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정유년(丁酉年), 진실이 거짓을 이기는 해로....
2017년 정유년(丁酉年) 새해가 밝았다. ‘붉은 닭’의 해다. 포항 호미곶에서도 부산 해운대에서도 붉은 태양이 힘차게 솟아올랐다. 전국 해돋이 명소 곳곳에서도, 고향마을 뒷동산에서도 암울했던 지난해의 아프고 시린 것들을 모두 걷어버리고 새로운 빛과 꿈을 창출할 희망의 태양이 떠올랐다.
1월1일 이른 아침 서울의 한성 백제 올림픽공원 망월봉에서도 청량산 위로 일순간 검은 구름을 뚫고 탐스럽고 둥근 붉은 태양이 불끈 모습을 드러냈다. 환호하는 해맞이 시민들의 얼굴마다에는 2017년을 향한 여망이 그대로 묻어났다.
어쩌면 당연한 바람이자 일상에 지쳐버린 보통 국민들의 염원이 더 크고 강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2016년 우리는 너무도 어렵고 힘든 시기였다. 늪에 빠져 허우적대며 좀체 헤어나오기 어려운 현실에 직면해야 했다. 떠올리기도 버거운 전대미문(前代未聞)의 ‘국정농단’이란 최순실 게이트에 막혀 국가는 동력(動力)을 잃고 허우적대야만 했다. 경제는 끝간데 없이 추락일변도로 내달리고 사회는 촛불민심에 찬·반으로 갈렸다. 여기에 편승이라도 하려는 듯 정치권은 당리당략 셈법에 편 가르기, 세칭 대권주자라는 일부 인사들은 자기 내세우기, 잇속 챙기기로 국가와 전체보다는 개인의 이득이 우선이었다.
일단 국가는 그 다음이었다. ‘상대를 깔아뭉개고 무너뜨려야 내가 산다’는 비정한 풍자어 대로 어떤 작은 틈새만 생겨도 우선 들이대고 보는 몰 인간성 비정상에 비상식이 줄달음치는 한해였다.
거기에 대한민국과 우리 국민의 안위와 주권을 지키기 위해 추진한 사드(THAAD ·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에 중국이 강력반발하며 국론분열, 갈등 조장을 부추겼다. 집권 5년차로 공포정치에 1인 지배체제를 강화시킨 김정은은 2차에 걸친 핵실험과 20여차례의 미사일 발사 도발로 우리 국민은 물론 국제사회를 분노케 했다.
국가와 국민의 생존을 위한 안전보장이 중대한 기로에 들어섰다. 그런대도 우리사회는 이런 중차대한 현실에는 별무관심으로 일관했다. 김정은의 도발에는 유야무야 누군가가 우리를, 나를 지켜주겠지 하는 안심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경제만 돌아가면, 내 가게만 잘되면 된다는 의식이 저변을 이뤘다.
그런 한편으로 국가 고위 직위에서 직무를 수행하던 이들이 범법행위를 저질러 줄줄이 포승줄에 묶이거나 메인 뉴스 주인공을 장식하면서도 잘못을 뉘우치거나 사실 그대로를 털어놓기는커녕 태연자약한 철면피 자세의 ‘모르쇠’로 일관해 국민의 분통과 울분을 넘어 허탈감에 빠지게 하기도 했다.
한해 기분 좋은 소식보다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들이 너무도 많았던 해, 그 2016년이 역사 속으로 스러졌다. 그리고 올 한해를 밝혀줄 찬란한 태양이 동해를 물들이며 솟구쳐 올랐다. 어둠속에서도 곧 다가올 빛의 출연을 알리는 게 닭이다. 행운과 개벽을 상징하기도 한다. 거기에 액운을 쫒아내고 행운을 가져다주는 길한 존재가 바로 닭이니 2017년이 함의하는 바를 알게 해준다.
구랍 31일 한 방송사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상을 받은 연기자의 수상소감이 “2017년은 ‘참’(진실)이 ‘거짓’(사악함)을 이기는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는 말처럼 올 한해 ‘붉은 닭’의 기운을 받아 우리사회에 붉게 타오르는 밝은 태양과도 같이 사회 곳곳에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고 진실이 반드시 승리하는 원년으로 태동하기를 소원한다. 온 누리에 서리는 서기(瑞氣)와 함께.
이현오 / 코나스 편집장, 수필가(holeekv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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