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립묘지엔 계급 구분이 없다
샌디에고 국립묘지의 6.25참전 미 장병들
미국 서북 최남단 샌디에고시는 멕시코 국경과 50km 가까이 인접한 태평양 연안 해군도시로서 5만여 명의 미군 장병이 잠들어 있는 국립묘지 로즈크랭스가 있다. 이곳 국립묘지는 1847년 미 육군 묘지로 설립됐다가 1934년에 국립묘지로 승격되어 국내외에서 전사한 장병들을 안장시켜 놓았다.
지난 2006년 2월부터 2년여 동안 샌디에고에 거주하면서 로즈크랭스 묘지를 찾아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3,000여 장병들의 명복을 빌었다. 본인은 젊은 시절을 직업군인으로 보낸 신분으로 머나먼 한국 땅에서 전사한 미군 장병들의 묘비 앞에 남다른 감회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이곳 묘역에는 현역시절의 계급과는 상관없이 평등한 규모로 장병들이 나란히 누워있는 모습에 감명을 받았다.
지난 2007년 7월 본국에서 이종사촌 동생이 샌디에고를 방문하여 로스크랭스 국립묘지를 안내했더니 그도 역시 6.25때 전사한 미군장병들에게 감사한 마음으로 추모한 후 귀국하여 미화 1,000달러를 보내면서 현충탑에 헌화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따라 샌디에고 교민회장과 함께 묘지 관리소장에게 찾아가 헌화를 부탁하니 이곳 근무10여년에 한국인의 거룩한 뜻을 처음 느꼈다면서 감사했다.
이 같은 사실이 현지판 중앙일보(2007. 8.22)에 보도되자 이곳 한빛교회가 앞장서서 메모리얼 데이를 맞아 대규모 추모행사를 갖게 되어 '은혜를 잊지 않는 한국인'의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 그 뒤 본국으로 돌아와 대한민국 베트남 참전 유공전우회 일을 맡고 있을 때 샌디에고 6.25 60주년 기념행사를 준비하면서 특별 초청하여 다시 한번 미군 전사자들을 위문하고 양국간 혈맹의 우의를 깊이 다질 수 있었다.
미국 버클스 노병 국립묘지 안장 감동
대한민국 청년은 신성한 국방의무를 위해 현역시절에는 군의 조직관리상 엄격한 계급구분에 따른 신분 차등관리에 순응하지만 사후에는 평등해야 한다고 믿기에 국립현충원 관리개선을 건의한다.
미국은 2011년 3월, 세계 1차대전에 참전했다가 마지막으로 별세한 프랑크 버클스 병사의 장례식을 워싱턴 DC의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엄수할 때 오바마 대통령, 바이든 부통령 등 국가 최고 VIP들이 모두 참석했다.
더구나 버클스 병사가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 유럽 원정군 사령관 존 퍼싱 대장 옆자리에 안장되는 장면을 보고 미국 국립묘지 안장제도에 감동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필자가 10여년 전 하와이 관광 코스 중에 제2차 세계대전 발발 시 일본군의 진주만 기습공격으로 5척의 군함이 폭침될 때 2,300여 명이 전사 수몰된 현장을 관람했다. 그곳 추모 기념공원이나 묘역에는 함장, 장군, 장교, 하사관, 수병 등이 계급 구분 없이 같은 묘역에 성명의 A,B,C 순으로 안장하고 동등한 비석으로 기념하고 있었다.
필자는 미국 군인이 참전 중 전사하거나 전역 후 사망할 때 계급 구분 없이 국가차원에서 평등하게 모시는 것이 군복무에 대한 자긍심을 심어준다고 믿는다.
800만 재향군인 자긍심 갖게 해야
예비역을 포함한 800여만 명의 재향군인들이 현재의 국립현충원 안장제도가 불공정하다고 인식하여 제도 개선을 제의하고 있지만 군과 보훈처 실권자들이 모두 신분상 특권을 누리고 있기 때문인지 검토과정에서 무시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사실은 오랜 구습이 관례화 되어 있기 때문이므로 통치권 차원이나 정치권이 나서 800만 재향군인이 국가에 대한 자긍심과 애국심을 가지고 여생을 살고 그 후손들도 군인의 후예임을 자부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건의한다.
현역시절에는 군의 계급구분이 불가피하지만 사후에는 장군이나 장교나 사병이나 신분상 구분 없이 국가가 관리하는 평등한 묘역 안장제도가 확립돼야 한다. 그동안 이 같은 건의서를 국가보훈처장과 국방부장관에게 보냈지만 실무선에서 위로 보고도 하지 않고 현행 국립묘지법에 따라 계급별로 구분하는 현충원을 확충하면서 수용공간이 소진될 때까지 현행대로 유지하겠다는 것이 공식 답변이다.
이에 필자는 다시 한번 미국, 독일, 스위스 등과 같이 생전의 계급을 구분치 말고 사후에는 동등한 규모로 국립묘지를 관리하는 개선 방안을 시행토록 거듭 건의하는 것이다.(konas)
* 이 글은 월간 '경제풍월 12월호에도 게재된 내용임.
박민식 ( 예비역 육군 대령, 전 베트남참전유공전우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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