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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세에 대하여 한 마디

Written by. 김동길   입력 : 2016-01-11 오전 9: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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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분사회에서는 과거(科擧)가 출세의 관문이었습니다. 물론 응시자격이 양반의 자제들로 국한돼 있었지만 벼슬을 높으나 낮으나 얻기 위하여는 반드시 이 관문을 통과해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선비들이 백성들의 존경을 받은 까닭은 그들이 글 읽어 교양의 수준이 높기 때문만이 아니라는 말을 송강(松江) 정철(鄭澈)의 후손에게서 직접 듣고 나도 깨달았습니다.

 조선조의 선비들이 글을 많이 읽어서 유식하다는 사실도 물론 그들이 존경을 받게 된 원인이겠지만, 선비들은 백성을 위해 목숨을 버릴 각오가 되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귀담아 들어 둘 만한 의미 있는 사실입니다. 공자님 말씀에도 “의(義)를 보고도 그 의를 행하려 하지 아니함은 용기가 없기 때문이다”라는 말이 <논어>에도 있습니다.

 사실상 ‘출세’ 자체는 별 의미가 없습니다. 그 시대에는 농부는 농사를 지어 밥을 먹고, 장사치는 장사를 하여 돈을 벌고, 벼슬한 사람은 ‘녹’을 받아야 생계를 유지할 수 있었지만 그 시대의 관직이 순전이 생활의 방편만은 아니었다는 말입니다. 공복(公僕-Public servant)의 관념은 민주화가 되었다고 자랑하는 오늘 보다도 더 진지했던 사실을 알고 놀라움을 금치 못합니다.

 요새처럼 공직자가 타락하여 돈 밖에 모르는 그런 시대도 일찍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요새는 유권자인 국민의 화살이 국회의원들을 겨냥하고 있지만 머지않아 그 화살이 모든 공직자들을 겨누게 될 것이 분명합니다. 국가관도 제대로 확립되지 못한 인간들이 공직에 앉았거나 공직을 노리고 있으니 난감한 느낌이 앞섭니다.

 출세욕은 어느 시대 어느 나라에서나 바람직하지 못한 야망일 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므로 아이들에게 출세를 강요하는 것이 만악의 뿌리가 된다고 나는 믿습니다.

김동길(www.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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