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관론은 안 된다
대한민국의 현실이 어렵다는 말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88년 내가 살아온 세월을 돌이켜보면, 내 기억에는 오늘보다 훨씬 더 살기 힘든 때가 많았습니다. 나는 자신 있게, “오늘이 최악은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나는 대한민국이 존망의 위기에 놓였다고는 절대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일전에 여섯 명이 내 집으로 찾아와 점심을 함께 하였는데 그 중의 한 사람은 육군 대장으로 예편된 인물로, 나는 그가 훌륭한 군인이라고 늘 생각하고 경의를 표했습니다. 그가 그 날 식탁에 앉아서 털어놓은 말은 그 사람답지 않게 느껴질 만큼 비관적이었습니다.
그의 말에 따르면 대통령이 박정희이던 때에는 반정부적 인사가 국민의 0.5%에 지나지 않았는데 지금은 50%에 가깝다니 이 일을 어쩌면 좋으냐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퇴역 대장에게 일러주었습니다.
“박 대통령의 군사정권 하에서는 반정부적 발언을 하는 사람들은 모조리 잡아서 일반 국민과 격리시켰으므로 0.5%밖에 안 되겠지만 18대 대통령 시대가 되어서는 반정부적 발언과 부적절한 행동도 눈감아주는 세상이 되지 않았겠는가”라고 한 마디 하고, 이렇게 당부하였습니다. “제발 절망적인 발언은 하지 말도록 합시다”라고 하였습니다.
만일 핵무기를 가진 인민군이 65년 만에 또 다시 남침을 감행한다면, 퇴역한 대장이나 나처럼 늙어빠진 노인이라도 자원입대하여 휴전선으로 달려가 먼저 총을 맞고 쓰러져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 각오가 돼 있는 노인들이 있다면 젊은이들도 따라 나서게 될 것입니다. 그것이 나라를 지키기 위한 가장 확실한 철학이라고 나는 믿습니다. 비관론을 가지고는 나라를 지키기 어렵습니다.
김동길(www.kimdonggill.com) ‘자유의 파수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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