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당초 9월 상순 열기로 했던 44년 만의 노동당 대표자회를 9월 28일 개최했다. 이번 당대표자회에서 당ㆍ군ㆍ정 경험이 일천한 3남 김정은을 ‘인민군 대장’ 및 급조된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으로 임명한 것은 김정일 유고 시 김가(家) 족벌체제로 권력을 잇게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사회주의 전통에도 어긋나는 일족체제 구축은 국제사회의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 국내외 분석가들은 권력기반이 약한 김정은으로의 성급한 권력이양 작업이 평양발(發) 한반도 위기를 초래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내부정세가 불안정함에도 북한의 대남전략은 수그러들지 않고 오히려 교활해지고 있다. 이산가족 상봉의 전제 조건으로 금강산관광 재개를 요구하는가 하면, 9월 29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박길연 외무성 부상은 북한은 핵포기를 하지 않을 것이며 핵 억지력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그 속내를 드러냈다.

 우리 정부가 적십자사를 통해 5000톤의 식량을 포함해 100억 원 상당의 물품을 지원하기로 한 데 대해, 북한은 “적으로부터 빼앗은 보급품”이라고 내부 선전까지 했다. 군사분계선(MDL) 일대에는 지난 1년간 수도권을 위협하는 240㎜ 방사포 200여 문을 증강 배치했다.

 한반도 정세가 유동적인 가운데 G20 서울정상회의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북한은 G20회의를 방해하기 위해 국방위원회 주도로 긴급 전략회의를 개최해 남한 내 안보불안을 지속적으로 조장하고, 친북단체들이 벌이는 G20 반대 시위를 지지하는 등의 대책을 논의했다고 한다. 이 회의는 김정일의 위임에 따라 김정은이 직접 주도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현장 테러 또는 사이버 테러에 관한 전략ㆍ전술ㆍ테크닉 측면에서 북한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KAL 858기를 폭파했던 그들이다. 2002 월드컵 결승전을 앞두고 연평해전을 일으켰던 저들이다. 지난해 7월에는 한미 주요기관 인터넷에 대한 DDOS 공격을 자행해 엄청난 피해를 초래한 바 있다. 이처럼 북한은 G20 정상회의를 방해하기 위해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는 집단이다.

 또한 남한 내 친북ㆍ종북 좌파세력들의 G20 반대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참여연대ㆍ민노총 등 81개 단체는 9월 15일 ‘G20 대응 민중행동’을 출범시키고 10월 1일 국제공동행동의 날 행사를 개최해 G20 반대집회를 갖는 등 본격적인 방해공작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11월 6~12일을 ‘공동행동주간’으로 정하고 대중집회 및 토론회 등 대규모 저항운동을 계획하고 있다.

 경술국치 100년이 되는 해에 열리는 G20 정상회의는 대한민국의 명예를 드높이고 국가 브랜드 가치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이를 반대하거나 방해하는 세력과 행동은 그 어떤 논리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정부는 북한과 반국가세력들의 방해책동에 대비해 비상대책을 강구하고 완벽한 경계태세를 갖춰야 한다. 2005년 부산 APEC 정상회의와 올해 6월 G20 캐나다 회의 때 발생한 폭력시위 사태를 교훈으로 삼아 집회를 금지하거나, 평화시위 구역을 지정하되 불법시위는 단호하게 법 집행하는 등 적극적 대응으로 G20 정상회의 성공을 보장해야 한다.

 국민과 국군의 역할과 사명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다.(konas)

 서진현(예.육군소장/재향군인회 호국안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