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서는 매년 7월 27일이 되면 6‧25전쟁 정전협정 기념일과 전승절이라는 이질적인 두 개의 행사가 진행된다. 대한민국은 북한의 불법 기습남침으로부터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한 자유세계 젊은 영웅들을 기억하고 깊은 감사를 표명하고, 반면에 북한은 전쟁 승리자를 자칭하면서 기습남침을 대미 항전으로 정당화하는 거짓 선동선전을 한다.

 지난 7월 27일 부산(2030 세계박람회 개최 후보지)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정전협정 제70주년 기념행사가 있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만행으로 야기된 6‧25전쟁에서 22개국 195만 명의 유엔군이 참전하여 약 41,000명이 전사하고 11만 명이 다치거나 포로가 된 사실을 상기하면서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은 유엔군의 희생과 헌신, 피 묻은 군복 위에 서 있다고 깊은 감사를 표명하였다. 자유세계의 젊은이들은 꽃다운 나이에 유엔의 깃발 아래 한 번도 들어보지도, 알지도 못하는 나라 대한민국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헌신한 진정한 영웅들이다.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이후 70년이 지난 지금, 이 순간에도 유엔군사령부는 한반도 평화와 자유 대한민국을 수호하는 핵심적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미동맹을 공고하게 복원하고, 지난 정부에서 코로나19, 9‧19 군사합의 등을 명분으로 금지한 대규모 연합연습과 연합훈련을 정상 시행하고, 한‧미‧일 군사협력 강화와 인도‧태평양전략을 추진하는 것은 국가안보를 위해 당연하고 바람직하다. 특히, 지난 4월 26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채택한 워싱턴선언(Washington Declaration)은 핵협의그룹(Nuclear Consultative Group, NCG) 신설 등 북핵 위협에 대응하는 구체적인 성과이다. 

 일본은 미·일군사일체화전략에 따라 전략적 모호성(Strategic Ambiguity)보다는 전략적 선명성(Strategic Clarity)을 우선하고 있고, 중국은 주요 안보현안에 관해 한국과 일본을 대하는 태도에서 분명한 차별성을 드러나고 있다. 똑같은 사드(THAAD) 배치에 대해 한국에 대해서는 경제협력 중단 등 가혹한 조치를 한 것과 달리 일본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조차 못했다.

 북한도 27일 중국과 러시아 특사가 참여한 가운데 대미 항전 전승절(조국해방전쟁 승리기념일) 행사를 하였다. 북한은 이번 행사를 통해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묵인하는 것을 대외에 선전하고, 북‧중‧러 군사연대 과시와, 북한 신형무기들의 쇼케이스(Showcase) 세일즈에 적극적이었다. 특히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무기와 보급 부족으로 난관에 부닥친 러시아에 무기와 기술 판매뿐만 아니라, 북한이 개발하고 있는 정찰위성, 핵잠수함, ICBM, SLBM의 기술적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러시아의 지원을 타진했을 가능성도 높다.

 북한 김정은은 코로나19의 일상화와 지속적인 재해재난에 따른 북한 주민의 심각한 식량문제 등 여러 가지 난제에도 불구하고 핵무력정책법 채택, 군사위성 발사 등 정권 이익에 집착하고 있다. 북한의 거짓 전승절 행사는 한국 내 좌파 세력과 간첩들을 통해 심각한 남남갈등을 초래할 수 있어서 매우 우려스럽다. 실제로 북한이 선보인 짝퉁 MQ-9 리퍼 무인공격기, RQ-4 글로벌호크 무인정찰기 등을 대대적으로 퍼나르는 인사들의 행태에서 그들의 조국은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인지 인민민주주의 북한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사실 대한민국은 오래전부터 무인전투체계(Unmanned Aerial System, UAS)를 게임체인저로 인식하고 발전시켜 왔으며, 북한의 무인기에 대한 대응역량도 계속 확충하고 있다. 작년 12월 북한 무인기의 서울 용산 도발과 관련하여 평양지역에 한국군 무인기 투입 등 자위권 차원의 압도적 대응을 천명한 바 있고 올해 9월 드론작전사령부 창설도 추진하고 있다.

 6‧25전쟁은 북한 김일성이 한반도 적화통일을 위해 구소련의 스탈린과 중국의 모택동의 승인을 받아서 선전포고 없이 일으킨 동족상잔의 참혹한 비극이다. 북한이 일으킨 6‧25전쟁으로 인해 전사자 약 58만 3천 명을 포함하여 300여만 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하였으며 한반도의 주요 도시가 대부분 파괴되었다. 그러나 6‧25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이 체결된 이후 70년이 지난 지금도 정전상태가 유지되고 있고 3대 세습국가 북한의 김정은은 선대의 유훈에 따라 핵무력 완성 등 적화통일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매년 7월 27일은 북한의 거짓 전승절이 아니라 유엔이 자유세계와 함께 일구어낸 역사적인 정전기념일이다. 유엔군사령부는 정전관리뿐만 아니라 유사시 유엔 회원국의 즉각적인 군사 지원과 유엔사 후방 기지를 운영하는 핵심 플랫폼으로 자유를 위한 국제사회의 강력한 의지의 상징이다. 정전협정 체결 이후 70년이 지난 지금, 대한민국은 과거 도움을 받는 국가에서 경제 10위권의 도움을 주는 국가로 도약하였다. 정전기념일을 맞이하여 한반도의 평화와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한 번도 듣지도, 알지도 못하는 대한민국을 위해 희생한 젊은이들을 감사하게 기억하고, 북한의 거짓 전승절을 분명하게 적시하면서, 오늘도 향군은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 수호를 위해 더욱 힘차게 앞장서 나아가야 할 것이다.

박상중(국방대학교 교수, 한미연합사 정책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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