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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폭침 대응 5.24대북조치 시행 평가

'서북도서와 NLL 어떻게 지킬 것인가?'... "평화는 교류와 협력만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굳건한 안보를 바탕으로 해야"
Written by. 전성훈   입력 : 2011-05-10 오전 10:2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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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칼럼(세미나 발제안)은 지난 4일 전쟁기념관에서 한국해양전략연구소(소장 송근호)와 해병대전략연구소(소장 이정윤)가 공동으로 주최한 '서북도서와 NLL 어떻게 지킬 것인가?'를 주제로 한 안보세미나 주요 발제 내용임. 코나스는 당일 이를 취재 보도했지만 네티즌 여러분의 요청에 의해 주최 측의 협조로 발제자의 주요발제 내용을 발췌 게재합니다.

내용은 통일연구원 북한센터 선임연구위원 전성훈 박사가 주제발표한 '천안함 폭침 대응 5.24 대북조치 시행 평가' 발제안 중 본문에 해당되는 내용을 발췌한 내용임.<편집자 주>

 국론의 분열

 우리 사회는 천안함 폭침 사태가 발생한 이후 심각한 국론 분열로 내홍을 겪었다. 천안함 침몰의 원인을 둘러싸고 벌어진 갑론을박은 오늘 우리가 사는 사회의 일그러진 자화상이었다. 일부에서는 천안함 사태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북한을 자극하는 정책을 펴는 것은 삼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평도 포격 사태 이후에도 이런 주장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그러나 상대로부터 공격을 받고나서 상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이유로 대응을 하지 않거나 적당히 얼버무리면서 넘어가는 것은 주권국가의 자세가 아니다. 천안함 사태를 불러 온 중요한 원인이 그동안 북한의 군사 모험주의를 부추기고 우리 국민의 안보불감증을 키워온 안이한 대북정책에 있었다는 반성도 필요하다.

 한편에서는 천안함 이후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이 ‘기다리는 정책’에서 ‘버릇 고치기’ 정책으로 전환되었다고 했지만, 어떻게 이름을 붙이던 북한의 도발을 막기 위한 정책을 펴는 것은 정부의 기본 책무이다.

 대북 압박과 제재가 한반도의 긴장고조와 경제 불안 등 부작용을 야기할 것이라는 주장도 많았다. 하지만 적의 도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평화만을 외치는 것은 너그러움이 아니라 굴욕이고 굴종일 뿐이다.

 우리 사회의 지도층은 일말의 부작용을 부풀려서 국민을 불안하게 만들 것이 아니라 위험을 무릅쓰더라도 북한의 파행적 행동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처해 나가도록 국가 기강을 바로세우고 국론을 모아야 할 책임이 있다. 또한 대북제재의 효과가 없다는 주장도 있지만, 북한정권에 초점을 맞춘 제재는 충분히 효과가 있으며, 지금 유럽의 비밀계좌에 산재해 있는 김정일의 비자금만 몰수해도 북한 정권은 큰 타격을 받을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남북관계가 악화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현 정부 출범 첫 해인 2008년도 남북간 인적왕래, 교역규모, 개성공단 근로자수 등 모든 수치가 노무현 정부 말기인 2007년보다 증가했었다. 개성공단의 북한 근로자 수는 4만 명을 넘어선지 오래됐고 어린이 탁아소도 이미 비좁을 정도다.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 피살사건을 계기로 남북관계가 경색되고 교류협력이 지장을 받은 것이므로 남북관계 경색의 책임을 물어야 할 대상은 북한이다.

 많은 사람들이 천안함 사태를 6·2 지방선거와 다양한 각도에서 연결하려고 했다. 예를 들어, 이 사태를 선거에 이용하려 했다는 주장에서부터 여당의 선거 패배는 강경한 대북정책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라는 주장도 있었다. 하지만 국제조사단이 조사결과 발표시점을 선거 이후로 잡았다고 하더라도 이를 트집 잡을 이유가 나왔을 것이다. 더욱이 6·2 지방선거에서 여당의 패배가 대북정책에 대한 국민의 반감을 드러난 것이니 대북정책을 바꾸라는 요구는 자가당착적이다. 이런 요구를 한 사람들은 왜 노무현 정부는 5·31 지방선거에서 완패했는데도 대북정책을 바꾸지 않았는지 먼저 설명해야 한다.

 많은 국민들이 천안함 사태가 남북관계에 미칠 파급영향을 많이 걱정했고 이는 타당한 우려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천안함 사태가 워낙 엄청난 사건이기 때문에 남북관계와 교류협력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 정권에게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만약 우리 정부가 마치 아무런 일도 없었던 듯이 북한과 평소대로 교류협력을 진행한다면 국제사회에서 한국은 정말 이상한 나라, 얕잡아 봐도 되는 만만한 나라로 취급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국론의 통합

 천안함 사태가 우리 사회에 미친 중요한 영향은 북한을 바라보고 북한의 위협을 판단하는 우리 국민들의 관점과 의식에 상당한 공통분모를 만들어냈다는 사실이다. 그동안 ‘남남갈등’이란 신조어가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분열되었던 국론이 천안함 피격 이후 국가안보를 우선하는 방향으로 통합되었다. 

 천안함 사태 직후 우리 국민들의 안보불안은 지난 10년 이래 가장 크게 고조되었다. 좌초의 원인과 배경을 둘러싸고 합동조사단의 발표에 대한 불신이 존재했고, 불확실한 정보를 유포해서 국민의 불신을 조장하는 움직임도 있었다.

 천안함이 피격된 지 1년이 지난 후 천안함 피격이 북한 잠수정의 소행이라는 정부 발표에 대한 불신은 좀처럼 줄지 않았다. 아직도 30%에 달하는 국민들이 정부의 발표를 믿지 않고 있으며, 30대 국민들은 절반 이상이 정부 발표를 불신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천안함 사태 이후 안보의식이 높아졌다고 답한 국민이 62.3%에 달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다. 안보의식이 낮아졌다고 답한 국민은 4.2%에 불과했다. 

 특히 젊은 학생들을 중심으로 국가안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북한을 다시 보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은 매우 다행스런 일이다. 천안함 사태 이후 우리 사회에는 ‘P세대’라는 말이 등장했다. ‘Post-Cheonan 세대’, 즉 천안함 피격 이후 달라진 젊은 세대를 뜻하는 용어인데, 한 일간지는 P세대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 Patriotism(애국심): 국가의 귀중함을 알고 나라를 사랑하는 애국심에 눈을 떴다.
- Preseant(유쾌한): 군대생활도 즐겁고 유쾌하게 한다.
- Power & Peace(힘에 기초한 평화): 힘이 있어야 평화를 지킬 수 있다고 믿는다.
- Pragmatism(실용): 진보와 보수라는 단순한 이분법을 거부한다.
- Personality(개성): 자기 생각과 주관이 뚜렷하고 적극적으로 표시한다.
- Pioneer(개척자):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정신이 강하다.

 P세대들은 북한 인권문제에도 관심이 많아서 국회에 계류 중인 ‘북한인권법’을 빨리 통과시키라고 촉구하고 있다. P세대 학생들의 모임인 ‘천안함 피격 1주기 대학생 추모위원회’가 실시한 대학생 의식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1.3%가 천안함 침몰의 원인이 북한의 어뢰 공격이라고 답했다. 향후 북한의 도발에 대비해서는 단호한 군사적 수단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이 46.6%, 무력을 통한 군사적 압박이 28.2%에 달했다. 천안함 피격을 계기로 후배이자 자식 같은 우리 젊은이들이 올바른 국가관을 갖게 된다면 장한 군인들(46+1)의 희생이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다.

  결  론

 천안함 사태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기본적으로 북한의 사과와 재발방지 및 책임자 처벌로 요약할 수 있다. 이러한 입장은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가 새벽 산책중에 북한군의 총격을 받고 숨진 사건이 발생한 이후 연평도 포격사건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견지되고 있다.

 6자회담을 재개하려는 움직임이 생기고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정부가 사과의 형태와 표현의 정도에 다소 유연성을 보일 수 있다는 얘기도 있지만,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이라는 기본 입장에는 변화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천안함 사태 이후 개성공단을 제외한 남북간 교류협력이 중단되면서 북한은 상당한 타격을 입었을 것이다.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기 위해 갖은 생떼를 쓰는 북한의 모습은 교류협력 중단 조치가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개성공단과 비교할 때, 금강산 관광은 북한체제에 미치는 개방의 효과도 미약하고, 북한 동포들의 삶을 향상시키는 데 큰 기여도 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4만 명 이상의 북한 동포들이 월급을 받는 개성공단과 달리 금강산 관광수입은 대부분 김정일 금고로 들어가는 것으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관광지가 만들어지면 우선적으로 관광지 주변이 개발되고 발전하는 것이 상식인데, 금강산 관광은 그렇지 못한 것을 보면 관광수입이 어디로 들어가는 지를 가늠할 수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금강산 관광 재개는 결코 서두를 일이 아니다. 천안함 사태 이후 남북관계가 후퇴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앞으로 더 건전한 발전을 위한, 다시 말해서,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로 봐야 할 것이다.

 천안함 사태를 계기로 우리 군이 서해 5도에 대한 전력을 증강하고 북한의 비대칭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 공조를 강화한 것은 매우 중요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천안함 피격이란 불시의 기습을 당하긴 했지만 북한의 입장에서는 그 동안 아껴두었던 회심의 카드를 써버린 것과 같다. 천안함 사태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우리 군이 제대로 전열을 정비할 수만 있다면 우리 장병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을 것이다.

 국제적 차원에서 우리가 얻은 큰 교훈은 중국의 실체를 좀 더 정확하게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6자회담의 주최국이지만 북핵 문제에서 애매모호함을 넘어서 북한쪽에 기우는 모습을 자주 보였던 중국이 천안함 사태에서는 노골적으로 북한 편들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중국은 국제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에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한·미 합동 서해훈련에 대해서는 조지 워싱턴 항모의 서해 진입을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섰다.

 경제력을 바탕으로 힘을 키우면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중국이 국제적 상식과 규범을 무시하면서까지 북한 감싸기에 나선 것이다. 천안함 사태를 계기로 우리의 대중국 전략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과 점검의 필요성도 제기되었다.

 천안함 사태를 계기로 정부가 PSI에 적극 참여하기로 한 것은 매우 바람직한 결정이다. 그동안 우리사회는 ‘PSI는 곧 전쟁’이라는 잘못된 인식 때문에 큰 혼란을 겪은 것은 물론, 국제사회에서 국가 이미지가 실추되는 불이익도 당했다.

 PSI 참여를 둘러싼 논란은 정파를 초월해서 하나의 목소리를 내어야 할 중요한 국가안보 사안이 정쟁(政爭)의 대상으로 악용되어서는 안된다는 중요한 교훈을 주었다. PSI 전면 참가를 계기로 지난 정부에서 남북한이 합의한 육상 및 해상 통행 관련 합의서들의 보완과 개정 필요성도 점검해야 할 과제로 부상했다.

 천안함 사태는 우리가 깊이 새겨야 할 많은 교훈을 주었다. 가장 큰 교훈은 우리가 그동안 너무 잊고 살았던 국가안보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 것이다. 평화는 교류와 협력만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굳건한 안보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천안함 이후의 대북조치는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국민을 안심시키기 위한 대북정책이라는 점에서, 그 가치를 평가받아야 할 것이다. 일부 미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북·미 대화중에는 도발하지 않았다며 대화의 필요성을 주장하지만 이는 북한의 평화공세와 이중 전략을 너무나 모르는 소리이다.

 북한의 대외전략은 기본적으로 ‘겉 다르고 속 다른’ 전략이다. 대화를 거부할 필요는 없지만 결코 대화를 맹신해서는 안된다. 상대의 의중을 꿰뚫는 통찰과 치밀한 전략이 없는 대화는 상대의 장단에 놀아나며 국익을 해치는 일 밖에 되지 않는다.(konas)

전성훈(통일연구원 북한센터 선임연구위원)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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