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무인기가 조잡해서 더 위협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밴 잭슨 미국외교협회(CFR) 연구원은 11일(현지시간) 외교 전문지인 포린폴리시에 기고한 ‘김정은의 깡통 공군력’ 글을 통해 “남한의 기술적 우위에도 불구하고 북한 무인기가 탐지되지 않고 남한 방공망을 뚫었다”며 “조잡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군사적 혁신”이라고 밝혔다.

 잭슨 연구원은 “지난 반세기 동안 군용기의 위협적 힘은 적의 방공망을 돌파하는데 달려 있었다”며 “이 때문에 더 빨리, 더 높이 날아가는 두 방향이 방공망 돌파의 방식이었으나 북한 무인기가 고성능을 지향하는 현대 무기 체계의 발전 방향과는 거꾸로 가는 역발상을 통해 오히려 방공망의 빈틈을 파고 들었다고 분석했다.

 북한 무인기가 ‘너무’ 낮은 고도로 날고 ‘너무’ 느려서 현대적 레이더로는 무시해 버리기 십상이고 ‘너무’ 작아서 탐지가 제대로 안돼 새 떼로 오인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잭슨 연구원은 북한의 ‘거꾸로 전략’이 “전장에 투입되는 드론에 관한 한 혁신을 선도하는 나라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잭슨 연구원에 따르면 북한 무인기는 길이와 날개 폭이 각각 최대 2m·3m 이내이지만 미군의 첨단 드론인 MQ-9 리퍼는 길이가 11m이고 날개 폭은 20m에 이른다.

 리퍼는 시속 480㎞로 고도 15㎞까지 올라가며 최대 14시간 이상을 비행할 수 있지만, 북한 무인기는 최고 속도가 시속 120㎞에 불과하고 체공시간도 4시간 가량을 넘지 못하는데다 비행 고도 역시 6㎞ 아래다.

 잭슨 연구원은 지난 3월 추락한 뒤 발견됐던 북한 무인기를 항공기 전문가들이 분석한 결과 2000만원대에서 국내 생산이 가능하다며, “북한 무인기에서 발견됐던 가장 정교한 기술은 민간 카메라 정도에 불과했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잭슨 연구원은 “북한 무인기는 적재 기술이 개발되면 폭탄 운반용으로 쉽게 바꿀 수 있다”며 “한국이 소형 무인기를 탐지할 레이더를 갖춘다 해도 북한이 갑자기 무인기 수백대를 내려 보내면 어떻게 동시에 이를 막아낼지는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잭슨 연구원은 북한 공군은 예산 문제와 국제적 고립으로 인해 해외에서 교체 부품을 조달해 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깡통 공군력’이며, 이런 열악한 상태가 혁신으로 향하게 해 “저가 무인기로 북한 공군이 부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konas)

코나스 최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