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피격 5주기에 즈음해
“어머니 당신의 아들 평기입니다. 제가 서해바다를 사수하다 지금은 하늘나라에 와 있지만 어머니 품에 다시 한 번 안기고 싶군요. 최근에도 북한은 우리의 서해 해상경계선 침략을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지만 어머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반드시 수호신이 돼서 해상 영토선인 NLL을 지켜내겠습니다. 그리고 어머니 감사합니다! 받으신 국민성금으로 맛있는 것 사 드실 수 있고 좋은 곳으로 여행도 다녀올 수 있으실 텐데도 아들의 우국충정을 잘 헤아려서 그 돈으로 K-6 기관총(일명 3·26 기관총)을 구입, 대한민국을 지키게 해주신 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당신의 아들인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어머니 사랑합니다….”
북한의 천안함 공격으로 희생당한 46명의 호국영령 가운데 고(故) 민평기 상사가 저승에서 어머니(윤청자 여사)에게 편지를 쓴다면 위의 내용처럼 ‘죽어서도 나라를 지킬 수 있음’을 감사하는 글을 쓸 것이다. 실제로 민평기 상사의 어머니 윤청자 여사는 “국민으로부터 받은 성금을 어떻게 한 푼이라도 쓸 수 있겠느냐”면서 아들의 무언(無言)의 유훈(遺訓)을 따르게 된 것이라고 한다.
천안함 피격은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주었다. 무엇보다 ‘전쟁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일깨워준 것이 가장 큰 교훈이다. 다시 말해 6·25전쟁이 이미 끝난 전쟁이라고 잘못 인식하는 경향이 짙었으나 천안함 피격 사건을 통해 휴전상태의 전쟁이 다시 시작될 수 있음을 확실하게 인식시켜 주었다.
또한 우리는 지난 60여 년 동안 ‘설마 북한이 우리를 직접 공격할까?’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는데 천안함 피격을 통해 북한 호전성(好戰性)의 실체를 확인하게 됨으로써 비로소 기나긴 ‘안보 불감증의 터널’ 속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만일 이러한 충격 없이 제2의 6·25를 당했다고 가정할 때 더욱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됐을 것이라 생각하니 아찔하다.
분명한 것은 46인 호국영령의 죽음을 결코 헛되이 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다. 그동안 우리는 실전 상황에 맞게 교전규칙을 정비했고 국민의 안보의식도 재정립했지만 김정은 등장 이후 수시로 서해 해안포 사격훈련과 NLL 침범, 사이버 테러와 해킹, 시도 때도 없는 동해안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등 안보상황은 결코 녹록지 않다.
따라서 우리 정부와 군은 NLL이 지난 60여 년 동안 피로써 지켜온 남북한 간 ‘사실상의 해상 군사분계선’인 만큼 어떠한 희생이 따른다 해도 반드시 지켜내야 할 것이다.
오늘도 호국영령 ‘3·26 기관총’은 말없이 서해바다를 지키고 있으며 무형전력 배양의 산실인 국방정신전력원은 ‘무형전력이 전쟁의 승패를 결정짓는다’는 나폴레옹의 말을 교훈 삼아 장병들에게 군혼(軍魂)을 정립시켜 강군의 초석이 되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앞으로도 국방정신전력원은 장병들에게 싸우면 반드시 이길 수 있는 투철한 군인정신을 배양시켜 북한의 어떠한 도발책동에도 흔들림 없이 대한민국을 굳건하게 사수하도록 하는 정신적인 토대를 만들어줄 것이다.
이준희 (국방정신정력원 전문연구원)
* 국방일보 3월25일 ‘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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