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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평화의 사표 ‘안중근 의사’

Written by. 김왕식   입력 : 2015-04-13 오전 9: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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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중근 의사 순국 105주기를 맞아 추모 열기가 뜨겁다. 올해가 광복 70년이 되는 해고, 일본 정치 지도자들의 의도적이고 후안무치한 역사 왜곡이 이어져 우리가 걸어온 길에 대한 철저한 반성이 요구되는 데다, 정당한 한일 관계에 대한 국민적 염원이 강력히 표출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안중근 의사가 젊은 나이에 조국 침탈의 상징인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해 우리 민족의 독립의지를 만방에 알리고 애국심을 고취한 순국열사임을 우리 모두는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안 의사의 삶과 사상은 이토 처단을 통한 국권회복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그분이 국채보상운동이나 교육운동을 전개한 진정한 애국자이며, 동양의 진정한 평화를 염원한 선각자라는 사실을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그동안 일본이 그렇게 감추려 했던 안 의사의 옥중 자서전 ‘안응칠역사’와 안 의사의 사상과 경륜을 밝힌 ‘동양평화론’이 사본으로나마 세상에 알려지면서 안 의사의 높은 경륜과 사상은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안응칠역사’나 ‘동양평화론’에 나타난 안중근 의사의 경륜과 사상은 어떤 것일까? 첫째, 하얼빈 의거는 단발적으로 일어난 것이 아니라 당시 국제정세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전개한 애국운동의 연장선상에서 단행됐다. 안 의사는 교육·경제·군사 등 다방면의 실력이 양성된 후에야 비로소 자주독립이 가능함을 깨닫고 다양한 운동을 전개했다. 자신의 재산을 출연해 삼흥학교와 돈의학교를 세워 인재를 양성했으며, 국채보상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을 뿐만 아니라 의병을 일으키고 참모중장을 맡아 군사적 실력을 배양하는 일에 앞장섰다. 하얼빈 의거는 이런 애국운동의 일환으로 이뤄진 것이다.

 둘째, 국가안위에 노심초사했던 안 의사가 직접 밝힌 의거 사유 15개 조문은 하얼빈 의거가 정당성에 기초한 국권회복 행위였음을 명백히 보여준다. 안 의사가 심문 과정에서 주장하고 직접 작성한 사유를 보면 그의 애국심과 국권회복 의지가 철철 넘친다. 다른 것은 차치하고라도 대한제국의 황후를 시해한 죄, 대한제국 황제를 폐위시킨 죄뿐만 아니라 무고한 대한인을 학살한 죄, 국권을 강탈한 죄, 대한제국 군대를 해산한 죄, 대한인이 스스로 일본인의 보호를 받고자 한다고 세계에 거짓말한 죄 등만 보더라도 안 의사의 하얼빈 의거는 충분히 정당화된다.

 셋째, 안중근 의사는 비록 미완성이긴 하지만 ‘동양평화론’이라는 저작을 통해 동북아시아의 진정한 평화를 염원했던 선각자였다.

 안중근 의사의 동양평화론은 겉으로는 ‘문명국가’ 건설을 내세우면서 실질적으로는 동양 패권을 염두에 두고 동양 제국 침략을 정당화하는 일본의 허울뿐인 평화론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그의 동양평화론은 한·청·일 3국이 각기 침략하지 않고 독립을 견지하면서 상호부조하는 문명국가를 건설해 서구제국주의를 막을 때 진정한 평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었다.

 특히 한·청·일 3국이 동양평화회의를 조직해 동양평화의 방략을 세우고 실천할 것을 주장한 그의 혜안은 오늘날 갈수록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동북아 문제 해결에 좋은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음을 기억하자.

김왕식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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