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조화공세·친서공세는 정치적 목적
북한은 작년 김대중 전 대통령 및 현대 정주영 회장과 정몽헌 회장의 기일을 맞아 조화를 전달했고, 김정일 국방위원장 3주기를 하루 앞둔 작년 12월 16일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인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 명의의 조화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조화도 답례의 성격으로 북쪽에 전달됐다.
이후 북한은 이희호 이사장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조의 표명에 대해 김양건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비서가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며 김대중평화센터 및 현대아산에 개성 방문을 요청했고, 정부의 승인으로 김성재 김대중아카데미 원장과 현정은 회장 등이 개성을 방문했다.
북한 김정은은 방북한 김성재 원장을 통해 이희호 여사에게 내년 좋은 계절에 방문해 달라는 친서를 전달했고, 현정은 회장에게는 현대 사업에 성과가 있기를 바란다는 친서를 보내는 등 남측 인사들에게 친서공세를 폈다.
대통령 직속 통일준비위원회가 작년 12월 29일 남북 간 상호 관심사를 논의하기 위한 회담을 금년 1월 중 갖자고 북측에 공식 제의했으나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분위기와 환경이 마련되는 데 따라 (남북 간) 최고위급 회담을 못 할 이유가 없다고 하면서도 아직 구체적인 답은 내놓지 않고 있다.
이렇게 북한이 당국 간 대화는 회피하면서도 이희호 여사, 현정은 회장, 박지원 의원 등 개인이나 단체를 대상으로 접촉하려는 데는 다른 목적이 있다. 북한은 우리 정부를, 협력해서 통일의 길을 같이 갈 대상으로 생각하지 않고 반북 대결과 북침 전쟁 책동에 매달리며 외세와 야합하는 세력으로, 혁명으로 무너뜨려야 할 세력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남북관계에서 당국을 소외시키고 정당, 단체, 개별 인사, 해외동포 등과 접촉해 이들을 북한 편으로 돌려세우려는 통일전선전술 차원에서 친서공세를 펼치는 것이다.
북한의 통일방안은 남한에서 혁명을 일으켜 인민민주주의정부를 수립하면 이 정부와 연방국가를 수립하든지, 결정적 호기가 오면 무력으로 공산화 통일을 하겠다는 것이다.
남한에서 혁명에 성공하려면 통일전선은 반드시 필요하다. 조선노동당규약 서문에도 ‘조선노동당은 전조선의 애국적 민주역량과의 통일전선을 강화한다’고 해 통일전선을 공식화하고 있으며, 민족대단결과 ‘우리민족끼리’도 통일전선전술의 일환임을 숨기지 않고 있다.
통일전선은 남한혁명의 보조역량이다. 이 보조역량은 민혁당이나 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과 같이 남한혁명을 이끌 노동자의 당과 혁명의 주력군인 노동자·농민을 뒤에서 지원하고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북한이 당국 간 대화는 회피하면서 개인에게 조화공세·친서공세를 펼치는 것은 이들을 통해 대남 메시지를 보내어 남남갈등을 유발하고 우리 내부에 혼란을 조성해 남북관계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정치적 목적이 있음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그래서 모든 문제는 당국과 당국이 풀어나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북한의 통일전선 구축을 방지하는 길이다.
차주완 (前 국군기무학교장)
* 국방일보 1월27일 17면 '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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