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칼럼 글씨확대글씨축소스크랩인쇄

박근혜 대통령 8·15경축사 대북제안에 대한 평가

Written by. 김성만   입력 : 2014-08-17 오후 2:28:39
공유:
소셜댓글 : 0
facebook

  박근혜 대통령은 15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8·15경축사에서 “남북한이 실천 가능한 사업부터 행동으로 옮겨 서로의 장단점을 융합해 나가는 시작을 해 나가는 게 시급하다”며 북한에 환경·민생인프라·문화 등 3대 분야에서 협력하자고 제안했다.

 구체적으로 ▶ 남북을 가로지르는 하천과 산림을 공동 관리하고 ▶ 올해 10월 평창에서 열리는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에 북한이 참여하고 ▶ 이산가족 상봉과 인도적 지원을 활성화하고 ▶ 생활환경 개선을 위한 민생인프라에 협력하고 ▶ 문화유산을 공동으로 발굴하자고 했다.

 특히 내년이 광복 70주년인 만큼 이를 기념하는 남북 공동의 문화사업을 준비하자고 제안했다. 박 대통령은 “남북한이 지금 시작할 수 있는 작은 사업부터 하나하나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통일준비위원회가 실질적으로 출범했고 세월호 사고 이후 중단된 남북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있지 않느냐”며 “경축사에선 작지만 실질적인 분야에서부터 하나씩 결실을 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남북 고위급 접촉에 대해 “(북한이) 응해 새로운 한반도를 위한 건설적 대화의 계기를 만들 수 있기 바란다”고 거듭 촉구했다. 우리 정부가 판문점에서 오는 19일 제2차 남북 고위급 접촉을 개최하자고 지난 11일 제의했지만 북측은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북한의 반응?

 북한은 17일 박근혜 대통령 경축사에 대해 남북관계의 실질적인 해결책이 없다고 비난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대결의 빗장을 그대로 두고 협력의 문을 열수 있는가’는 제목의 글에서 “남조선 집권자의 ‘8·15경축사’라는 것은 북남관계 문제에 대한 똑똑한 해결책은 없고 종전의 입장을 되풀이하는 것으로서 실속이 없는 겉치레, 책임 전가로 일관된 진부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실제로 ‘경축사’의 그 어디에도 북남관계 문제의 실질적 해결을 위한 성의와 진지한 태도가 반영되여 있지 않다”고 밝혔다. 신문은 “지금 북남 사이의 불신과 대결이 해소되지 못하고 극단에로 치닫는 것이 과연 ‘환경, 민생, 문화의 통로’를 열지 못해서인가”라며 남북관계 악화의 근원인 정치, 군사적 대결을 해소하지 않고 대화, 접촉, 왕래를 정상화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북남 협력의 길이 반통일적인 ‘5·24 조치’에 의해 꽉 막혀버렸는데 그것을 그대로 두고 ‘환경, 민생, 문화의 통로’를 열자고 했으니 모순도 이만저만한 모순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는 박 대통령이 제안한 하천·산림 생태계의 공동관리, 문화유산 공동발굴 등의 사업보다 ‘5·24 조치’의 해제가 우선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신문은 박 대통령이 경축사로 북한의 핵 포기를 강조한 데 대해선 “더욱 문제시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남조선 집권자가 우리의 핵과 미사일을 걸고 들며 또다시 위협 타령을 늘어놓은 것”이라고 거부감을 드러냈다.

 또 “인천에서 곧 아시아경기대회가 열리게 되는데 그것을 앞두고 ‘을지프리덤가디언’ 합동군사연습의 총포성을 요란하게 울리는 것이 평화에 대한 위협이 아니란 말인가”라고 한미군사훈련을 비난했다.

 이어 “북남관계 개선의 전환적 국면을 열어나가기 위해서는 우리가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성명에서 언급한 근본적인 문제들이 반드시 해결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대외 선전용 웹사이트 ‘우리 민족끼리’도 이날 ‘근본문제부터 풀어야 하지 않겠는가’라는 제목의 글에서 박 대통령의 경축사에 대해 “북남관계 개선과 조국통일을 위한 근본문제를 외면한 것으로서 논할만한 하등의 가치도 없는 것”이라고 깎아내렸다.

 대북제안에 대한 평가?

 일부 학자들은 5·24조치 해제, 금강산 관광재개 등 통 큰 제안을 하지 않았음을 지적하고 있으나 현 남북 상황을 고려할 때 가장 현실적인 제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청와대에선 박 대통령이 이전보다 소프트한 대북 접근을 시도하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로켓 발사 등 북한의 잇따른 도발 움직임과 대남 비방으로 남북 당국 간 대화가 단절된 상황에서 남북이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문화 이슈를 꺼냈다는 얘기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는 성과에 너무 조급해할 필요 없다. 우선 과거 우리 정부의 교훈을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 정부는 정부출범 1년이 지나면 남북관계 성과에 너무 목말라하면서 잘못된 정책을 추진하곤 했다.

 김대중 정부(1998.2~2003.2)는 초기부터 대북화해정책(햇볕정책)을 추진하면서 ‘대북 퍼주기, 개성공단 건설, 금강산 관광 등’을 했으나 제1연평해전(1999.6)과 제2연평해전(2002.6) 도발을 당했다.

 노무현 정부(2003.2~2008.2)는 2004년 6월 남북군사회담에서 심리전을 중단(전광판과 확성기 철거, 전단 살포 중지)하기로 하는 우(愚)를 범했다.

 이명박 정부(2008.2~2013.2)는 2009년 5월의 북한 핵실험(2차)에 놀라 8·15경축사에서 “언제, 어떤 수준에서든 남북 간 모든 문제에 대해 대화와 협력을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고 선언했다. 북한은 바로 정상회담을 개최할 수 있다고 화답했다. 이후 정상회담 추진에 집착하면서 북한의 각종 대남도발에 시달렸다. 북한은 임진강 수공작전(2009.9), 대청해전 도발(2009.11), 천안함 폭침(2010.3), 연평도 포격(2010.11)을 가해왔다.

 북한은 우리의 제안을 당분간 수용할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북한의 대남기구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지난 14일 광복 69주년을 앞두고 발표한 성명에서 ▲ 한반도에서 미국지배 간섭 중단 ▲ 6·15공동선언과 10·4선언 등 남북합의 이행을 위한 실천적 조치 ▲ 한미군사훈련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중단, 5·24 대북제재 조치 등 적대행위 중지를 우리 정부에 요구했다.

 그리고 북한이 17일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UFG 연습에 대해 “미제의 날강도적인 대조선 적대시 정책과 그에 발 벗고 추종해 나서고 있는 남조선 괴뢰들이 동족대결 책동에 따라 고안된 북침전쟁연습”이라고 비난하면서 선제타격을 하겠다고 위협했다. 이에 따라 한미군사훈련을 둘러싼 남북 간 긴장이 한층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북한이 우리의 제안을 수용할 때까지 느긋하게 기다려야 한다. 다만 남북군사회담을 제의하여 천안함 폭침과 북한 핵문제부터 먼저 논의하는 것이 순서다. 북한이 ‘천안함 폭침에 대해 인정, 사과, 재발방지 약속’ 등을 해야 5·24조치 해제 검토가 가능하다. 그리고 김정은이 핵무기로 우리를 공격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는 상황에서 남북관계 개선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고위급 회담보다 군사회담이 더 급하다. (Konas)

김성만 예비역 해군중장(재향군인회 자문위원, 전 해군작전사령관)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관련기사보기
    • 입력 된 100자 의견이 없습니다.
1
    2026.10.1 목요일
안보칼럼 더보기
[안보칼럼] 강한 국군이 곧 평화의 조건이다
매년 10월 1일은 국군의 날이다. 우리는 이 날을 맞을 때마다 ..
포토뉴스 더보기
핫클릭 뉴스
깜짝뉴스 더보기
베트남에 북한군 참전 기념물 설치…北국방성, 제막식 참석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 북한 인민군 참전 군인들을 기리는 기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