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칼럼 글씨확대글씨축소스크랩인쇄

승리를 위한 군의 마지막 기회

Written by. 유명덕   입력 : 2011-10-10 오전 9:06:20
공유:
소셜댓글 : 0
facebook

   “미국은 세계를 어떻게 이끌어 왔는가? 그것은 한마디로 형편없이 이끌어 왔다. 비록 군사 분야에서 미국의 힘은 과거보다 탁월할지 모르지만 공감하는 대로 동원하고 영감을 불어 넣어 주면서 지시하는 능력, 그리고 그런 방법을 통해 전 지구적 현실을 주조하는 능력은 심각하게 저하되었다. 글로벌 리더로 즉위한지 15년이 지난 오늘날의 미국은 정치적으로 적대적인 세계 속에서 두려움에 차 있으며, 고독한 민주주의국가가 되어가고 있다.”이 말은 미국의 정치외교 전략가인 브레진스키가 그의 저서‘미국의 마지막 기회’에서 언급한 내용이다.

 브레진스키는 미국이 글로벌 리더로서 행사하는 파워와 권위는 다른 국가들의 상호 신뢰와 이해를 통해 얻어져야 하고, 권력사용에 대한 미국의 정당성이 사라질 때 존경의 대상이 아니라 경계와 질시의 대상이 된다는 사실을 잊었기 때문에 오늘의 위기를 초래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미국은 과연 글로벌 슈퍼리더가 될 수 있는 두 번째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인가? 이에 대해 브레진스키는‘그렇다’고 단언하면서도 두 번째 기회를 놓치면 세 번째 기회는 결코 찾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브레진스키는 미국이 두 번째 기회를 살리기 위한 전제조건을 전 세계적인 눈으로 미래를 조망하면서 군사력과 경제중심의 하드파워보다는 부드러움과 감성, 존중과 이성으로 문제를 해결하며, 세계적 문제들에 대해서도 공감하고 책임과 희생정신으로 호감을 주어 함께 해결해 나가는 소프트파워 중심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브레진스키에 이어 리더십의 대가인 조지프 나이교수도 이렇게 말한다.“성공적인 지도자는 감성,지능, 비전, 소통 등을 통해 다른 사람들을 매혹시킬 수 있는 능력인 소프트파워를 갖추어야 한다. 아울러 조직관리 능력과 마키아벨리적 정치력인 하드파워도 보유해야 한다. 그리고 이 두 가지의 힘과 기술을 잘 결합해 성공적인 조합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상황지능도 갖추어야 하는 데 이것이 바로 스마트파워(smart power)다”. 브레진스키와 나이교수는 미국이 세계로부터 고립되지 않으려면 미국의 리더십은 상황에 맞게 하드파워와 소프트파워를 균형 있고 조화롭게 구사해야 하며, 이중에서도  이성과 합리, 가치와 정신, 호감과 매력으로 상대를 설득함으로써 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하는 소프트파워를 기본으로 내세워야 한다는 것을 애써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인은 다양하다. 최근 미국의 신용평가 하락으로 불어 닥친 여파는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 경제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또한 세계에서 가장 도발적인 북한공산주의집단의 끓임 없는 위협은 대한민국의 생명력과 국민정신을 약화시키는 가장 큰 요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유형의 위협은 하드파워의 위협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무서운 위협이 있다. 그것은 바로 우리 국민 스스로가 국가생명력의 영속을 위해서 어떤 가치를 선택하고 이를 어떻게 지킬 것인가를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것이다. 이것은 안보측면의 소프트파워 위기이다. 대한민국의 안보는 정신적 측면에서 위기상황에 직면해 있다. 안보의 참뜻이 이념과 정치적 색체에 의해 변질되거나 왜곡되는 일이 다반사로 벌어지고 있으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 그리고 자유와 행복을 실현시켜 주는 안보의 진정한 의미는 감시당하고 불편하며, 비평화적이고 거북스러운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은 북한의 천안함 공격과 연평도 포격을 직접 목격하면서도 북한을 적으로 생각하는 것조차도 망설이고 있다.

 우리 국민은 이러한 생각의 연장선상에서 군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경향이 있다. 입시와 취업에 실패하여 용기와 희망을 잃고 좌절하는 많은 젊은이들은 국민의 의무이기는 하지만 가능하다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병역의무에서 자유로워지고 싶어 한다. 무엇이 이렇게 만들었을까? 그것은 바로 국민의 소프트파워 역량, 특히 정신적 역량을 배양하려는 국가적 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데 기인한다. 입시위주의 지식을 배양하는 데는 교육이 국가백년대계라고 주장하며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열성을 보였지만, 정작 좋은 시민이 되는 정신적 역량을 배양하는 데는 거의 방치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의 장기적인 지속은 결국 올바른 가치관의 부재와 혼란, 그리고 비인간화를 촉진하였으며, 나아가 갈등과 대립을 초래하여 국민의 정신을 피폐하게 만들었다.

 군대와 사회는 파이프라인으로 연결되어 있다. 사회가 파이프의 입구라면 군대는 파이프의 출구와 같다. 물은 위쪽에서 아래쪽으로 흐른다. 병약하고 잘못된 사회의 정신이 이 파이프를 통 를 누구로부터 어떻게 지킬 것인지를 잘 알지 못하는 국민의 생각이 유입되면 군인들은 왜 싸워야 하는가 하는 근본적인 질문에 대해 혼란에 빠지게 된다. 이것은 국민의 맑은 정신이 파이프를 통해 군에 유입되면 장병들에게는 생명수가 되지만, 불순하고 혼탁한 정신이 흘러 들어올 때는 오수가 되어 장병의 정신세계를 오염시킨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사회에서 군으로 연결되는 파이프라인에는 다양한 오수가 아무런 여과장치 없이 흘러 들어오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오수는 부지불식간에 장병의 마음을 오염시키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볼 것인가? 과감하게 파이프라인을 제거하여 오수가 들어오지 못하게 하든가, 아니면 사회풍토가 그러하니 어찌할 수 없다고 하면서 방치할 것인가? 이에 대한 답은 간단하다. 사회로부터 깨끗한 물만 흘러들어오게 하면 된다. 그러나 이와 같은 방법 역시 쉽지 않고 더욱이 인위적으로 조작할 수도 없다. 결국 그 해법은 군 자체에서 정신전력을 조형하는 교육기반을 새롭게 구축하여 군대의 존재목적에 부응하려는 정신이 투철한 강한 전사를 스스로 양성할 수밖에 없다. 

 군 정신전력을 탄탄하게 하려면 교육을 잘 시켜야 한다. 교육은 정신전력 육성을 위한 백년대계의 첫걸음이다. 그리고 이러한 교육은 정신전력 육성을 목적으로 하는 교육 및 연구기관을 통해 전문적으로 실시할 필요가 있다. 전문교육기관을 통해 국군의 정신전력 육성논리와 체계를 재정립하고, 교리와 정책을 발전시켜 군이 한 방향, 하나의 정신으로 가도록 하는 항상성의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지휘관 계층 역시 이곳에서 정신전력 육성원리와 방법을 습득하여 이것을 부대 유형전력과 조화시켜 강한 전투력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역량을 구비할 수 있다. 또한 정신전력 육성과 관련된 군 간부들도 무형전력의 제요소를 융합하고 적용하는 능력을 배양할 수 있으며, 예비전력의 간부와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교육을 지원함으로써 국가안보와 군의 역할에 대한 공감대를 폭넓게 형성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할 수 있다.

 군 정신전력을 본 괘도에 올리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되고 끈질긴 집념도 필요하다. 그러나 시간은 마냥 군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 군 정신전력을 위협하는 군 내외적인 요인 역시 더욱 빠르게, 더욱 다양한 방법으로  공세를 펼칠 것이다. 그리고 그 타깃은 장병들의 정신세계를 무너뜨려 군을 무력화하는 것이 될 것이다. 따라서 군은 정신전력에서 주도권을 잡고 위협세력의 파상적인 공세를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현 상황을 조망해 본다면 어쩌면 지금 이 시점이 군 정신전력을 혁신하여 대한민국 국군의 생명력이 역동하도록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지도 모른다.(konas)
* 이 칼럼은 '월간 자유' 10월호에 게재된 내용임.

 유명덕(국방정신문화칼럼리스트)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관련기사보기
    • 입력 된 100자 의견이 없습니다.
1
    2026.10.1 목요일
안보칼럼 더보기
[안보칼럼] 강한 국군이 곧 평화의 조건이다
매년 10월 1일은 국군의 날이다. 우리는 이 날을 맞을 때마다 ..
포토뉴스 더보기
핫클릭 뉴스
깜짝뉴스 더보기
베트남에 북한군 참전 기념물 설치…北국방성, 제막식 참석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 북한 인민군 참전 군인들을 기리는 기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