편집자 주>
-이번 회의 명칭부터 생소한데 어떤 회의였습니까?
“핵문제와 관련한 세계 첫 정상회의이자 최대 규모의 정상회의였습니다. 2008년 1월 15일자 월스트리트 저널에는 헨리 키신저·조지 슐츠 전 미 국무장관과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이 공동 명의로 기고한 ‘핵무기 없는 세계(A World Free of Nuclear Weapons)’라는 글이 실렸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크게 공감했고, 지난해 4월 5일 유명한 프라하 연설을 통해 핵무기의 역할과 수효를 줄이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세계 선진 8개국(G8) 회담에서도 그 선언을 반복했고 노벨평화상까지 받았습니다. 그리고 추진한 것이 바로 핵안보정상회담이었습니다. 핵 없는 세상으로 가기 위한 첫 과제로 핵테러 예방과 핵물질 방호를 들고 나온 것입니다. 제1차 핵안보정상회의는 오바마 대통령의 핵철학과 핵비전을 구현하기 위한 글로벌 차원의 시도라 할 수 있습니다.”
|
-비슷한 시기에 미·러 간 새로운 핵군축조약이 서명됐고 핵태세검토서(NPR)도 발표됐습니다. 이 모든 상황들이 핵무기 없는 세계를 향한 오바마 대통령의 이니셔티브로 봐야 할까요?
“그렇습니다. 4월 8일 서명된 새로운 전략핵무기감축조약은 지난해 말로 시효가 끝난 전략핵감축조약(START)의 후속타입니다. 종전의 START가 두 나라 간의 전략핵 수준을 2200개 수준으로 감축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여기에 더해 새로운 조약은 각각 1550개로 감축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지난주에 발표된 NPR는 오바마의 핵독트린과 앞으로 미국의 핵전략 기조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동맹국에 대한 핵우산 제공을 포함한 미국의 핵전략 기조가 담겨 있기 때문에 한국으로서도 중시해야 하는 문건입니다.
이번 NPR는 핵을 갖지 않은 나라들에 대해 먼저 핵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이른바 선제핵불사용(No First Use) 정책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란과 북한을 핵불사용 대상에서 배제함으로써 북한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외교적 공세일 뿐입니다. 미국으로서는 한국에 대해 취해야 할 당연한 최소한의 조치입니다. 이번 NPR는 핵확산과 핵테러 예방, 핵무기 역할 축소, 핵무기 감축, 동맹국 보호, 안전한 핵무기 관리를 5대 목표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그중 첫 번째 목표가 바로 제1차 핵안보정상회의의 의제가 된 것입니다.”
-이번 회의의 주된 내용은 무엇이었으며, 어떤 성과를 거뒀다고 봅니까?
“이번 회의가 주로 다룬 의제는 핵테러와 핵물질의 불법거래를 막기 위한 국내적 조치와 국제적 조치, 그리고 국제기구의 역할이었습니다. 최대 수확이라고 한다면 공동성명을 채택한 것이었습니다. 보다 구체적인 합의문을 기대한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입장을 가진 나라들의 최고 지도자들이 참석한 만큼 처음부터 구체성과 구속력을 가진 합의문을 내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4년 이내에 취약한 상태에 있는 모든 핵물질을 안전하게 통제한다는 취지의 공동성명을 도출했습니다. 2년마다 핵안보정상회의도 열기로 합의했습니다. 이는 오바마 대통령의 핵평화 이니셔티브가, 핵테러가 지구촌 안보에 가장 큰 위협이라는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음을 의미합니다.”
-북한과 이란은 왜 이번 회의에 초청받지 못한 것인가요?
“북한과 이란 핵문제는 이번에 직접적인 주제가 아니었습니다. 지구촌 차원의 핵테러 방지와 핵물질 방호를 의제로 하는 회의인 만큼 특정 국가의 핵문제를 의제로 다루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회의가 추구하는 것이 결국 이란·북한·시리아 같은 요주의 나라들에 의한 무분별한 핵확산을 막자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나라들은 초청 대상이기보다는 타깃이었습니다. 따라서 초청대상이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정상들의 비공식 대화에서는 북핵문제 등이 화두가 되었을 것입니다.”
-이번 회의에서 한국이 거둔 성과를 어떻게 평가할 수 있습니까?
“크게 3가지 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째 북핵 해결에 유리한 토양이 조성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비록 북핵이 직접적인 의제는 아니었지만, 북한이 사실상의 타깃국가인 상황에서 47개의 중요국들이 낸 목소리는 북한당국에 따끔한 메시지가 될 것입니다.
둘째 한국 원자력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입니다. 한국은 북핵 위협에 노출돼 있으면서도 지난 30년 간 원전 사고율 제로에 가동률 93%라는 모범적 원자력 국가로 발전했습니다. 철저하게 NPT를 준수하는 투명한 국가로 자리매김해 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회의에서 한국의 이미지를 더욱 고양시킴으로써 2014년 만료 예정인 한미원자력협력 개정에 긍정적 효과를 미칠 것으로 판단됩니다. 원전수출에도 긍정적 효과가 기대됩니다. 47개국 중에는 31개국이 원전을 운영하는 나라들이며 전 세계 원자력 발전의 96%를 차지합니다. 또한 20여 개국이 추가 또는 신규 원전건설 계획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에게는 한국 원전기술의 우수성을 알리는 무대이기도 했습니다.
셋째 한국의 국제위상 제고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핵문제와 관련한 최대의 첫 정상회의는 한국에 더할나위 없이 훌륭한 핵외교 무대였습니다. 무엇보다 한국이 제2차 핵안보정상회의 개최국으로 추대된 것은 올해 세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와 함께 또 하나의 외교적 쾌거였습니다. 이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그리고 지경학적 중요성을 제고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북한의 통미봉남 기도를 무색하게 만들면서 북핵 해결에 있어서 한국의 국제적 역할을 크게 부각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북핵 위협과 마주하고 있는 한국의 입장은 다른 나라들과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안보차원에서 한국은 이번 회의나 오바마 행정부의 NPR에 대해 어떤 시각을 가져야 한다고 봅니까?
“굉장히 중요한 질문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핵 이니셔티브가 아무리 좋은 뜻을 가진 것이라 해도 우리는 결국 우리의 국익이라는 차원에서 바라볼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는 목적과 과정을 분리해 접근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입니다. 핵무기 없는 세상이라는 큰 목표에는 당연히 동참해야 합니다. 핵물질의 불법거래를 막아 핵테러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지구촌적인 노력에 적극 동참해야 합니다.
하지만 과정도 중요합니다. 핵무기 없는 세상은 모든 나라들이 준수할 때 모두가 ‘핵평화’라는 결실을 누릴 수 있습니다. 반칙국가들이 잔존한다면 얘기는 달라집니다. 이런 차원에서 당장 모든 나라가 모든 핵무기를 한꺼번에 폐기하는 것이 국제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되는가라는 질문을 한번 던져봐야 합니다. 특히 북한이라는 반칙국가와 대치하고 있는 한국에게는 북핵 위협을 상쇄·억제할 수 있는 장치들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미국이 제공하는 확대억제(extended deterrence)와 핵우산은 필수입니다. 만약 오바마 행정부가 자신들이 펼치는 핵평화 이니셔티브에 함몰돼 동아시아 동맹국들에게 제공하는 핵우산의 중요성을 간과한다면 한국의 안보 국익에는 심각한 손실이 될 것입니다.
부시 대통령의 NPR는 지나치게 일방주의적이고 공세적이라는 이유로 비난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동맹국에 대한 핵보호 차원에서도 그만큼 단호한 내용들을 담고 있었습니다. 이번 NPR에서는 그런 내용 중 일부가 삭제되거나 표현이 약화된 측면이 없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동맹국이 핵공격을 받을 경우 강력한 핵보복 의지를 피력했던 부시 행정부의 NPR과는 달리, 이번 NPR은 쌍무 동맹관계, 미군의 전진배치, 미국의 안보공약 등 비핵요인들(Non-nuclear elements)과 미사일 방어를 주된 억제수단으로 강조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오바마 행정부의 핵우산 정책이 약화되지 않도록 활발한 대미 핵외교와 전략대화를 이어가야 할 것입니다.”(konas)
김태우 박사 약력 ▲뉴욕주립대 정치학 석·박사 ▲경수로기획단 정책자문위원 ▲국회 정책연구위원 ▲경기대 겸임교수 ▲KBS 객원해설위원 ▲국무총리실 정부 업무평가위원 ▲국방부 국방선진화추진위원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재향군인회 정책자문위원
코나스 정미란 기자 옮김










![[안보칼럼] 북한의 드론 전력 위협에 대비한 민·관·군 입체적 대응 방안](/img_data/article/260923/260923_63007.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