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제재의 영향으로 북한의 교역 대상이 크게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과 활발히 교역했던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줄줄이 빠지고, 그 자리를 아프리카 나라들이 채웠다.

 미국의소리(VOA)방송에 따르면 제재가 본격화하기 전인 2016년 북한의 수출국 상위 10개 나라는 중국과 인도, 필리핀, 파키스탄, 타이완, 프랑스, 나이지리아, 모잠비크, 스리랑카, 러시아 순이었으나, 2018년은 중국에 이어 잠비아, 모잠비크, 파키스탄, 인도, 부르키나파소, 나이지리아, 독일, 러시아, 콜롬비아 순으로 나타났다.

 또 국제무역센터(ITC)에 공개된 북한의 수출입 현황 자료에는 지난해 북한산 물품을 사들인 상위 10개 나라를 대상으로 한 북한의 수출 총액은 2억6천926만 달러로, 2017년의 18억5천446만 달러와 2016년 27억6천970만 달러에 비교할 때 크게 감소했다.

 지난해 2위와 3위에 이름을 올리던 인도와 파키스탄은 북한 물품의 수입을 큰 폭으로 줄여 각각 6위와 5위로 내려왔다.

 또 3위에 이름을 올린 필리핀은 2017년부터 북한산 물품에 대한 수입을 전면 중단하면서 순위에서 완전히 빠졌다.

 이번 자료에 따르면 과거 순위권 밖에 있던 나라들이 비슷한 규모의 교역을 하고도 북한의 10대 수출국이 됐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아프리카의 잠비아는 2017년과 2016년까지만 해도 전체 북한의 수출국 순위에서 31위와 18위에 머물렀지만, 다른 나라들이 북한과의 무역 규모를 줄이면서 2위로 올랐다.

 3위에 이름을 올린 모잠비크는 작년에 921만 달러를 북한으로부터 수입했다. 2016년 당시 비슷한 규모를 수입했을 때는 16위였다.

 6위와 7위에 이름을 올린 부르키나파소와 나이지리아는 지난해 각각 446만 달러와 293만 달러어치의 물품을 북한으로부터 사들였다. 제재가 본격화되기 이전인 2016년에 같은 액수를 사들였다면 두 나라 모두 20위권에 머물렀을 것이다.

 ITC는 수출입 자료를 제출한 66개 나라만을 대상으로 한 이번 집계에서 북한의 지난해 수출 총액을 2억8천22만 달러라고 밝혔다.

 제재가 본격화되기 이전인 2014~2016년 북한의 수출 총액이 매년 약 30억 달러였던 것에 비해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또한 북한이 다른 나라로부터 수입한 물품의 총액은 수출에 비해 감소폭이 크진 않았지만, 10억 달러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ITC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수입액은 23억1천11만 달러로, 2017년의 34억4천만 달러보다 약 32% 감소하는 데 그쳤다.

 교역을 중단한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대거 빠진 점은 동일하다. 2016년 북한의 10대 수입국은 중국과 러시아, 인도, 태국, 필리핀, 싱가포르, 우크라이나, 독일, 홍콩, 인도네시아였다.

 반면 2018년엔 1~3위에 해당하는 중국과 러시아, 인도는 순위 변동이 없으나, 4위부터 10위엔 브라질과 스위스, 독일, 콜롬비아, 모잠비크, 홍콩, 페루가 이름을 올렸다.

 북한 경제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미 조지타운대 교수는 최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제재로 인해 북한의 수출이 급감하고 수입은 약 30%만 감소한 상황이지만 올해부턴 외화 부족으로 수입량도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제재를 해제해야 한다는 압박을 크게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konas)

코나스 최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