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외화벌이 실체를 파헤치고 그 과정에서 벌어지고 있는 북한 해외 파견 근로자들의 인권실태를 조사해 국제노동기구(ILO)에 제소하기 위한 창립대회가 열렸다.

 25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북한 해외근로자의 인권개선을 위한 국제연대(INHL) 창립대회’는, 과거 북한에서 파견돼 해외 근로자 경험을 한 탈북자들과 북한 인권과 노동인권에 관심있는 여러 탈북단체장들이 참여했다.

▲ 북한 해외 근로자의 인권개선을 위한 국제연대 준비위원회는 25일 오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창립대회를 가졌다.ⓒkonas.net

 준비위는 창립 취지문에서 “북한이 최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중국에 수 만 명의 근로자를 내보내는 등 인력송출을 위한 외화벌이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임금과 노동착취, 혹독한 감시와 통제 등 인권유린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별로 알려진 바 없다”며 창립 취지를 밝혔다.

 또 “북한 당국은 근로자들이 벌어 들인 피같은 돈을 김씨 왕조의 호화사치 생활과 핵무기, 마사일 등 군사비 등에 쏟아 붓고 있다”며 이런 비인간적이고 반인권적인 참상을 더 이상 방관하거나 묵과할 수 없다고 밝혔다.

 코리아정책연구소 최순미 연구원은 북한의 해외송출 인력 규모를 전 세계 40개국에 6만~6만5천명으로 추산하고, 이들의 연간 송금액을 1.5억~2.3억 달러로 집계했다.      
 
 그러나 “송출된 북한 노동자가 받는 임금의 대부분이 김정은의 사금고로 알려진 노동당 39호실과 38호실에 송금되고 근로자들에겐 전체 임금의 10% 미만으로 주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러시아에 파견된 벌목 근로자의 월수입은 500달러 정도지만 실제로 노동자들에게 주어지는 수입은 50~100달러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해외에 파견된 노동자들에게는 이동의 자유와 활동의 자유가 제한되어 있고, 외국TV와 방송, 라디오 청취도 금지되어 있으며, 매주 당 학습, 생활총화 등 세뇌교육과 통제를 받는 기본권의 제한이 범죄와 일탈행위로 이어지고 있다고 파급되는 문제점을 설명했다.

 북한인권정보센터 김상헌 이사장은 ‘북한 해외근로자의 인권개선 방안’ 발제에서, 매일 12~17시간 이상의 작업 강요와 열악한 작업환경, 식량 부족, 24시간 감시, 연대 책임, 고문과 가혹행위, 임금 착취 등이 이루어지는 러시아 벌목장은 ‘소규모 인민공화국’이라며  해외에 송출된 북한 근로자들의 인권유린 실태를 설명하면서 이러한 현실을 국제사회에 널리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날 창립대회에는 러시아 건설 노동자로 파견됐던 탈북자 김영석(가명) 씨와 쿠웨이트 건설 노동자로 파견됐던 탈북자 림일 씨가 증언자로 참석해 휴가와 외출없이 매일 14~16시간 시달렸던 고된 노동과 근무 환경, 임금 착취와 생활총화, 감시 등 인권실태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konas)

코나스 최경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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