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북한타격설이 미국 조야에서 또다시 증폭되고 있다. 진짜로 칠까? ‘결국에는 그럴 것’이란 것이 다수 관측통들의 전망이다. 일종의 무력시위라 하지만 우리 측도 북한의 ‘화성-14형’ 발사 도발에 대응해 한미 연합 탄도미사일 훈련에 이어 해·공군 합동 실 사격 훈련으로 정밀타격 능력을 과시했다. 게다가 미국의 태평양함대도 즉시 실전에 돌입 할 수 있을 정도로 점점 그 규모가 커지고 있는 상태이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도 유엔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전체회의에서 북한에 대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언급했다. 자칫 양측의 양보없는 대응이 한반도에 진짜 전쟁을 가져올 수 있다. 한반도는 지금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이며 무력충돌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미국의 입장에서도 현 상황은 결코 용인할 수 없는 ‘레드라인’을 넘은 사태이다. 그래서 북한이 더 큰 위험이 되기 전에 북한을 선제 타격하여 동아시아의 화약고를 제거하여야 한다는 주장들이 나온다. 어쩌면 시간을 놓치면 사드도, 킬 체인도 소용없는 일일지 모른다. 이런 안보적 여건들은 점점 선제타격만이 유일한 답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논리이다.

 그러나 문제는, 선제타격을 당하면 북한이 남쪽으로 전진 배치된 장사정포 수백 발을 서울, 경기지역에 퍼부을 것이다. 비록 미국이 외과수술식 타격을 하더라도 북한의 저항은 최악이 될 수밖에 없다. 인구밀도를 감안할 때 치명적이고, 너무 끔찍하고 큰 희생이 동반된다. 그래서 희생을 감수하고서라도 진짜 선제타격만이 최선이라는 생각은 정답이 될 수 없다.

 희생을 최소화하고 효과적으로 북한 지도부를 마비시켜 아무런 대응도 못하게 하는 그런 최상의 방법을 찿기 어려운 게 바로 한국과 미국의 딜레마이며 중대한 고비이다.

 우선 미국의 트럼프 정부는 ‘최대의 압박’이라는 기조에 따라 제재를 강화하고 외교·경제적 해법을 찾는 데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되지만 대북 군사적 대응 여론을 어떻게 정리해야하는지는 명확해 보이지 않는다.

 가장 기대하는 카드는 북한에 대한 중국의 압력이다. 중국이 북한에 최대 압력을 가하라는 주문이다. 그러나 외교노력을 포함한 모든 대안이 결국 실패로 끝날때 국제적 명분으로 군사행동은 이뤄 질수 있다는 게 미국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즉, 대 중국압력은 군사적 옵션 수행을 앞둔 명분축적용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의 트럼프 정부가 '선제타격'이라는 카드를 꺼낼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2003년 중동과의 테러와의 전쟁 시 미국이 얻은 교훈도 군사조치를 앞두고는 모든 옵션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정부가 주장하는 제재와 대화의 양립정책도 변화될 필요가 있다. 북한은 앞으로도 자신들의 의도대로 환경이 조성되지 않으면 ICBM 발사나 상시 준비태세인 핵실험을 언제든지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 예상되는 핵탄두소형화를 위한 6차 핵실험, 고체연료사용 실험 등의 도발은 더 큰 위험이다. 이제 백약이 무효인 북한을 어떻게 상대해야 하는가하는 문제는 우리에게도 풀기 어려운 가장 힘든 외교와 안보적 관심이다.

 더구나 북한은 직접 미국을 상대로 하고, 한국을 소외시키는 전략을 구사 하고 있다. 아직은 우리 측 제의에 관심이 없다. 물론 북한의 ICBM발사에 대해 미국 정부가 한국의 동의 없이 독자적 대응에 나서기는 힘들지만, 북한이 ICBM 실전배치 단계로 접어든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적 옵션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준비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한국보다는 미국이 우선인 것이다.

 더구나 최근 들어 미국 언론들의 일반적인 진단도 군사적 대응을 거론하고 있는 분위기이다. 어딘가 불길한 느낌이다. 어쩌면 북한 핵문제 해결에 ‘미국이 독자적으로 행동할 수도 있다’는 시그널로 해석 할 수 있는 말이다. 이미 트럼프 행정부는 대 북한 군사적 옵션을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이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이 예측할 수 없는 충동적인 군사대응을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핵탄두를 탑재한 ICBM이 실제로 미국 본토를 직접 위협한다면 트럼프는 결국 군사공격을 승인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미국의 세계전략과 대외정책의 근본적인 변화에 주목하여 냉철하게 국익을 판단하고 북한 핵문제, 한미동맹, 경제문제 등을 슬기롭게 해결해야 할 필요가 있다. 단기적으로 미국에서 자국의 안보와 세계의 평화와 자유를 목표로 내세우면서 득세하고 있는 신보수주의자들의 논리와 비전도 마냥 외면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인 해결을 바라는 한국의 입장과 북한의 개혁․개방, 그리고 자국우선주의라는 트럼프정부의 입장을 조화시키는 일이 향후 양국 정부의 중대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북한은 한국을 볼모로 한 핵 카드가 과연 남북한간 신뢰구축과 민족의 공동번영에 합당하고 1993년 핵위기처럼 이번에도 핵 카드로 커다란 반대급부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냉정하게 성찰해야 할 것이다.

 한반도 핵 위기 시 가장 큰 피해자가 될 우리로서는 북한의 핵 게임이 반민족적임을 설득하고 미국에는 한반도 안보상황의 특수성을 강조하고 무력에 의한 해법이 무모함을 설득함으로써 평화적 해결을 모색해야 한다.

 한편으로는 정치적 협상을 뒷받침할 수 있고 협상실패에 대비할 수 있는 차선책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즉 대량살상무기 공격시 이를 완전히 무력화할 수 있는 최첨단 방공전력 구비와 적 지휘부를 완벽하게 제압할 수 있는 전력의 확보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적대적 세력에게는 도발 시 반드시 궤멸한다는 인식을 확인시켜야 할 것이다. 북한사회를 내부적으로 변화시키는 전략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 이런 중층적 대북전략이 ‘전략적 자율성 시대’에 국가안보 역량을 최대한 활용하고, 한반도 정세를 우리주도에 의해 안정화 시키는 유효한 방안일 수 있다.

 그러나 우리에게 진짜 중요한 것은 우리의 일상과 평화를 지키는 것이다. 대다수 국민들이 생각하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서 최상의 목록 위쪽에 놓아야 하는 것은  바로 국가의 안보력이다. 더 이상 북한이 갈 때 까지 가지 않도록 안보는 우리가 지키는 것이다.

이만종(한국테러학회장, 호원대 법경찰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