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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도 없는 염소뿔싸움은 국가와 민족을 좀먹는다

위정자들이여! 끝도 없는 염소뿔싸움은 서로에게도 큰 손해이지만 더 나아가 국가와 민족을 좀먹는다는 주지의 사실을 명심할 지어다
Written by. 최기영   입력 : 2013-12-19 오전 9:4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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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생이사(報生以死). 생명의 은혜는 목숨 바쳐 보답하고, 복사이력 인지도야(人之道也 服賜以力). 베풀어주심에는 힘으로써 보답함이 인간의 도리이다.

 은혜를 모르는 흉악한 사람의 비유로 ‘효경(梟獍)’이란 단어가 있는데, 이는 어미 새를 잡아먹는다는 올빼미와 아비를 잡아먹는다는 짐승이라는 본디의 뜻을 가진 말이다. 은혜는커녕 낳고 길러준 부모가 재산을 물려주지 않는다고 부모를 폭행하거나 죽이는 끔찍한 패륜범죄의 소식들이 우리 주변에서 이따금씩 보도될 때마다 “정말 말세로구나” 싶다.

 위의 효경과는 상반된 개념으로 ‘자오(慈烏)’란 단어도 있다. 이는 은혜 갚음을 할 줄 아는 새라는 뜻으로 곧 까마귀를 달리 일컫는 말이다. 다른 말로는 ‘안갚음’이라고 한다.

 중국 이십오사(二十五史) 중의 하나인 《당서(唐書)》의 기록에 의하면, 까마귀는 새끼가 깨면 60일 동안 먹이를 물어다가 먹이는데, 그 까마귀가 자라나면 역시 60일 동안 어미에게 먹이를 물어다 주어, 길러 준 은혜에 보답한다고 한다. 이것을 ‘돌이킬 반’자에, ‘먹일 포’자를 써서 반포(反哺)라하며, 우리에게 너무도 유명한 고사 ‘반포지효(反哺之孝)’의 유래이기도 하다.

 중국 진나라의 무제(武帝)가 이밀(李密)이란 자를 세마(洗馬)로 임명하였으나 이밀은 고사(固辭)한다. 무제는 이밀이 자신이 내린 관직을 사양한 것에 대해 불사이군(不事二君)의 심정이라고 크게 화를 낸다. 이에 이밀은 자신이 아니면 나이 아흔인 할머니를 봉양할 사람이 없기 때문에 도저히 관직을 받을 수 없다는 사연을 적어 올린다.

 “한낱 미물인 까마귀도 반포지효가 있습니다. 사람으로 태어난 제가 늙으신 할머니를 끝까지 봉양할 수 있도록 넓은 마음으로 헤아려 주십시오.”

 위 내용은 중국 진(晉)나라의 이밀이 지은 《진정표(陳情表)》에 나오는 자신의 글인데, 이 진정표는 제갈량의 유명한 <출사표(出師表)>와 더불어 독자의 눈물을 자아내는 뛰어난 문장으로 오늘날까지 일컬어진다.

 예로부터 동방예의지국으로 불리던 우리나라는 군사부일체라 하여 임금과 스승 그리고 부모님의 은혜를 같이 봤다. 그러나 오늘 21세기의 현실은 전혀 그러하지 못하다. 언감생심 나라님을 욕하고, 스승을 하찮게 여기고 부모의 은혜를 무시한다. 이는 참으로 통탄할 일이다. 나라의 근간을 뒤흔들고 상하좌우의 구분을 못하게 됨으로 인해 대한민국은 실로 큰 위기를 맞았다. 원인을 찾자면 백년대계인 교육의 뿌리가 썩었기 때문이라 단정할 수 있다. 자식들이 공부를 열심히 해서 일류대학을 나오고 큰 회사를 들어가면 무엇 하겠는가? 먼저 인간이 되어야지. 사람다운 사람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지 그저 막연한 경쟁에서 우위에 서도록 자식들을 함부로 키우는 것은 그야말로 가장 위험한 훈육 방식인 것이다.

 뿌리에서부터 양질의 영양을 빨아들이지 못하는 나무에게 훌륭한 실과(實果)를 기대한다는 것은 한마디로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위와 아래의 구분과 좌와 우의 분별이 없는 오늘의 세상은 미래에 대한 기대와 희망이 없는 불행한 세상이다. 보다 건전하고 온전한 다음 세상을 함께 만들어갈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사람들과 진실을 전제한 상식선에서의 대화가 안 통하는 사람들의 철없는 아우성을 훌륭한 심포니오케스트라의 지휘자는 지휘봉을 잡고 묵묵히 지켜보고 있다. 역사에 길이 남을 훌륭한 연주를 원한다면 관중으로서의 최소한의 준비도 필요하고 단원들의 전체적인 조화. 즉, 앙상블(ensemble)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선택한 총지휘자는 이미 우리 모두의 조화를 머릿속에 그리고 있기에 그의 지도력을 확실하게 믿는 우리의 마음가짐이 절실한 상황임을 명심하자.

 나는 오늘 메르켈 총리가 여성이자 동독 출신이라는 단점을 이기고 3선에 올랐다는 사실에 향후 독일의 미래에 서광이 비칠 것임을 확신한다. 대한민국의 향후 미래는 독일의 여성 지도자 메르켈의 새로운 3기 임기 4년과 함께한다. 이른바 제1야당과의 대연정 정부를 이끌어낸 독일은 반대를 위한 반대에 부딪혀 반드시 이루어내야만 하는 국가적 과업의 목전에서 신음하는 우리 대한민국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부디 여야 상호간의 이견을 좁히고 대통령은 목숨을 걸고 그 사명을 다하고 야당은 국민의 이름으로 철저하게 견제하되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지 말고 그것이 정말 국익을 위한 일이라면 당리당략을 떠나 확실히 밀어주는 국민 대통합의 그림을 완성하자.

 위정자들이여! 끝도 없는 염소뿔싸움은 서로에게도 큰 손해이지만 더 나아가 국가와 민족을 좀먹는다는 주지의 사실을 명심할 지어다.

< 2013.12.19. 한림(漢林) 최기영 > ericchoi1126@naver.com

출처: 김동길 교수의 Freedom Watch 새로운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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