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을 입고 밥을 먹어야
동양과 서양이 다른 점이 적지 않습니다. 그런 중에도 두드러진 한 가지 사실은, 우리는 의식주(衣食住)라고 하여 먹거리보다 입는 옷을 앞세우는데, 서양 사람들은 ‘Food. Clothing. Shelter’라고 순위를 정하여 먹을 것을 앞세운다는 것이 큰 차이점 같습니다.
야만사회에서는 먹을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오늘도 정글 가까이 사는 원시인들은 전혀 옷을 입지 않고 삽니다. 그들의 생활을 적나라하게 수록한 다큐멘터리 기록영화를 보면서, 지금까지 약 1만년이나 그런 생활을 영위하였다는데 앞으로도 1만 년 그런 생활을 할 수 있을까 의심스럽기도 하고 또한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문명사회에서는 아침에 일어나서 먼저 옷을 입고 밥을 먹습니다. 홀랑 벗고 조반을 먹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습니다. ‘옷이 날개’라는 말도 서양에는 없고 동양에만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의상철학>(衣裳哲學)이라는 우리 번역이 옳은 것인지 틀린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어쨌건 옷에 관한 철학이 곧 인생철학이고 옷의 변천이 정치제도의 변천과 맞먹는 것은 사실입니다.
아마도 멀지않은 장래에 동양이, 특히 한국이, 세계의 패션계를 주도하고 가장 바람직한 정치의 모델을 세계에 내놓는 나라가 되리라고 나는 믿고 있습니다.(konas)
김동길
www.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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