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가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 유엔 회원국들의 이행 여부를 판단할 분명하고 객관적인 기준을 정할 필요가 있다는 전문가 의견이 제기됐다.

 5일 미 워싱턴의 정책연구소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스티븐 해거드 객원연구원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2270호 이행 여부를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위한 ‘기준치’를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해거드 연구원은 이날 연구소 북한관련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북한산 석탄 수입 관련 제재의 민생 목적 예외 조항 등으로 대북 제재가 북한과 중국의 무역에 거의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객관성을 부여하고 외부로부터의 모니터링 즉 감시도 가능하게 하는 ‘기준치’ 또는 ‘목표치’를 정해 제재 이행 여부를 판단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예를 들면, 민생 관련 예외 조항은 소규모 무역업자의 거래로 규정하는 ‘기준치’를 정하는 방법 또는 북한의 석탄 수출량이 50%, 70%, 90% 등의 감소를 보일 경우 제재가 이행되고 있는 것으로 간주한다는 등의 ‘목표치’를 정하는 방법이다.

 해거드 연구원은 “환율이나 북한 내 물가 등 ‘가격기준 목표치’를 정해 대북 제재의 영향을 판단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해거드 연구원은 지난달 30일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지난해 북한의 대외무역규모가 총 62억 5천만 달러로 전년보다 18% 감소했지만, 북한 대외무역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대(對)중국 무역의 주요 물품인 석탄과 석유 수출의 단가 하락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따라서, 해거드 연구원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결의 2270호가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중국 등 유엔 회원국들의 이행 여부를 판단할 분명하고 객관적인 기준을 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제재 이행에 있어 가장 중요한 나라는 중국이지만 중국 동북지방 회사에 하청을 주는 일부 한국의 중소 의류업체나 무역회사 등이 제재를 철저히 이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중국의 대형 창고에서 북한에서 생산된 의류에 ‘중국산’이라는 상표를 붙이는 것을 직접 봤다는 소식통의 말을 인용, “한국 중소기업의 하청을 받은 중국 기업이 다시 북한에 하청을 주는 관행이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한국 정부가 취한 대북 경제제재 5∙24조치 위반임에도 제재 이행에 허술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의 회사들에게 제재 이행의 책임을 고지하고 감시와 규제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Konas)

코나스 강치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