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영문화혁신위원회에 바란다
지난 6일 민ㆍ관ㆍ군이 함께하는 병영문화혁신위원회가 출범했다. 국방부 장관이 공동위원장이 되고 94명의 자문위원과 전문위원이 참여하는 이 위원회는 현역 및 예비역 병사와 간부, 병사 부모, 사회 각계각층의 인사와 국방부 당국자 등이 참여한다.
이날 출범식에는 대규모 인원임에도 대부분이 참석해, 최근의 병영 사고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위원회에 임하는 위원들의 진지함을 가늠할 수 있었다. 위원회는 향후 여러 차례의 회의와 현장 방문, 세미나 등을 계획하고 있으며 12월 초 최종보고서 채택과 대국민 발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 사회를 충격과 절망에 빠뜨린 최근 일련의 병영 사고와 군의 대처, 연이어 불거지는 유사 사례와 민·관·군 대책위원회의 구성은 사실 이번이 처음이 아니어서 사회에서는 우려 반, 기대 반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위원회가 보다 결실 있는 대안을 만들기 위해서는 상당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병영문화나 인권의 개념을 너무 포괄적으로 해석하면, 과거 장병 삶의 질 개선을 위해 논의돼 왔던 모든 대안이 다시 논제로 되풀이될 수 있고, 사고예방 대책에만 초점을 두다 보면 문제의 발생적 원인을 제대로 짚을 수 없다.
이러한 전근대적 병영 사고가 절대 일어나서 안 된다는 점에는 누구나 공감하지만, 그 원인의 진단은 미묘하게 다를 수 있으며, 대책을 마련함에 있어서는 더욱 현격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이는 국방과 안보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하더라도 그 접근 방법에 있어 서로의 관점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위원회가 이러한 여러 관점을 성공적으로 수렴한 대안을 제시하기를 기대하면서 두 가지 사항을 강조해 본다.
우선 위원회는 현재 불거진 문제에 집중하고 병사를 군에 보낸 부모의 심정과 같은 깊이의 문제의식을 느끼고 대안을 찾아야 한다. 위원들의 전문분야가 다양하고 병영문화에 대한 이해의 깊이가 다른 만큼, 모두가 공감하는 대안을 찾고, 또 보다 바람직한 대안이 무엇인지 판단하는 일은 쉽지 않다. 군 역할의 거대 논리 안에 대안의 실효성이 묻힐 수도 있고, 민간위원의 개인적 이해가 대안의 객관성을 희석할 수도 있다. 모두가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근본적이고 건전한 대안의 수립에 동참해 사회의 우려와 기대를 온전히 담아내야 할 것이다.
또한 군 자체적으로는 위원회 활동에 부응해 기꺼이 군을 믿고 아들을 보내준 부모의 심정에 답하는 마음으로 진정성 있는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단순히 다른 영역에 있는 사람들의 의견뿐만 아니라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도 깊이 있게 듣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향후에도 여러 혁신적인 조처를 했다는 것에 자족하지 말고 지속적으로 병사들의 역할을 재정비하고 군의 체질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기울여 가야 하겠다.
독고 순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 출처 : 국방일보 8월12일 16면 ‘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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