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서 산불 진화작업에 동원됐다가 넘어져 희귀병이 발생했다면 국가유공자로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A씨는 지난 2010년 1월 육군에 입대한지 두 달여 만에 강원도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 진화작업에 투입돼 불을 끄던 중 미끄러져 오른쪽 발목과 무릎, 허벅지를 다친 이후 손끝만 스쳐도 타는듯한 통증에 시달렸다.

 국군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원인을 확인 할 수 없자 대학병원에서의 진료를 통해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은 원인이나 명확한 치료법이 밝혀지지 않은 희귀병으로 외상 후 특정 부위에 만성적인 통증이 지속되는 질환으로 바람이 불거나 피부에 옷깃이 살짝 스치기만 해도 극심한 고통이 뒤따르는 병으로 알려져 있다.

 A씨는 정상적인 복무가 불가능해진 그해 11월 의병 전역했고 곧이어 서울지방보훈청에 국가유공자 신청을 냈다.

 그러나 보훈청은 2004년 허리 통증으로 진료받은 적이 있는 경력과 함께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을 입대 전부터 앓고 있었다는 점을 미뤄 A씨에 대한 화재 진압 중 부상을 공무수행 중 입은 부상으로 볼 수 없는 것으로 판단해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법원은 지난 2011년 8월 보훈청의 결정 취소 소송을 낸 원고에 대해 2일 “A씨가 입대 후 산불을 끄다 넘어지면서 통증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면 직무 수행 중 발생한 질병으로 볼 수 있다”며 원고 승소로 판결을 내렸다.(Konas)

코나스 이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