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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길 칼럼〕‘사랑의 날’이 따로 있는가?

Written by. 김동길   입력 : 2014-02-14 오전 9: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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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렌타인(Valentine)이라는 로마 가톨릭 교회의 성직자가 서기 270년경에 순교를 당했다는 전설은 있지만 왜 그가 순교자가 됐는지, 그건 분명하게 전해지지는 않고 있습니다. 일설에는, 독신으로 일관해야 할 그가, 어떤 여자와 깊은 사랑에 빠져, 처형됐다는 말도 있는데 어쨌건 해마다 서양에서는 2월 14일을 ‘성 발렌타인의 날’로 지키고 있고, 이 날을 ‘애인들의 날’(Day of Lovers)로 여기는 젊은이들이 많습니다.

 그것이 이교도들의 풍습에서 비롯되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불필요한’ 축제의 날이라고 볼멘소리를 하기도 하지만, ‘사랑의 날’이 있어서 잘못될 것은 없다고 믿습니다. 이 날 때문에 큰 덕을 보는 사람들은 ‘애인들’이 아니라 초콜렛 장사들이라고 빈정대는 ‘사려 깊은’ 인사들도 있지만, 이 날 초콜렛이 잘 팔리는 사실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나는 오늘이 젊은이들만의 ‘사랑의 날’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믿습니다. 누구에게나 사랑은 필요한데, 애숭이‧풋내기들만 사랑을 알고, 결혼한 지 20년~30년 또는 50년 된 내외에게는 이 날이 의미 없는 날이라고 단정한다면 그것은 큰 잘못이지요. ‘젊은 사랑’보다는 ‘늙은 사랑’이 더 무르익은 것이고 그 향기도 짙어야 마땅한 것 아닌가요?

 “너도 가고 나도 가야지”라는 노래가 있는데, ‘너는 가고 나만 남은’ 그런 사랑도 있을 것 아닙니까. 그런 이들에게는 오늘이 ‘사랑을 추억하는 날’이 될 수도 있지요. 사랑을, 젊은이들만의 것인 줄 잘못 알고 있는 노인들에게, 한 마디 합니다. 젊은이도, 늙은이도, 사랑 없이는 못 사는 게 인생이라는 영원한 수수께끼! 사랑 때문에 인생은 아름답고 향기롭다고 오늘만이라도 생각합시다.

김동길(www.kimdonggill.com)  ‘자유의 파수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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