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가 시집가는 날
다 태극기를 들고 참석하여 모두가 NLL은 절대 포기할 수 없다는 여야모두 의지를 분명히 밝힌 것 같아서, 궂은 날 한 줄기 햇빛처럼 느껴졌다
장마가 든다고 해서 매일 스물 네 시간 비가 쏟아지는 것은 아니고 사이사이로 해가 반짝 비치는 날이 있습니다. 그런 날을 두고 ‘여우가 시집가는 날’이라는 말이 생겼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요새 곰곰이 생각해보면 오늘의 한국 정치판이야 말로 재래의 이 속담이 꼭 들어맞는 풍토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우리나라 정치판은 장마가 든 것처럼 구질구질합니다. 국회의원을 127명이나 가진 민주당이 원내에서 얼마든지 큰일을 해낼 수가 있을 텐데 김한길의 중도실용주의는 맥을 못 추고 강경파가 득세, “국회 밖으로 나가서 투쟁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해 당 대표도 어쩔 수 없이 피켓을 들고 밖으로 나아가니 차기 집권정당이 되기도 어렵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그런 우울한 일만이 벌어지는 한국은 아닙니다. 11년 전에 연평해전이 벌어진 것은 우리 해군이 NLL을 사수하기 위해서였는데 당시의 대통령 김대중은 무슨 사정이 있었는지 그 때 전사한 여섯 용사들이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않고 일본에 축구구경 갔던 일을 오늘도 회고하고 그 유가족들과 함께 피눈물을 흘립니다.
그런데 이번 추모행사에는 민주당에 속한 의원들도 다 태극기를 들고 참석하여 모두가 NLL은 절대 포기할 수 없다는 야당의 의지를 분명히 밝힌 것 같아서, 궂은 날 한 줄기 햇빛처럼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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