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북인권단체가 북한이 납북자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와의 약속을 일정기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제재 강화는 물론, 북한에 대한 송금을 완전히 중단시키는 등의 강경책을 써야 한다는 탄원서를 최근 일본 정부에 전달했다.

 이는 오는 26일부터 3일 간 스웨덴의 스톡홀름에서 개최되는 일본과 북한의 국장급 회담에서, 북한의 납북자 문제 해결을 조건으로 일본이 대북제재를 완화할 것이라는 보도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일본 인권단체 아시아인권의 가토 켄 대표는 21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최근 아베 신조 총리와 스가 요시히데 내각 관방장관,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 후루야 게이지 납치문제담당상 등 네 명에게 탄원서를 전했다고 말했다.
 
 이 탄원서에는 ‘일본인납북자구출회’ 사이타마현과 가나가와현 등 8개 지부를 포함한 18개 인권단체와 특정실종자 후지타 스스무 씨의 남동생 후지타 다카시 씨를 비롯한 23명의 개인이 서명했다.

 탄원서는 일본 정부가 17명의 납북자 이외에 북한에 납치된 것으로 추정되는 ‘특정실종자’ 860명에 대한 조사를 북한에 요청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가 아직 공식 납북자로 규정하지 않았지만 북한에 납북된 것으로 추정되는 후지타 스스무 씨 등에 대한 북한 당국의 조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후지타 스스무 씨는 대학 1학년이던 1976년 집을 나간 채 실종됐으나,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 안명철 씨가 2004년 북한에서 그를 본 적이 있다고 밝혀 납북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그의 남동생 후지타 다카시 씨는 지난해 스위스 제네바 유엔인권이사회 강제적·비자발적 실종에 관한 실무그룹(WGEID)에서 스스무 씨가 납북된 것으로 추정하는 근거 등을 설명하고 북한의 외국인 납치문제의 심각성을 알렸다.

 탄원서는 북한이 오는 26일부터 시작되는 국장급 회담의 합의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일본 정부가 대북 제재를 현재보다 강화할 것을 요구했다.

 예를 들어 북한이 3개월 이내에 납북 일본인을 귀환시키지 않는다면 일본 정부는 잠정적으로 중단한 대북제재를 재개할 뿐 아니라, 북한에 대한 송금을 완전히 중단시키는 등의 강경책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또 현재 정부에 신고할 경우 일본에서 북한으로 송금이 가능하지만 이것마저도 막아 북한 정권을 압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일본인 납북자 귀환 문제를 자신의 임기내 해결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konas)

코나스 최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