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안하무인(?)식 국제 행태에 대한 전략적 해석
I. 천안함 사건과 한반도 주변국의 태도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 공격을 받고 침몰된 지 4개월이 지났다. 지난 4개월 동안 한국은 북한을 적극적으로 응징하는 단호한 조치를 취하지는 못했지만, 대한민국의 안보를 강화하는 몇 가지 긍정적인 방향으로의 사태 진전이 있었다.
우선 2012년 4월 17일 이후 한국이 단독 행사하기로 했던 전시 작전통제권 전환 문제가 2015년 12월 1일로 3년 7개월 동안 보류 되었고, 7월 25일부터 29일 사이 한미 양국이 근래에 보기 드문 대규모의 합동 군사 훈련을 전개, 북한이 재도발 할 시 즉각 응징을 할 것이라는 단호한 입장을 표명했으며, 9월에 다시 서해에서한미 합동 훈련을 하기로 야속했다는 것 등은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한 긍정적인 진전 이었다.
천안함 사건은 또한 대한민국의 국가 대전략(Grand Strategy)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세력과 부정적으로 작용 하는 세력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가르쳐 주었다.
천안함 사태가 발발한 즉시, 즉각 유감과 애도의 뜻을 표시하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적극적으로 대한민국의 입장을 지지하고 대한민국의 안전을 위해 노력하는 나라는 미국이었다. 그리고 일본 역시 천안함의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북한을 규탄하는데 앞장섰고, 대한민국의 입장을 적극 지지한 행동을 보였다.
반면 중국은 천안함 사건이 있은 후 수주일이 지날 때 까지 천안함의 희생자들을 애도하지도 않았고, 천안함 사건이 북한에 의해 야기 되었다는 사실을 계속 부정 했으며, 국제기구를 통한 북한 제제 조치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북한을 비호하는 입장을 취해 왔다.
중국은 자국의 편협한 국가이익이라는 관점에서 국제사회의 정의와 도덕을 무시하고 북한을 감싸고 돌았다. 북한을 응징하기 위한 한미 연합 군사 훈련에 대해 중국은 오히려 북한보다도 더 강력한 어조로서 한미 양국을 비난하고 있으며, 북한이 흔히 그랬던 것처럼 한미 합동훈련이 열리고 있을 즈음 서해상에서 미사일 발사실험을 강행하는 등, 국제사회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책임 있는 대국으로서의 행동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II. 천안함 사건 이후 중국이 보인 국제행태(foreign behavior)와 그 본질적 의의
천안함 이후 중국이 보인 입장은 현실주의 국제정치학이 설명하는 그대로 였였다. 그렇지만 우리나라 국민들과 지도자, 지식인들 중 중국의 행태에 당황하고 좌절한 사람이 적지 않았다. 천안함 사건 이후 중국의 행동과 그 같은 행동에 좌절한 대한민국의 놀라움을 잘 정리한 신문 기사가 있다.
한 고위급 외교관은 “중국의 외교 행태는 거칠었다. 수교 후 18년간 쌓은 교역 규모 1400억 달러,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실체가 무엇인지 되묻게 했다.” 고 말했다. 현장에 있던 외교관들은 ‘천안함 피격 이후 북한의 도발을 규탄·응징하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넉 달째 계속된 대중국 외교의 현장은 분노에 가깝다.’ “주중 대한민국 대사의 면담 신청은 아예 묵살됐다.” “천안함이 북한의 공격이라는 증거가 없다고 해 ‘설명하겠다’고 하면 ‘안 듣겠다’는 식의 막무가내였다”고 전한다. ... 친강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우리 언론에 보도된 검토 내용을 기정사실화하면서 다섯 차례나 성명을 냈다. 중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인민일보의 자매지 환구시보는 “한국은 한반도 문제에서 중국의 이해와 협력 없이는 일보도 내디디기 힘들 것”이라고 협박했다. ... 중국은 제3국과 대화하면서 “미국만 없었으면 한국은 진작에 손봤을 나라”라는 취지의 언급도 했다. 한 외교관은 서해 훈련과 관련, “중국 측은 ‘서해엔 공해가 없다’는 발언까지 했다”고 전했다. (중앙일보 7월18일자 기사 중에서 발췌 인용)
위의 기사는 중국의 행동과 한국의 놀라움을 가감 없이 정확하게 전달하고 있다. 그러나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천안함 사건 이후, 중국의 입장과 태도가 그 이전과 현저히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우리 나라 사람들이 잘 못 알고 있었던 중국이라는 나라의 본질(더 일반적으로 국력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모든 나라들의 본질) 이 천안함 이후, 분명하게 인식되기 시작한 것일 뿐이다.
많은 사람들이 중국이 ‘대국답지 못하게 행동 한다’ 고 말하고 있지만 그것 역시 올바른 말은 아니다. 강대국들은 약소국들과 달리 이웃 나라를 윽박지르며, 건방지며, 잘난 척하고, 전쟁을 도발 할 확률이 높다. 그러지 않은 강대국이 역사에 있었나를 생각해 보면 알 일이다.
우리 고위 외교관이 탄식조로 “중국의 외교 행태는 거칠었다. 수교 후 18년간 쌓은 교역 규모 1400억 달러,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실체가 무엇인지 되묻게 했다.” 고 말한 것도 현실주의국제정치학에서 설명하는 한중 관계는 아니다.
한중 관계는 본질적으로는 전략적 협력 동반자가 되기 어려운 관계다. 통일을 민족 최고의 과제로 여기고, 국가 대전략의 기초로 삼고 있는 대한민국과 한반도의 현상유지를 대 한반도 정책의 제 1 원칙으로 삼고 있는 중국이 어떻게 “전략적” 협력 동반자 가 될 수 있다는 말일까?
대한민국의 대전략 목표인 통일과 국력증대는 오직 현상을 “변경”함으로서만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이고 중국의 대한반도 전략은 오직 현상의 “유지”를 통해 이루어지는 일이다.
18년간 쌓은 교역이 허무하다고 말하고 있지만 무역거래를 많이 하는 나라가 평화를 이룩한다는 국제정치 이론 역시 유명한 이론이기는 하지만 올바른 이론은 아니다. 무역을 많이 하는 나라들이 전쟁도 더 많이 치른다. 전쟁이란 이익의 충돌 결과인데 무역 거래가 많은 나라는 이익이 충돌할 가능성 또한 높기 때문이다.
다만 중국의 행동이 더욱 건방져 보이고, 안하무인(眼下無人)식으로 보이는 이유는 중국이 강대국화(强大國化) 속도가 대단히 빠르다는 점에서 유래한다. 특히 세계 최강의 강대국 이었던 중국(1840년대 이전 수세기동안 중국은 명실 공히 세계 최강 이었다.!!)이 지난 100년 동안 서구 열강들에 의해 모욕을 받았다고 생각하며, 현재 과거의 영광을 빠른 속도로 회복하고 있는 중이라고 인식하는 중국인들의 왜곡된 민족주의와 대국 인식이 중국의 행동을 절제되지 못한 것처럼 보이게 하지만, 중국의 행동이 강대국의 표준적 행동에서 그렇게 벗어난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일부 사람들이, 특히 반미주의자들이 중국은 다른 강대국과는 다를 것이라고 오도된 기대를 가졌던 것일 뿐이다.
국가들은 힘을 증강시키려 하고, 증강된 힘을 유지하려 하며, 그 힘을 과시하려 한다. 약소국일 때 평화를 사랑했던 나라들이 강대국이 되면 평화를 사랑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강대국 시절 호전적인 나라들도 몰락한 이후 호전성이 대폭 감소된다. 결국 국가의 행동은 그 나라가 보유한 국력(힘)과 함수 관계에 있는 것이다.
우리는 중국의 국력 증강이 우리에게 유리한 모습으로 작동하는 부분만 쳐다보고 있었다. 중국의 국력 증대는 우리나라에게는 운명적으로 부정적인 그림자를 드리울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어려운 상황에 대처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바로 전략론의 목적 아니겠는가?
III. 대한민국의 대 전략과 중국변수
천안함 사건에서 우리나라 정치가들과 국민들이 중국의 협력을 기대 했다면 그것은 국제정치 현실을 무시한 전략적 넌센스(nonsense)였다. 중국은 중국의 이익을 위해 행동할 뿐이다. 중국은 대한민국이 평화적으로 통일을 이루는 것보다는, 다 망해 빠져서 중국에 의존함으로서 목숨을 겨우 부지하고 있는 실패 국가 북한이 그대로 존속하는 것이 훨씬 더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나라다. 대한민국이 통일을 이룩해서 이웃에 큼직한 나라가 생기는 것은 별로 달갑지 않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자신은 강대국이 되어야 하고 아시아의 패권 장악은 물론 세계의 패권국이 되고자 노력한다. 중국은 한미 양국이 서해에서 훈련하는 것을 극도로 비난하고 있지만 저들은 동해, 남해 서해를 종횡무진(縱橫無盡) 하며 훈련을 벌였고, 중국의 해군 함대는 서해, 남해를 거쳐 동해를 지나 일본 홋카이도(북해도)와 혼슈사이의 쓰가루 해협을 통과, 북태평양을 항진하는 훈련을 한 적도 있었다. 자신은 아무데서나 훈련해도 되고 한국은 아무데서나 훈련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물론 중국이 그토록 목청 높여 한미 연합 훈련을 반대하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한국보다는 막강하지만, 그래서 “미국만 없으면 한국을 진작 손봤을 것이다” 는 막말을 하고 있는 중국이지만, 미국에 비할 때 중국은 아직도 약소국이다.
미국은 1994년 해군전략을 대폭 수정한바 있었다. 더 이상 바다에서 상대할 적이 없게 된 미국 해군은 “바다 위에서”(On the Sea) 가 아니라 “바다로부터” (From the Sea) 로 해군 전략의 지향점을 바꾸게 된다. 그리고 얼마 후 키티호크 호가 이끄는 미 해군 항모 전단은 서해 바다 깊숙이 항진한 적이 있었다. (1994년 10월 28일-29일)
당시 중국은 쩔쩔매고 분노했다. 그 후에도 미국은 수시로 항공모함을 대만 해협 인근 및 서해 인근 해역에 파견했다. 2008년 봄 미국은 ‘대만의 민주선거를 보호하기 위해’, ‘티베트의 자유 독립을 지원하기 위해’ 라는 명목으로 대만인근 해역에 3척의 항공모함을 파견했고 미국이 행하는 대규모 훈련인 섬머 펄스(Summer Pulse)에도 항모 3척은 기본이다. 미국의 항공모함 1척이 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